호무라의 눈에 분홍빛이 가득 들어왔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분홍색이었다. 단지 보는 것만으로 온천에 몸을 담근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색깔의 주인이 남자란 점은 의외였으나, 그런 게 무슨 상관이랴! 호무라에게 색의 부조화 따윈 사소한 일에 불과했다. 그래, 그녀한테 마도카란 소년 외엔 모든 일이 그러했다.그런 의미에서 분홍빛 단발머리 소년의 등장은 그녀를 패닉에 빠뜨렸다.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줄게. 혼자서 속 썩이는 것보다 낫잖아?”“벼, 별 거 아니야. 괜찮아! 아하하하~” 마음씨도 색깔을 닮았으니 친구로선 그야말로 금상첨화였다. 호무라를 옛날부터 지금까지 그에게 빠져들게 만든 것이 이 완벽함이었을 것이다. 딱 한.가.지.만 제외한다면 정말 최고의 친구, 그걸 넘어선 존재나 다름없었다.어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