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적이고 웅장한 분위기를 살리려는 오프닝 시퀀스인 건 알겠다만, 그래도 너무 뜬금 없이 영국판 레미제라블 아닌가. 남녀노소 모조리 끌려나와 교수형 당하는 판국에 갑자기 해적 노래 부르고 자빠졌다니. 언제부터 이렇게 해적이란 존재가 모두를 결속시켜주는 대단한 존재였단 말인가. 더불어, 이어지는 싱가폴 시퀀스에서는 노략질을 일삼던 해적들이 갑자기 일제시대 독립투사들처럼 묘사된 부분도 사실 웃기면서 재밌는, 재밌으면서 웃기는 지점. 하기야 이 시리즈 전체가 거대한 해적 이미지 변신 작업이니. 2편과 3편이 서로 종속되는 구성이다 보니 전체적으로 완성도나 완결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는데, 그나마 2편은 판을 벌려놓는 역할이라 비교적 마음껏 날뛸 수 있었지만 3편은 모든 사건과 인물들의 이야기를 매듭짓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