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칠리의 인생기록보관소

바로 이 장면 - 문라이즈 킹덤, 2012

By  | 2014년 5월 8일 | 
바로 이 장면 - 문라이즈 킹덤, 2012
덜렁, 고작 편지 한 장으로 이렇게나 쉽게 한 세계가 아득해졌다. 샘은 타인에게 거부 당하는 데 매우 익숙한 소년이다. 그는 이번에도 버림받았다.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소년의 두꺼운 뿔테 안경 뒤의 눈을 읽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추측컨데 아마 조금은 우울했을 것이다. 어느 씬에선가 '이제서야 진정한 가족이 된 것 같아'라고 이야기 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지만 그가 벌인 소동은 분명 유의미하다. 양부모와 이별했지만, 그 대신 13살 소년은 반려자를 얻었다. 왼손잡이 가위를 든 난폭한 소녀가 그의 곁에 있다. 든든하기도 하지.

Life in a day의 트레일러

By  | 2014년 8월 10일 | 
...i wish you the best day ever.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패스트, 2014

By  | 2014년 5월 25일 |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패스트, 2014
드디어 나왔습니다. 일단은 '브라이언 싱어의 귀환'정도로 표현을 하고 싶어요. 저는 엑스맨 1, 2편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품위를 굉장히 높이 사는데 3편에 이르러서는 그 고상함이 철저하게 박살이 나더군요(이안 맥켈런의 매그니토는 미셸 파이퍼의 캣우먼에 필적하는 캐스팅이라고 믿습니다). 가끔씩 선보이던 스핀 오프 '울버린'도 하나같이 엉망이었고(특히 아이덴티티와 나잇앤데이의 제임스 맨골드가 감독한 더 울버린 2013은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 완성도가 너무 아쉬웠어요. 이 감독의 작품들이 모두 훌륭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정한 수준의 만족감은 안겨주는 양반인데), 이 시리즈가 결국 무덤으로 가는 것인가 싶었는데 매튜 본의 퍼스트 클래스를 통해 희망을 되찾았고 이번 브라이언 싱어의 데이즈 오브 퓨처패

바로 이 장면 - 프레셔스, 2009

By  | 2014년 6월 2일 | 
바로 이 장면 - 프레셔스, 2009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기 한 흑인 소녀가 있다. 이름은 프레셔스. 17살. 할렘에서 살고 있다. 그녀의 꿈은 여느 10대 소녀와 다르지 않다. TV 스타가 되는 것, 멋진 남자친구를 갖는 것. 하지만 프레셔스는 뚱뚱하고 예쁘지 않다. 그녀는 글을 쓰거나 읽을 줄 모르고, 3살때부터 아버지한테 강간을 당했으며, 그렇게 가지게 된 첫 아이 몽고는 다운증후군이고, 두 번째 아이 역시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생긴 아이이다. 엄마는 네가 내 남편을 뺏어갔다며 폭언을 퍼붓고, 너 따위는 아무 것도 아니라며, 아무 것도 될 수 없다며 무기력과 절망을 가르친다. 그런 그녀가 처음으로 구원을 얻은 어느 시점에서, 어김없이 엄마는 찾아와 프레셔스의 삶을 훼방놓는다. "네 아버지가 에이즈로 죽었어. 너

보이후드, 2014

By  | 2014년 11월 1일 | 
보이후드, 2014
보이후드를 개봉 날 보고 왔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영화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간단하게나마 꼭 짚고 넘어가야할 영화인 것 같아서요. 시간 흐름에 따른 소소한 에피소드 중심으로 얼개를 짠 이 영화는 사실 별다를 것 없는 이야기 뿐입니다. 중심이 되는 사건이나, 강렬한 드라마같은 건 찾아보기 힘들어요. 그런데 바로 그 부분이 이 영화를 가장 강렬하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한 소년의 12년 성장기가 여과없이 녹아있는 영화입니다. 그 주위의 인물들도요. 배우들 모두 특수분장없이 실제로 성장하고, 늙어갔으며 시간의 결이 고스란히 필름에 남았습니다. 부분이 아닌 전체에 대한 이야기이며, 지점이 아닌 땅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부시부터 오바마까지, 게임보이부터 닌텐도까지, 브리트니 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