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공주>와 우리
By 한량 | 2014년 4월 17일 |
온 조명이 꺼지고, 스크린 위로 제목이 떠올랐다. 한공주. 그 글씨체는 사뭇 예스러워 유행하는 복고 느낌으로 만들었나 싶었는데, 나중에 되짚어 생각해보니 그것은 너무 익숙한 글씨체였다. 우리가 교복 가슴팍에 달고 있던 명찰이었다. 음각으로 파낸 또렷한 이름들. 그리고 밝아진 화면에선 무리를 지어 모인 어른들의 굳은 얼굴과, 자리에 앉은 공주가 보인다. 이어 메인 포스터의 대사가 등장했다. '전 잘못한 게 없는데요.' 그 말을 들은 어른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한숨을 쉬기도 한다. 이 대사를 말하기 위해 영화는 이야기를 풀어간다. 영화는 과거의 이야기와 현재의 이야기들을 흩어진 구슬처럼 오고 가며 보여준다. 그리고 어느새 스르르 꿰어가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거기엔 공주와 친구들, 그리고 선생님과 어른
한공주 - 인간의 잔혹함을 평범함 속에 담다
By 오늘 난 뭐했나...... | 2014년 4월 9일 |
새로운 주간이기는 한데, 이번주는 영화가 별로 없는 편입니다. 더 중요한건 이번주에는 원래 개봉하는 영화는 하나밖에 선택한게 없다는 사실이죠. 이 작품이 갑자기 명단에 올라온 상황만 빼면 말 그대로 편하기 이를데 없는 상황입니다. 덕분에 한 주 제대로 쉬어가고 있기는 한데, 정작 문제는 그 다음주가 되어버렸습니다. 정말 한계에 부딛힐만한 분량을 가진 주간이 되어버려서 말이죠. 오랜만에 영화제 기간 말고도 다섯편이 있는 주간이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솔직히 이 작품에 관해서는 사전 정보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제가 들은 이야기만 적자면 해외에서 정말 좋은 평을 받았고, 꽤 많은 주목을 받은 영화라는 사실 정도죠. 물론 이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명단 역시 잘 아는 편이 아닙니다. 그
한공주, 침묵하며 분노하는 신필
By Call me Ishmael. | 2014년 4월 28일 |
나는 분노를 소비의 대상으로 삼고 비극을 착취의 대상으로 취급하는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영화를 보는 것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여 분노를 사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영화 <한공주>에 대한 첫인상, 혹은 나의 앞서간 편견은 많은 부분 그런점에 기인한 것이었다. <도가니>를 시작으로 몇해전부터 유행처럼 솟아나고있는 <부러진 화살>, <들개들> 부터, <남영동 1985>를 거쳐 최근의 <소원>, <또 하나의 약속>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고발형' 영화들의 계승작이라고 생각했다. 10년도 더 이전, 2002년의 한국 영화에는 이미 또 한명의 '한공주'가 있었다. 바로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에서의 문소리였다. 그녀
국내 박스오피스 '캡틴 아메리카' 4주 연속 1위
By 무릉도원에서 삼라만담 | 2014년 4월 22일 |
결국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져'가 국내 박스오피스 4주 연속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번에는 극장가가 완전히 비수기였고 경쟁작들도 힘이 빠져있어서 달성한 것이긴 합니다만. 주말 24만 3천명, 누적 370만 5천명, 누적 흥행수익 297억 4천만원. 2위는 디스토피아 SF '다이버전트'입니다. 507개관에서 개봉해서 첫주말 21만 3천명, 한주간 27만 8천명이 들었고 흥행수익은 17억 2천만원. 베스트셀러 소설 원작입니다. 틴에이지 로맨스 + SF 혹은 판타지가 결합된 베스트셀러 원작의 영화는 '트와일라잇' 이후로 '헝거게임' 그리고 그 이후로 간만에 흥행 성공작이 하나 나왔죠. 우리나라 시작은 별로 신통찮군요. 줄거리 : 가까운 미래 시카고, 잦은 전쟁과 자연재해로 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