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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21년 3월 24일 |
한국에서도 화제가 되고있는 영화 <미나리>와 함께, 올해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의 작품상 후보에 오른 영화로 <노매드랜드> Nomadland가 있다. 영화에는 문외한인 위기주부가 이 작품을 처음 주목하게 된 이유는 무심코 TV에서 본 예고편의 아래 장면 때문이다.
"앗! 저기는 우리가 2018년 자동차여행 때 들렀던 사우스다코타의 배드랜즈(Badlands) 국립공원인데~" (본 포스팅에서 각각의 링크가 된 본문과 사진을 클릭하거나 터치하시면 해당 여행기나 동영상을 보실 수 있음)
유튜브에 있는 공식예고편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이미 베니스 황금사자상, 골든글로브, 비평가협회 작품상 등을 모두 수상해서, 아카데미에서도 가장 강력한 작품상 후보라고 한다. 미국에서는 2월에 극장과 스트리밍으로 개봉을 했는데, 위기주부는 훌루(Hulu)에 있길래 밤 늦게 무심히 틀었다가 아내와 함께 자정까지 열심히 봤다. "여기는 거기네! 저기는 어딜까? 또... 저렇게 살면 어떨까?"
영화제목 를 미서부 5개주의 자동차 번호판을 이어붙여서 만든 포스터인데, 왼쪽부터 차례로 네바다, 캘리포니아, 사우스다코타, 네브라스카, 그리고 아리조나이다. 노마드랜드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이 다섯개 주를 소개한 짧은 영상이, 옛날 미국 국립공원 포스터같은 스타일의 화면으로 시작하면서 잘 만들어져 있어서, 위기주부의 여행의 추억(또는 계획)과 함께 차례로 소개를 한다.
여주인공 펀(Fern)의 집은 북부 네바다(Nevada) 주의 엠파이어(Empire)라는 곳인데, 실제로 2011년에 석고(gypsum) 광산이 문을 닫으면서 마을의 우편번호(zip code)가 사라져버린 폐광촌이다. 작년 2020년 자동차여행에서 1박했던 리노(Reno)에서 북쪽으로 100마일 정도 올라가면 나오는 곳인데, 더 북쪽에 버닝맨(Burning Man) 축제장소로 사용되는 블랙락데저트(Black Rock Desert)가 있다. 물론 당시에 엠파이어나 블랙락을 들리지는 못했지만...
영화에서 처음 펀이 밴을 몰고 '외로운 길'을 떠나는 위의 장면은 아주 익숙하고 그 느낌을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아래와 같이 북부 네바다의 도로를 달린다는 것이 어떤지 알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2편으로 나누어 소개했었던 "미국에서 가장 외로운 도로를 달리다"에서 50번 국도를 동쪽으로 달리기 시작한 곳이 엠파이어와 갈림길이 나오는 펀리(Fernley)라는 곳이었다. (혹시 영화속 여주인공의 이름 Fern과 무슨 관련이?) 비록 영화에서처럼 눈은 내리지 않았고, 또 홀로 밴을 몰고 떠난 것도 아니었지만... 북부 네바다 시골의 그 황량함과 외로움은 여행기들만 봐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펀이 아마존 캠퍼포스(Amazon CamperForce) 프로그램에 지원해 일을 하는 모습은 특별히 실제 아마존 배송작업장에서 촬영이 되었다. 건물 내부모습이야 다 똑같으니 어디서 촬영되었는지 중요하지 않지만, 위기주부가 열심히 조사해본 바로는 LA 동쪽의 온타리오(Ontario)에 있는 Amazon Fulfillment Center로 추정이 된다.
그 곳에서 만난 왼편의 린다 메이(Linda May)가 이 겨울시즌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아리조나로 가라고 알려주는데, 영화배우가 아니라 실제로 노마드 생활을 하는 분으로 앞의 이름을 클릭해 간단한 소개를 보실 수 있다. 참고로 아마존 장면에서 잠깐씩 등장하는 다른 동료들도 모두 실제 아마존에서 일을 하던 사람들이라고 한다.
쿼츠사이트(Quartzsite)라는 곳이 어디있나 찾아보니, LA에서 10번 고속도로로 동쪽으로 계속 달려 콜로라도 강을 건너 아리조나(Arizona) 주로 들어가면 처음 나오는 마을이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2008년에 세도나(Sedona)로 2박3일 여행을 가면서, 첫날 운전해서 이 마을을 지나 피닉스(Phoenix)에서 숙박을 했었다.
거기서 매년 열린다는 현대의 유목민(nomad), 즉 RVers 캠프행사인 Rubber Tramp Rendezvous에 주인공이 참석을 한 모습인데, 예상대로 주변에서 모두 환하게 웃고있는 사람들은 모두 실제 행사에 RV나 밴을 몰고 참석한 사람들이란다.
이 RTR 행사를 만든 밥 웰스(Bob Wells)가 역시 영화에 직접 나오는데, 15년째 차에서 생활하는 밴드웰러(vandweller)라고 한다. RTR의 참석자는 2010년에는 45명이었지만 2019년에는 1만명이 넘었고, 올해 영화가 히트한 후 내년에는 얼마가 될 지 짐작도 되지 않는다. 또 그의 유튜브채널 CheapRVliving은 구독자가 50만명에 누적조회수가 1억뷰로, 그의 연수익은 최소 1백만달러에서 많게는 5백만달러로 예상된다고...!
영화의 배경이 된 미서부의 5개 주 중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게 사우스다코타(South Dakota)이다. 주인공이 뿔달린 토끼도 타고, 악어도 구경하고, 커다란 공룡도 보는 월(Wall)이라는 마을은...
2018년 여행에서 지혜가 똑같은 재카로프(jackalope)에 올라타고 있는 '세계 최대의 약국'이라는 월드럭스토어(Wall Drug Store)이다. 우리는 펀이 일하는 레스토랑에서 커피도 마셨고, 같은 티라노의 머리도 봤지만, 영화에 나오는 살아있는 악어와 뱀, 그리고 아래의 커다란 공룡은 보지를 못했다.
영화에서 중요한 장소로 등장하는 이 80피트 공룡은 월(Wall) 마을의 입구에 있어서 우리는 직접 가보지는 못했다. (자동차 블랙박스에는 찍혔을지도?) 대신에 영화에서 펀은 러시모어 대통령 얼굴조각의 모조품 앞에서 사진을 찍지만, 우리는 마운트러시모어(Mount Rushmore)를 직접 가본 것으로 위안을 삼기로...^^
주인공 펀이 린다와 함께 캠핑장의 캠프호스트로 일하면서 데이브(Dave)를 만나는 장소로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배경이 되는 맨처음 소개한 배드랜즈 국립공원(Badlands National Park)! 영화의 대표사진으로 자주 사용되는 이 사진이 찍힌 곳, 그녀가 갈 길을 잃고 헤매던 그 황무지 속을...
배드랜즈의 도어트레일(Door Trail)을 우리 가족도 걸었었다~ (클릭하시면 여행기를 보실 수 있음) 또, 영화에서 펀이 데이브와 나란히 앉아 석양을 바라보고, 또 차 없이 방랑생활을 하는 데렉 엔드레스(Derek Endres)를 처음 만나는 장소인, 황무지를 내려다 보는 루프로드(Loop Road)도 가보았었다.
그리고 포스팅을 쓰기 위해 찾아본 어느 사이트에도 언급은 되어있지 않는 아주 짧은 장면이지만, 우리는 그냥 딱 보고 알 수가 있었다. 펀의 밴이 겨우 통과할 만큼 아주 좁은 바위를 깍아서 만든 이 터널은...
사우스다코타 블랙힐스(Black Hills)에 있는 니들스아이 터널(Needles Eye Tunnel)이었다. 또한 영화에 잠깐 등장하는 차창밖의 버팔로가 촬영된 곳은 커스터 주립공원(Custer State Park)의 와일드라이프 루프로드(Wildlife Loop Road)임이 분명하다.
캠프호스트 일이 끝난 후에 펀이 농장에서 수확일을 하는 장면이 잠깐 나오는데, 영화를 보면서는 아이다호 주의 감자밭이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저 산처럼 쌓여있는 것은 감자가 아니라 '빨간무우' 비트(beet)이고, 촬영한 장소는 네브라스카(Nebraska) 주의 스코츠블러프(Scottsbluff)였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왜냐하면 2018년 자동차여행에서 사우스다코타로 올라가면서 들린 곳들 중에 스코츠블러프 준국립공원(Scottsbluff National Monument)이 있기 때문이다. 이 바위절벽 너머로 보이는 마을 어딘가에 바로 영화에 나오는 비트농장이 있는 것이다... 이 사실을 확인하고 이 포스팅을 쓰라는 계시를 받은 느낌이었다고 하면 좀 과장일까?
마지막으로 위기주부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California) 주가 등장하는데, 잔잔한 이 영화에서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다. 할아버지가 되어 아들집에 정착한 데이브(Dave)를 찾아가 그 가족들로부터 환대를 받고, 데이브가 펀에게 같이 살자고 요청하지만... (스포일러 주의!) 결국은 머물지 못하고 새벽에 혼자 몰래 떠나는 장면이다.
키 큰 레드우드 숲이 나와서 바로 2009년 30일간의 미국/캐나다 자동차 캠핑여행에서 들렀던 레드우드 국립공원(Redwood National Park)이 떠올랐지만, 이 장면이 촬영된 곳은 위의 포스터에 씌여진 것처럼 북부 캘리포니아의 헨디우즈 주립공원(Hendy Woods State Park)이라 한다. 참고로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인 레드우드는 오레곤 경계에서부터 남쪽으로 산호세 부근의 빅베이슨 레드우즈(Big Basin Redwoods) 주립공원까지 해안을 따라 자라고 있다.
클라이막스 장면이라 할 수 있는 비 내리고 거친 이 바닷가는 영화를 보면서는 오레곤코스트(Oregon Coast) 어디 아닐까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위의 레드우드 숲과 함께 멘도시노 카운티(Mendocino County)의 해안인 포인트아레나(Point Arena) 부근의 바닷가라고 한다.
그 바닷가 끝에는 이렇게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높은 등대가 세워져 있다고 하는데, 올여름에 계획하고 있는 북부 캘리포니아 자동차여행에서 두 곳 모두 직접 방문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펀의 여정은 이후 다시 아리조나 캠프를 거쳐서, 고향 네바다 엠파이어로 돌아갔다가, 또 길을 떠나면서 영화는 끝난다.
P.S. 혹시 오스카 작품상에 대한 예측이나 대단한 영화평을 기대하고 클릭하신 분이 계시다면 죄송합니다.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본인은... 영화감독 클로이 자오(Chloé Zhao)와 주연배우 프란시스 맥도맨드(Frances McDormand) 이름들도 거의 처음 들어보는 영화에는 문외한이고, 단지 미서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래도 한 줄 감상평을 꼭 쓰라고 한다면... 나쁜 사람이 한 명도 등장하지 않고, 불필요한 대사나 장면이 하나도 없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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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20년 11월 25일 |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또는 오랫동안 살아있는 생명체로, 5천년을 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식물인 '강털소나무' 브리슬콘파인(Bristlecone Pine)을 지난 8월말의 9박10일 자동차여행에서 다시 만났다.
미국 네바다 주의 유일한 내셔널파크(National Park)인 '대분지' 그레이트베이슨(Great Basin) 국립공원의 알파인레잌스(Alpine Lakes) 루프트레일(클릭!)이 거의 끝나갈 때 나오는 표지판을 따라서 브리슬콘파인 그로브(Bristlecone Pine Grove)를 찾아간다.
8년전 캘리포니아에서 그들을 처음 만나러 갈 때와 같은 느낌... "왜 당신들은 해발 3천미터가 넘는 이런 척박한 환경만 고집하시는지요?" 그 분들이 누군지 모르신다면, 아래의 8년전 여행기를 클릭해서 먼저 보시기를 바란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가 살고있는 화이트마운틴의 에인션트 브리슬콘파인(Bristlecone Pine) 숲
오른편 산비탈에 서있는 브리슬콘 소나무 한 그루를 누가 올려다보고 있다. 나무가 거의 죽은 것 같지만 아래쪽 굵은 가지에 짧고 뻣뻣한, 즉 '브리슬(bristle)'한 솔잎들이 붙어서 수천년째 생명을 이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직 나무껍질도 좀 남아있는 조금 더 어리고 싱싱한(?) 강털소나무지만, 최소 1천살은 되셨을거다~^^
처음 삼거리에서 약 1 km를 걸어 이 안내판과 쉴 수 있는 의자가 나오면 Bristlecone Pine Grove에 도착을 한 것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안내판의 첫 문단만 번역을 하면 아래와 같다."브리슬콘파인은 거의 5천년을 살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생명체로, 미국 남서부 고산지대의 극도로 거친 땅에서 자란다. 여기 그레이트베이슨 국립공원에서 그 기괴한 아름다움과 과학적 가치를 더욱 분명히 느낄 수 있다."이 숭고한 나무들에게 '기괴한(grotesque)'이란 표현을 쓰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누군가가 안내판의 그 단어만 돌로 긁어서 지워놓은 것이 보인다.^^
여기서 짧은 루프를 따라 돌면서 여러 브리슬콘파인을 설명과 함께 구경할 수 있는데, 지혜가 쓰러진 나무를 가리키더니...
그 나무 위에 누워서 '물아일체(物我一體)' 한몸이 되었다~^^ (아빠의 물아일체 클릭!) "Reluctance to Die"라는 제목의 안내판에 따르면 저 나무는 기원전 1,300년경에 태어나서 3천년을 살고 1,700년경에 쓰러져 죽었단다.
몇 그루의 나무에 우리 가족의 소원을 비는 의식(?)을 행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영험해 보였던 나무님과 함께 기념촬영!
브리슬콘파인은 천천히 매우 치밀한 나이테를 만들며 자라기 때문에, 나무가 죽어도 썩지를 않고 물과 바람에 풍화가 되어 깍여나갈 뿐이라서, 완전히 죽어서도 천년을 더 꼿꼿하게 서있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 나무는 아직 #살아있다
계속해서 산으로 트레일을 따라 1마일만 더 올라가면, 저 멀리 보이는 절벽에 매달린 빙하의 아래까지 갈 수 있다지만, 첫번째 방문에 모든 길을 다 걸어볼 수는 없는 일... 욕심을 버리고 주차장으로 돌아갔다.
두 편으로 소개한 이 날의 전체 트레일을 가이아GPS로 기록한 것으로 천천히 구경하면서 걸어 4시간여가 걸렸다.
다시 Wheeler Peak Scenic Drive를 달려서 캠핑장으로 내려가는 길에, 휠러피크 정상이 잘 보이는 전망대에 잠시 들렀다.
8월말에도 하얗게 보이던 휠러피크 빙하(Wheeler Peak Glacier)는 한 때 미국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빙하로 생각되었지만, 더 남쪽인 캘리포니아 휘트니 산 부근에 팰리세이드 빙하(Palisade Glacier)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속도로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20년 정도 후에는 저 절벽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단다.
그 빙하가 녹은 물이 캠핑장까지 흘러온 Lehman Creek 개울에 미리 오전에 담궈 놓았던 차가운 맥주를 일단 한 병 마시고, 이른 저녁식사 준비를 시작했다.
9박10일 여행중 마지막 캠핑의 저녁메뉴는, 아침에 출발한 일리(Ely)의 Ridley's Family Markets에서 미리 사온 '꽃등심' 립아이 스테이크(rib-eye steak) 숯불구이!
이 사진을 찍고나서는 3명이 그릴에 둘러서서 잘라서 바로 먹었는데, 그냥 고기가 입속에서 순식간에 녹아서 사라지는 신비한 체험을 했다... 뭐라 더 어떻게 맛있었다는 설명을 할 필력이 딸리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해발 2,362 m의 Upper Lehman Creek 캠핑장의 달밤은 아주 밝았다. 테이블에 누워 달 아래 명상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텐트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기 위해 들어갔다.
다음날 아침에 캠핑장을 떠나면서 마주친 엄마와 아기사슴... 짐을 쌀 때 야생칠면조 무리도 바로 우리 텐트 앞으로 지나갔는데 아쉽게도 아무도 사진을 못 찍었다.
수세식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서 공원입구에 있는 레만케이브 비지터센터(Lehman Caves Visitor Center)에 잠시 들렀다. 이 때 레만 동굴투어는 코로나사태로 중단되어서 할 수가 없었는데, 미래에 다시 그레이트베이슨 국립공원을 방문하면 꼭 동굴투어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다음 목적지를 찾아서 유타(Utah) 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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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20년 11월 21일 |
네바다주 북부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미국에서 가장 외로운 도로(The Loneliest Road in America)'라는 50번 국도(U.S. Route 50) 자동차여행의 두번째 이야기이다. 전편을 못 보셨거나 기억이 가물가물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해서 꼭 1편을 먼저 읽어보시기 바란다.
'인생버거'를 맛본 미들게이트(Middlegate)를 출발해서 64마일 떨어진 오스틴(Austin)에 도착하는 블랙박스 영상을 4배속으로 보실 수 있다. 정말 심심하신 분이라면... 약 100 km를 달리는 동안에 마주쳐 지나간 자동차가 몇 대인지 한 번 세어 보시기를~^^
쇠락한 광산촌인 오스틴(Austin)은 마을입구 언덕에 있는 스토크스캐슬(Stokes Castle)이 볼거리라고 하는데 진입로가 비포장이라서 들리지는 않았다. 도로공사가 한창이던 곳을 지나 차를 세우고 3번째 '생존도장(survival stamp)'을 받는 곳을 찾아 걸어가고 있다.
그 곳은 바로 랜더카운티 법원(Lander County Court House)... 1층의 사무실에서 법원서기에게 도장을 받고는 2층 법정을 구경하러 올라갔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만화영화 에서 주인공 자동차가 재판을 받던 미국 시골의 작은 법정을 떠오르게 한 곳... 가운데 높은 책상의 명판에는 의 'Doc Hudson'이 아니라 Billy Gandolfo라는 치안판사(Justice of the Peace)의 자리라고 씌여있었다.^^
다시 70마일을 외롭게 달려 유레카(Eureka)에 도착하는 영상을 이번에는 8배속으로 편집을 한 것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이 마을에서 도장을 받기 위해 들어간 곳은 바로 저 오페라 극장(Opera House)!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건물 옆에는 광석을 가득 실은 탄광기차(?)가 놓여있었다. 이 곳도 은광(silver mine)이 발견되면서 만들어진 마을인데, 채광꾼이 광맥을 발견하고 "유레카!"라고 소리친 것에서 이 마을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오페라하우스 사무실의 여성분이 아주 반가워하면서 즐겁게 우리 서바이벌가이드에 도장을 찍어주셨다. 유레카 주민들이 스스로 이 마을을 "The Friendliest Town on the Loneliest Road"라고 부른다는데,
우리가 이렇게 멋진 극장 안을 구경하고 있으니까, 그 여성분이 뒤따라 올라와서 설명도 해주시고, 왼편의 계단으로 무대 뒤쪽으로도 안내해서 구석구석 구경을 시켜주셨다.^^
무대 뒤에서 아래층 갤러리로 내려가는 계단에는 지난 백여년간 여기서 공연을 한 사람들의 낙서가 가득했다.
전시장에는 옛날 영화를 틀 때 사용한 영사기와 함께, 이 곳의 풍경이나 네바다 역사와 관련이 있는 그림과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다시 길을 건너서 직원이 추천해준 뒤쪽 작은 2층 건물을 찾아가고 있는데, 앞쪽 법원과 방금 들린 오페라하우스 모두 1879년에 만들어진 건물을 지금도 계속 사용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 곳은 유레카 박물관(Eureka Museum)으로 안으로 들어가면,
오래된 타자기와 활자판, 또 벽에 붙어있는 포스터들로 여기가 옛날 신문사 건물이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1960년대까지 여기서 Eureka Sentinel Newspaper를 제작 인쇄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다른 전시실이 있는 것 같았지만 다 둘러보지는 못했고, 마지막으로 주차한 법원건물의 법정을 구경하러 갔다.
여기 유레카카운티(Eureka County)의 법정은 제법 컸는데, 왼편 벽에 전시된 미국국기의 별은 44개로 1891년에 와이오밍이 미국의 44번째 주가 되면서부터 5년간 사용된 것이라고 한다.
유레카에서 다음 마을까지 78마일, 약 126 km를 달리는데는 중간에 도로공사로 서행한 구간도 있고 해서 1시간반 정도가 걸렸다. 그래서 그냥 건너뛸까 하다가... 전구간을 16배속으로 편집을 했다.^^
제법 큰 도시였던 일리(Ely)에서 우리가 숙박한 프로스펙터 호텔(Prospector Hotel)의 정면 모습으로, 도착해서 저녁 다 먹고 카지노를 잠깐 해볼까 하고 다시 내려왔다.
카지노 호텔답게 제법 번쩍번쩍한 입구의 벤치에 앉아있는 조각들도 모두 마스크를 쓰고있던 지난 8월말의 모습이다.
로비에는 서부 황무지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취향에 맞게 몇 대의 바이크와 독수리 조각, 광물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5번째 도장을 받기 위해 찾아간 이 멋진 건물은 Nevada Northern Railway가 지나는 이스트일리(East Ely) 기차역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카지노, 박물관, 법원, 극장에 이어서 5번째 스탬프는 이 기차역 매표소 창구에서 받았는데, 여기서는 고맙게도 별도의 기념품으로 파란색 손수건도 하나 줬다.
플랫폼으로 나가서 실제 기차도 잠깐 구경을 하고는 이 도시에서 가장 큰 마트였던 Ridley's Family Markets에 들러 저녁에 캠핑장에서 구워먹을 고기 등을 산 후에, 마지막으로 50번 도로를 60마일 정도 더 달려서 베이커(Baker) 마을에 도착했다.
1편에서 소개했던 서바이벌가이드(Survival Guide) 마지막 페이지에 총 6개의 도장을 받아서 네바다 관광청으로 보냈더니, 약 1개월 후에 사진과 같은 네바다 주지사가 서명한 '생존증명서'와 작은 핀을 선물로 보내왔다.
옛날에 하와이 마우이(Maui) 섬의 꼬불꼬불해서 위험한 '하나로 가는 길(The Road to Hana)'에서도 생존을 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네바다 50번 도로는 이렇게 기념품까지 받았다.^^ 그나저나 지금 점점 더 심해지는 여기 미국의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생존하는게 더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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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20년 10월 16일 |
미서부 9박10일 자동차여행 일정의 가운데 5박째는 네바다(Nevada) 주 북부의 리노(Reno)에서 숙박을 해야했는데, 도심의 카지오호텔과 공항 하얏트 중에서 고민을 하다가 무료숙박권을 써서 하얏트를 예약했다. 방에 주방이 있어서 편하게 저녁을 해먹고 난 후, 아내와 둘이만 나와서 코스트코에 잠시 들렀다가 다운타운 구경을 갔다.
이 도시의 유명한 모토인 '세계에서 가장 큰 소도시(The Biggest Little City in the World)'라고 씌여진 리노아치(Reno Arch) 아래를 지나서, 그 뒤에 황금색으로 번쩍이는 엘도라도(Eldorado) 호텔에 주차를 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물론, 도시의 면적이 최대라는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 할게 제일 많다는 의미라고 한다~ 도박도 하고, 다양한 레포츠도 하고, 또 이혼도 하고...
주차장에서 대각선으로 보이는 하라스(Harrah's) 호텔의 벽면과 아래쪽 리노아치의 줄빠진 네온사인이 이 도시의 단면을 살짝 보여주는 듯 하다. 그리고 옆의 휘트니피크(Whitney Peak) 호텔은 카지노가 없는 금연호텔로 그 이름답게 반대쪽 벽면에는 16층 높이의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공암벽이 만들어져 있다.
소셜디스턴싱(Social Distancing)을 지켜달라고 되어있는데, 카지노가 썰렁해서 일부러 거리두기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바다의 신 트리톤(Triton)과 황금의 도시 엘도라도(El Dorado)가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가장 유명한 분수대 앞에서 사진 한 장 찍고 연결된 통로로 옆 호텔로 이동을 했다. 여기도 라스베가스 스트립처럼 몇 개의 카지노호텔이 실내로 연결되어 붙어있는데, 이름하여 더로우(The Row)라고 부른단다.
더로우 사이트의 사진으로 제일 오른편이 서커스서커스(Circus Circus), 가운데 커다란 구가 있는 녹색의 실버레거시(Silver Legacy), 그 옆에 엘도라도(Eldorado), 그리고 앞서 소개한 하라스를 비롯한 기타등등... 스트립이 아니라 라스베가스 다운타운과 비교하기에도 많이 모자란다~^^
실버레거시 호텔의 커다란 구 아래에는 이렇게 광산의 모습이 재현되어 있다. 즉, 이 호텔의 테마는 은광(silver mine)~
저 도르레가 돌아가고 시추관(?)이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조명도 바뀌는 등 나름 볼만했다.^^ 위기주부야 당연히 서커스서커스 호텔까지 둘러보고 싶기는 했지만, 뭐 라스베가스에서 많이 봤던 내부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아서 포기하고, 여기 은광 아래에 내려가서 잠시 갬블링을...
이렇게 카지노를 보여드렸으니, 리노가 도박의 도시라는 것은 알겠는데... 왜 결혼도 아니고, 이혼(divorce)의 도시일까? 저 문을 통과하는 아주 짧은 시간동안만 그 역사를 공부해보자~
1931년에 네바다 주는 새로운 이혼법을 통과시키는데, 네바다 주에서 6주 이상 거주한 사람이 배우자와 6주 이상 별거상태이면, 거의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배우자 동의없이도 이혼이 성립되는 것이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미국 어느 주에 살던지 상관없이 혼자 네바다 주로 와서 6주 동안 있다가 신청만 하면 바로 법적으로 이혼이 된다는 뜻이므로, 전국에서 빠른 이혼을 원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당시 네바다에서 가장 큰 도시였고 카운티법원이 있는 리노(Reno)로 몰려들어서 이 도시는 엄청난 특수를 누리게 되었단다.
이제는 고전명작 영화가 된 1994년 <쇼생크 탈출>의 제일 앞부분 법정장면을 보면, 불륜을 저지른 아내가 리노에 가서 이혼하겠다는 말에 주인공이 리노보다 지옥에 먼저 가게 될 것이라고 소리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렇게 미국에서는 "리노에 간다(Go to Reno)"라는 말은 곧 배우자와 이혼한다는 뜻으로 오래 사용되었고, 그래서 리노는 지난 수십년간 '세계 이혼의 수도(Divorce Capital of the World)'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당시 이혼에 성공한 여성들이 법정에서 나와 법원 건물의 하얀 돌기둥에 빨간 립스틱 자국을 남기고, 바로 앞 트러키강(Truckee River)을 건너는 다리에서 결혼반지를 빼 던져버리는 장면이 유명했다는데, 그 '이혼의 다리'가 노후로 철거될 때 한국뉴스에도 나왔었다. <세일즈맨의 죽음>을 쓴 극작가 아서밀러가 리노에서 이혼을 한 후 '잘못된 궁합(The Misfits)'이란 작품을 쓰고 곧 마릴린먼로와 재혼을 했는데, 위 사진은 1961년에 영화화된 작품속에서 이혼을 한 마릴린먼로가 그 다리 위에서 결혼반지를 빼는 장면이다.
짧은 역사공부를 마치고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주차장으로 돌아가 차를 몰고 '이혼의 다리'가 철거된 곳에 새로 지어진 다리를 남쪽으로 건너서 공항옆 숙소로 돌아갔다. 다행히 아내가 리노에 몇 주 더 머무르겠다는 말은 하지 않아서...^^ 우리는 다음날 네바다 주 북부를 동쪽으로 횡단하는 자동차여행을 계속하기 위해서 '도박과 이혼의 도시' 리노를 무사히 떠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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