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백 Razorback (1984)
By 멧가비 | 2021년 2월 6일 |
시나리오는 괴상하다. 할아버지는 결국 손자의 복수를 못하고 죽었다. 남자는 아내의 복수를 할 마음이 없는데 집에 가려다가 얼렁뚱땅 레저백에 맞선다. 잘 알지도 못하는 노인을 대신해 일면식도 없는 소년의 복수를 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아내가 정확히 왜 죽었는지, 도축업 깡패들이 정확히 믄슨짓을 했는지는 끝내 모르게 됐다. 처음부터 시나리오를 저렇게 허술하게 짰을 수도 있지만 현장에서 뭔가 꼬였을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애니매트로닉스인지 탈 쓴 건지 분간조차 힘든 멧돼지의 상태를 봐선 촬영 현장이 매끄럽게 돌아가긴 힘들었을거라는 짐작이 들긴 한다. 비포어 [쥬라기공원], CG 크리처를 기용하기 전 시대에, [죠스]처럼 물에 띄울수도 없고 수면아래에 스탭을 감출 수도 없는 사족보행 괴수를 대낮에 운
바바둑 The Babadook (2014)
By 멧가비 | 2016년 8월 1일 |
극중 바바둑은 동화책의 형태를 한 일종의 저주를 통해 나타나는 부기맨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있으면 과연 저 바바둑이라는 것의 실체가 있긴 한 건지 의문이 든다. 바바둑은 정말로 동화책을 통해 소환된 악령일 수도 있지만 아멜리아의 지친 마음의 틈에서 생겨난 내부의 어둠일 수도 있다. 영화는 마음의 어둠이 시작된 곳은 어디인지에 대해서 역추적하고 있기도 한데, 모든 것은 자신의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는 아멜리아의 모순적 비관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남편은 죽고 그 남편을 닮은 아들만 남은 상황 그 자체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골에서 비롯된 게 아니었을까. 조금 더 나아가자면, 아들 샘은 애초에 행동 장애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 아이가 유별난 게 아니라 아이를 기른 엄마가 유별났던 것. 샘은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2010)
By 멧가비 | 2017년 3월 13일 |
닫힌 사회의 구조적 폭력, 사회 정의에 대한 무관심과 고발 의식과의 거리 등 영화의 거시적인 주제의식들은 더 이상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특히 폭력에 희생당하는 여성성에 대한 동정적 시선이 이 영화를 새로운 무언가로 만드는 건 아니다. 가장 공감되는 관점은, 인간 관계의 온도차, 즉 비극이 발생하는 지점을 바로 그 온도차로 상정한 부분이다. 단순히 폭력의 피해자인 복남이 서슬 퍼런 낫으로 가해자들을 도륙하는 복수극의 쾌감으로 일관하는 영화가 아니다. 복남이 낫을 들기로 결심하는 데에는 해원의 외면과 그에 대한 원망 등 복잡한 것이 작용했으리라. 관찰자이자 간접적 가해자인 해원의 존재는 영화를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만든다. 복남에게 있어서의 해원, 해원에게 있어서의 복남이라는 사람이 갖는 의
영화 발레리나 이충현 감독 전종서 김지훈 출연진 하드보일드 여성 복수극 넷플릭스 청불 액션 영화 추천
By 처뤼의 아로새기다 | 2023년 9월 22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