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웨일
By DID U MISS ME ? | 2023년 3월 6일 |
고래가 되어버린 남자를 아시오? 그 남자, 그러니까 그 고래는 한 대학교의 작문 관련 수업 교수로서 제자들에게 반복해 말해왔다. 본디 에세이를 비롯한 글쓰기란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칠수록 나아지는 것이라고. 문맥을 다듬고, 문장을 깎으며, 단어들을 바꿔쓰면 느릴지라도 조금씩 앞을 향해 진군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어쩌면 그래서였는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후 잔뜩 비대해진 몸을 주체하지 못해 다른 이들 앞에 나설 수 없게 된 그 고래의 사연이 말이다. 그는 스스로를 고치고 수정할 여력이 없었다. 아니, 동기를 잃었다고 봐야할지도. 그렇게 앞으로 헤엄쳐 진군할 동기와 용기 모두를 잃은 고래는, 이제 뒤로 떠내려가 후퇴할 이유 하나만을 붙잡는다. 살아갈 용기는 없어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죽을 이
조셉 고든 레빗 + 제이미 폭스, "프로젝트 파워" 입니다.
By 오늘 난 뭐했나...... | 2020년 7월 21일 |
얼마 전에 올드 가드를 겨우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좀 묘하게 다가오는 영화였는데, 아이디어도 좋고 액션도 좋지만, 뭔가 묘하게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은 겁니다. 사실 넷플릭스 대부분의 작품에서 비슷한 느낌을 받아서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죠. 물론 그걸 못 느낌건 아이리시맨이다 보니, 아무래도 제작 환경에 뭔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기는 합니다. 어쨌거나, 제이미 폭스와 조셉 고든 레빗도 넷플릭스 작품을 하긴 하네요. 슈퍼 파워를 만들어주는 약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이에 관해서 추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하더군요. 그럼 예고편 갑니다. 예고편은 나쁘지 않긴 합니다.
염라대왕을 만난 감독들
By DID U MISS ME ? | 2020년 6월 17일 |
사후에 염라대왕을 만난 감독들. 하필 만난 염라대왕이 지독한 영타쿠라 자기 관할로 들어온 영화 감독들에겐 지독히도 엄격하다 카더라. 일단은 상대적으로 그 죄가 좀 더 가벼운 자들부터. 존 추는, 이병헌만 멋지게 나오는 <지 아이 조 2>를 만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병헌 이 정도로 나왔으면 바로 면죄부감 아니냐?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의 클리셰를 그대로 복습하며 잔재미를 줬던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을 감독하기도 했다. ㅇㅇ 님은 일단 면죄부 발급. 비주얼 스토리텔링에 있어서는 전인미답의 경지에 이른 이안. 그는 거듭, 가질 수 없는 것을 욕망하는 이야기를 만들며- 끝내는 탑 클래스에 올랐지만, 최근에는 이런 것도 만들었다. 그래도 뒤
완벽한 타인
By DID U MISS ME ? | 2018년 11월 10일 |
<대학살의 신>이 바로 떠오르는 단촐한 소동극. 실제로는 이탈리아 영화의 리메이크라고 하는데, 검색력이 짧아 사실은 귀찮아 실제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연극화해서 무대 올리기 딱 좋은 포맷이다. 더불어 형식면에서는 전혀 다르지만 올해의 발견이었던 <서치>와 비슷한 소재를 공유하는데, 문자 메시지와 통화 내역, 심지어는 SNS 상의 비밀들까지 담고 있는 21세기 우리들의 스마트 생활에 대한 고찰이 바로 그것. 물론 <서치>는 추적 스릴러로, <완벽한 타인>은 블랙 코미디 소동극으로 풀어냈지만 결과론적으론 둘 다 엄청난 호러다. 부모나 친구, 어줍잖게 아는 사이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나를 들여다볼 수 있다니, 이건 그냥 호러도 아니고 코즈믹 호러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