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첵 Paycheck (2003)
By 멧가비 | 2016년 12월 23일 |
미래를 보는 기술을 완성한 과학자 제닝스는 기업이 기술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의로운 사보타주를 행하게 된다. 기억이 지워질 자신을 위해 준비해 놓은 설계들, 정확한 타이밍에 정해진 도구를 사용하는 계획을 통해 제닝스는 자신이 열어버린 판도라의 상자를 닫는다. 한 마디로, 자기가 싼 똥 자기가 치우는 이야기. 제닝스는 본래 기업의 프로젝트에 기술 전문가로 참여하는 대신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기억을 지우는 하청 일을 맡아 한다. 그러던 와중에 참여한 것이 바로 미래를 보는 실험. 기억을 지운다는 것은 즉 "과거"를, 그리고 어쩌면 "현재"까지도 포기하는 개념이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과거를, 현재의 일을 기억하지 못할 것을 아는 삶이기 때문에 현재를 포기하는 것. 그러나 제닝스는 기억을 지움으로
앤트맨 (2015) - 도둑이 줄었어요
By 멧가비 | 2015년 9월 3일 |
Ant-Man (2015) 시리즈가 점점 어두우면서도 스케일은 우주급으로 커지는데 갑자기 개미 사이즈 영화가 나왔다는 점이 재미있다. 듣던 것 만큼 역시 마블이야! 하며 찬양할 정도는 아니고, 다만 장르적으로 신선한 점에선 마블 유니버스에 새로운 가능성인 건 맞음. 아이언맨 1편처럼 코미디 성향이 강해서 마치 MCU의 초기로 회귀한 느낌도 든다. 원래대로 에드거 라이트 손에서 완성된 버전은 어땠을지 궁금하다. 행크 핌은 쉴드 출신인 것 치곤 계획이 치밀하지 못하고, 완성된 옐로 재킷 수트보다 미완성일 때의 빔이 왠지 더 무서워보이는 등 여기저기 허술한 구석은 많지만, 영화 자체가 그런 건 딱히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경쾌하다. 주인공이랑 메인 악당 캐릭터가 좀 별로다. 영화의 튀는 설정
다운로드 나무아미타불은 사랑의 시 (ダウンロード 南無阿弥陀仏は愛の詩.1992)
By 뿌리의 이글루스 | 2018년 7월 28일 |
1990년에 NEC 애비뉴에서 PC엔진용으로 발매한 횡 스크롤 슈팅 게임 ‘다운로드’와 1991년에 PC엔진 CD-ROM용으로 발매한 후속작 ‘다운로드 2’를 베이스로 해서, 1992년에 매드 하우스에서 ‘린타로’ 감독이 만든 사이버 펑크 OVA. 내용은 미래 시대 때, 테크노 폴리스 문라이트 시티에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데스 메일’이라는 소프트웨어가 떠도는데 그게 메일을 다운 받은 사람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고 타인에게 전송을 하지 않으면 죽음에 이르게 하여 시내에 관련 범죄와 자살 사건이 끊이지 않은 상황에, 길상사의 젊은 주지승 ‘신노스케’가 ‘수지 웡’의 댄서 ‘나미호’와 썸을 타다가 그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PC엔진 게임 ‘다운로드’를 원작으로 삼고 있지
블랙 미러 2014 크리스마스 스페셜 White Christmas
By 멧가비 | 2015년 7월 23일 |
세 개로 나뉘어진 개별적인 에피소드가 결국 하나의 결말로 엮이는 이야기 구조가 좋다. 물론 그 각각의 에피소드가 주는 정신 파괴의 쾌감과 현실 인식의 씁쓸함 모두가 훌륭하다. 개별된 자아를 가질 정도로 세밀하게 백업된 기억, 인간과 동일 수준의 사고를 하는 인공지능이 존재하는 세상이 됐을 때, 우리는 그것들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또한, 물리적이지 않은 인격에 대해 물리적인 인간은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가. 이야기가 여러개이니만큼 이래저래 생각하게 되는 꺼리가 많다. 특히 '블러' 기술을 다룬 마지막 에피소드는 너무나 처절하다. 타인과의 사이에 너무나 간단하게 벽을 세울 수 있는 사이버 인간 관계를 현실에 도입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이 시리즈만의 잔인한 해석이 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