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멘 걸 The Ramen Girl (2008)
By 멧가비 | 2016년 3월 27일 |
![라멘 걸 The Ramen Girl (2008)](https://img.zoomtrend.com/2016/03/27/a0317057_56f7d34261001.jpg)
상처 받고 길을 잃은 금발 여성이 홀연히 찾은 라멘집에서 정서적인 안정감을 얻고 평화의 피스, 영혼의 소울을 느끼게 된다는, 지극히 알맹이는 없고 감성으로만 채워지는 이야기. 기본적으로 '라스트 사무라이'와 결이 같은 영화다. 내용은 당연하고 장르적으로도 전혀 무관하지만 영화가 가지는 정서가 매우 흡사하다. 미군 장교가 일본에서 사무라이가 되거나 미국 아가씨가 일본에서 라멘 요리사가 되거나. 이런 영화가 몇 편 더 찾아서 재패니즈양키류라는 새로운 장르로 묶어도 될 것 같다.The Last Samurai (2003) 서양의 시각에서 본 아시안 라이프. 그들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비합리적인 상황에 놓여져서는, 자신을 돌아보며 다시 길을 찾는 신비한 체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왠지 영적인 뭔가의
심야식당, 현실이라면 절대 가고 싶지 않은 곳
By 멧가비 | 2014년 12월 14일 |
![심야식당, 현실이라면 절대 가고 싶지 않은 곳](https://img.zoomtrend.com/2014/12/14/a0317057_548d842cb9706.jpg)
- 밥 먹고 있는데 옆 손님이 나 먹는거 빤히 쳐다보다가 지도 같은 걸로 시킨다. - 내 일행이랑 얘기 하고 있는데 옆 손님들이 엿듣다가 끼어든다. 보다보면 심야식당이 아니라 강심장이나 세바퀴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 몇 년 만에 갔는데 주인이 날 기억한다. - 밥 먹고 있는데 가게 주인이 내 앞에서 담배 피운다. - 가게 주인 얼굴에 칼자국이 있다. - 야쿠자가 단골이다. 제일 중요한 거. - 왠지 카드는 안 될 것 같다. 그렇다고 현금 영수증을 해 줄 것 같지도 않다.
남극의 쉐프 南極料理人 (2009)
By 멧가비 | 2021년 2월 21일 |
한국의 성인 남성들에게는 익숙한 이야기일 것이다. 정해진 기간 동안 남자들끼리 폐쇄된 공간에서 제한된 일상만을 반복하는 삶의 형태 말이다. 영화 속 남극 탐사대원들은 군대라고 봐도 좋을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 형태의 무기질적인 생활에서 음식에 집착하게 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춥고 빡세면 배가 고파진다. 하지만 사람의 미각 욕망이라는 것은 또한 너무나 아이러니한 게, 돌고 돌면 그 끝에는 "아는 맛", 가장 근본적인 맛으로 돌아오는 성질을 갖고 있다. 탐사대원들은 니시무라가 매번 공들여 만들어 주는 산해진미를 먹으면서도 결국 라면으로 돌아간다. 영화 속 탐사대원들의 라면에 대한 집착은 귀소본능과 향수병의 상징이다. 인스턴트 라면이 일상적으로 곁에 있는 문화권의 사람들에게는 라면이 엔딩이다.
리틀 포레스트 (2018)
By 멧가비 | 2018년 7월 12일 |
![리틀 포레스트 (2018)](https://img.zoomtrend.com/2018/07/12/a0317057_5b46b75186a63.jpg)
영화든 드라마든 실사화 작품을 두고 원작과 비교하는 건 무의미 하다고 생각하거니와, 이가라시의 원작을 읽지도 않았으니 하시모토 아이 판 일본 영화를 "원작"으로 간주하기로 한다. 애초에 번듯한 실사 영화가 그것도 두 편으로 나온지가 5년도 채 안 됐는데 의도하지 않아도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비교가 될 수 밖에. "원작"의 가장 좋은 점은 절제다. 도쿄 생활의 실패, 엄마의 가출 등등은 그저 그런 일이 있었다 정도의 배경 설정일 뿐. 현실에서도 가끔 예전 일들이 뜬금없이 머리를 스쳐가지만 그저 그랬었다는 것 뿐 거기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덕분에 주인공 이치코가 바삐 움직이는 손, 그 손에서 만들어지는 농작물과 음식에, 그 과정에 대단한 집중력이 부여된다. 주인공의 무심한 표정,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