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베르크로 가기로 한 날의 아침. 기차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숙소 앞의 카이저 거리에서 열리는 카이저 마켓을 구경했다. 선한 맛이 날 것 같은 싱싱한 과일들! 오렌지들이 쥬스가 되는 걸 구경하다가 (따봉!) 어느틈에 열대과일 구매. 편의점에서 사는 것보다 양도 많고 맛도 훠-얼-씬 더 있을 것이다. 이제 과일을 두 손에 꼭 쥐고 뉘른베르크로 ! (밤베르크는 바로 가는 열차가 없다.)
경치가 끝내주는구마잉. 일단은 올라왔으니 멀리 보이는 동네 풍경과 테오도르 다리를 뚫어지게 봐주었다. 그냥 동네와 다리일 뿐이지만, 두 다리로 힘겹게 기어올라와 다른 높이에서 본 동네와 다리는 더 많이 아름다웠다. 180도를 넘지 않고 다양하게 굽어지고 있는 지붕들 구경하기. 콩알만한 크기의 사람들이 거리를 걷는 것도 다 보인다. 테오도르 다리를 건너면 철학자의 길이 나온다는데 그냥 이 높이에서 철학자의 심정으로 구경만 하는걸로. 하이델베르크 성의 입장료는 5유로. 여기도 역시나 열심히 공사중. 10월은 어느 나라나 공사가 많은 걸까. 어딜
비르트마크스 광장으로 이어지는 거리에는 하이델베르크 대학이 있다. 독일 최고의 명문대! 라고는 하지만 배고픈 파이터의 최대 관심사는 학생식당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식판을 들고있다. 참치샐러드와 각종야채들을 양껏 담아 먹었다. 부스스 흩어지는 밥조차 맛있다! 이 대학의 학생이 아니라면 돈을 더 내고 식당밥을 먹어야 하므로 저렴한 가격을 기대하면 안된다. 그 곳을 나와서는 사람들이 북적대는 쇼핑거리를 따라 걸어내려갔다. 알 수 없는 가게들과 러쉬의 비누 냄새와 누군가의 코 푸는 소리로 가득했던 그 거리는 학생들과 관광객들로 뒤섞여있었다. 얼마간 걷다가 빵가게 습격. 뱅글뱅글 달아보이는 빵을 집어들고
독일에서 처음 유로 개시 하면서 처음으로 호화로운 저녁을 먹었던 이 날의 메뉴는 버섯크림 슈니첼 + 감자튀김 $_$ 크림소스에 찍어먹는 감튀의 맛. 조금은 남길줄 알았는데 몽땅 다 먹었다. 이제 이쯤되면 아무리 어려운 독일어 메뉴판을 봐도 멘붕현상이 오질 않는다. 뭘 시켜도 안 남길 것이 너무 분명하기 때문. 감동적인 저녁을 먹은 가게에서 나와 마인강변을 따라 밤 산책. 새카만 밤인데도 묻히지 않는 야경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게 다 야근때문. 다시 숙소로 돌아가려면 얼마나 더 가야하는지 모르는 체 야그너들이 빨리 퇴근했으면 좋겠었다.
아침잠이 많은데 여행 중의 타지에서는 그 누구보다 일찍 일어난다. 진짜 이상한 일이다. 아침을 먹기위한 굳은 의지를 재발견. 나가기 전 든든하게! 싱싱한 오이, 토마토, 치즈를 토스트에 잔뜩 올려 먹었다. 과일이나 채소를 먹으면 계절의 감각이 생기는 것 같다. 아침 드시고 기운이 나셨는지 감각적인 기타연주를 들려주시던 할아버지 토요일은 파스타 파티를 한다는데, 우리는 이동한다. 억울. www.frankfurt-host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