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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20년 11월 25일 |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또는 오랫동안 살아있는 생명체로, 5천년을 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식물인 '강털소나무' 브리슬콘파인(Bristlecone Pine)을 지난 8월말의 9박10일 자동차여행에서 다시 만났다.
미국 네바다 주의 유일한 내셔널파크(National Park)인 '대분지' 그레이트베이슨(Great Basin) 국립공원의 알파인레잌스(Alpine Lakes) 루프트레일(클릭!)이 거의 끝나갈 때 나오는 표지판을 따라서 브리슬콘파인 그로브(Bristlecone Pine Grove)를 찾아간다.
8년전 캘리포니아에서 그들을 처음 만나러 갈 때와 같은 느낌... "왜 당신들은 해발 3천미터가 넘는 이런 척박한 환경만 고집하시는지요?" 그 분들이 누군지 모르신다면, 아래의 8년전 여행기를 클릭해서 먼저 보시기를 바란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가 살고있는 화이트마운틴의 에인션트 브리슬콘파인(Bristlecone Pine) 숲
오른편 산비탈에 서있는 브리슬콘 소나무 한 그루를 누가 올려다보고 있다. 나무가 거의 죽은 것 같지만 아래쪽 굵은 가지에 짧고 뻣뻣한, 즉 '브리슬(bristle)'한 솔잎들이 붙어서 수천년째 생명을 이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직 나무껍질도 좀 남아있는 조금 더 어리고 싱싱한(?) 강털소나무지만, 최소 1천살은 되셨을거다~^^
처음 삼거리에서 약 1 km를 걸어 이 안내판과 쉴 수 있는 의자가 나오면 Bristlecone Pine Grove에 도착을 한 것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안내판의 첫 문단만 번역을 하면 아래와 같다."브리슬콘파인은 거의 5천년을 살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생명체로, 미국 남서부 고산지대의 극도로 거친 땅에서 자란다. 여기 그레이트베이슨 국립공원에서 그 기괴한 아름다움과 과학적 가치를 더욱 분명히 느낄 수 있다."이 숭고한 나무들에게 '기괴한(grotesque)'이란 표현을 쓰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누군가가 안내판의 그 단어만 돌로 긁어서 지워놓은 것이 보인다.^^
여기서 짧은 루프를 따라 돌면서 여러 브리슬콘파인을 설명과 함께 구경할 수 있는데, 지혜가 쓰러진 나무를 가리키더니...
그 나무 위에 누워서 '물아일체(物我一體)' 한몸이 되었다~^^ (아빠의 물아일체 클릭!) "Reluctance to Die"라는 제목의 안내판에 따르면 저 나무는 기원전 1,300년경에 태어나서 3천년을 살고 1,700년경에 쓰러져 죽었단다.
몇 그루의 나무에 우리 가족의 소원을 비는 의식(?)을 행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영험해 보였던 나무님과 함께 기념촬영!
브리슬콘파인은 천천히 매우 치밀한 나이테를 만들며 자라기 때문에, 나무가 죽어도 썩지를 않고 물과 바람에 풍화가 되어 깍여나갈 뿐이라서, 완전히 죽어서도 천년을 더 꼿꼿하게 서있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 나무는 아직 #살아있다
계속해서 산으로 트레일을 따라 1마일만 더 올라가면, 저 멀리 보이는 절벽에 매달린 빙하의 아래까지 갈 수 있다지만, 첫번째 방문에 모든 길을 다 걸어볼 수는 없는 일... 욕심을 버리고 주차장으로 돌아갔다.
두 편으로 소개한 이 날의 전체 트레일을 가이아GPS로 기록한 것으로 천천히 구경하면서 걸어 4시간여가 걸렸다.
다시 Wheeler Peak Scenic Drive를 달려서 캠핑장으로 내려가는 길에, 휠러피크 정상이 잘 보이는 전망대에 잠시 들렀다.
8월말에도 하얗게 보이던 휠러피크 빙하(Wheeler Peak Glacier)는 한 때 미국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빙하로 생각되었지만, 더 남쪽인 캘리포니아 휘트니 산 부근에 팰리세이드 빙하(Palisade Glacier)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속도로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20년 정도 후에는 저 절벽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단다.
그 빙하가 녹은 물이 캠핑장까지 흘러온 Lehman Creek 개울에 미리 오전에 담궈 놓았던 차가운 맥주를 일단 한 병 마시고, 이른 저녁식사 준비를 시작했다.
9박10일 여행중 마지막 캠핑의 저녁메뉴는, 아침에 출발한 일리(Ely)의 Ridley's Family Markets에서 미리 사온 '꽃등심' 립아이 스테이크(rib-eye steak) 숯불구이!
이 사진을 찍고나서는 3명이 그릴에 둘러서서 잘라서 바로 먹었는데, 그냥 고기가 입속에서 순식간에 녹아서 사라지는 신비한 체험을 했다... 뭐라 더 어떻게 맛있었다는 설명을 할 필력이 딸리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해발 2,362 m의 Upper Lehman Creek 캠핑장의 달밤은 아주 밝았다. 테이블에 누워 달 아래 명상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텐트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기 위해 들어갔다.
다음날 아침에 캠핑장을 떠나면서 마주친 엄마와 아기사슴... 짐을 쌀 때 야생칠면조 무리도 바로 우리 텐트 앞으로 지나갔는데 아쉽게도 아무도 사진을 못 찍었다.
수세식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서 공원입구에 있는 레만케이브 비지터센터(Lehman Caves Visitor Center)에 잠시 들렀다. 이 때 레만 동굴투어는 코로나사태로 중단되어서 할 수가 없었는데, 미래에 다시 그레이트베이슨 국립공원을 방문하면 꼭 동굴투어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다음 목적지를 찾아서 유타(Utah) 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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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20년 9월 21일 |
라스베가스에서 북쪽으로 약 300마일, 4시간반 정도 거리에 있는 그레이트베이슨(Great Basin) 국립공원은 네바다 주의 유일한 내셔널파크(National Park)로 1986년에 미국의 49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현재 62개 전체 미국의 국립공원들 중에서 위기주부가 35번째로 방문한 미국 국립공원이 되었다.
9박10일 자동차여행의 7일째인 금요일 아침에, 일리(Ely)를 출발해 '미국에서 가장 외로운 도로'의 마지막 구간 약 100km를 달려서 베이커(Baker)에 있는 그레이트베이슨 비지터센터(Great Basin Visitor Center)에 도착을 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해발 1621m의 파란 하늘이 반갑다~
비지터센터 내부의 전시는 코로나 때문에 안쪽으로 들어가서 볼 수는 없었다... 다음편에 소개할 브리슬콘파인 나무가 앞쪽에 있고, 뒤에 '대분지(Great Basin)'에 대한 설명이 있다. 네바다 주의 대부분과 유타 주의 서쪽, 오레곤 주의 동남쪽, 그리고 데스밸리를 포함한 캘리포니아의 동쪽은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지 못하고 낮은 곳에 모여서 증발해버리는 내륙유역(endorheic basin)으로 그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분지이다.
지혜가 모으는 기념품인 국립공원 핀(pin)을 사고는, 밖에 나가서 아빠의 기념품인 브로셔(brochure)는 공짜로 받고, 또 네바다 50번 도로 서바이벌가이드에 마지막 6번째 도장도 받았다.^^
국립공원 입구 사진이 없어서 블랙박스 캡쳐만 할까 하다가... 그냥 비지터센터를 나와 베이커 마을을 잠깐 지나고, 공원 입구를 거쳐 캠핑장에 도착하는 영상을 4배속으로 편집을 했으니까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자리가 없을까 걱정했던 선착순 캠핑장은 절반 이상이 비어있어서, 오히려 좋은 자리를 고른다고 시간이 걸렸다~ 여기 어퍼레만크릭 캠핑장(Upper Lehman Creek Campground)의 12번 자리는 복층(?) 구조에 2개의 피크닉테이블과 별도의 그릴까지 구비되어 있고, 계곡도 가까운 명당 사이트로 하루 이용료 15불은 셀프로 내야한다.
블로그에 처음 소개하는 국립공원이므로 지도를 오래간만에 올려본다. 공원의 위쪽 약 1/4만 잘라낸 것으로 대부분의 볼거리는 여기 모두 있는데, 이 지역을 빼고는 공원 제일 남쪽에 있는 미국 최대의 석회암 아치라는 렉싱턴아치(Lexington Arch)가 유명하다. (어차피 진입로가 4WD용 비포장이라서 가볼 수 없었음) 캠핑장에서 아점을 해먹고는 다시 차에 올라서 정확히 해발 1만피트, 무려 3049m의 도로끝까지 올라갔다.
휠러피크 시닉드라이브(Wheeler Peak Scenic Drive)를 따라서 달리는 블랙박스 동영상을 4배속으로 편집한 것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중간에 오르막에서 추월을 하던 노란색 머스탱~
동영상 안 보시는 분들을 위해 차에서 찍은 사진 한 장 따로 보여드린다. 오른편이 해발 3982m의 휠러(Wheeler), 왼편이 해발 3893m의 제프데이비스(Jeff Davis) 봉우리로 그 가운데가 마치 거대한 분화구처럼 보이지만 화산활동과는 관계가 없고 빙하에 의해 깍인 것인데, 절벽면에 하얗게 남아있는 것이 빙하인 Rock Glacier이다. 그리고 도로변의 연한잎의 나무는 아스펜(Aspen)으로 가을에 노랗게 단풍이 든 오후의 풍경이 정말 멋질 것 같은 도로였다.
트레일을 시작하는 Bristlecone-Alpine Lakes Trailhead의 해발고도가 딱 3천미터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려면 클릭)
첫번째 갈림길에서 우리는 오른쪽으로~ 그런데, 여러 국립공원을 다녀봤지만 올라온 도로와 트레일의 표지판이 상당히 특이했다. 내셔널파크들은 모두 연방정부 내무부 산하 국립공원청(National Park Service, NPS)에서 관리를 하지만, 이런 표지판같은 세부적인 부분은 주(state)마다 차이가 있는 것도 재미있다.
두번째 갈림길에서 또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니, 메마른 땅위에 놓여진 긴 나무다리가 나온다. 아마도 눈이 녹는 봄철에는 이 아래로 넓게 물이 흐르는 것으로 생각이 된다.
여기는 돌들이 모두 네모반듯하게 잘려진 것들이 많아서 이렇게 돌탑을 쌓기에 참 좋았다. 나지막한 돌계단 트레일 옆으로 돌탑들이 만들어져 있어서 우리도 하나씩 더 올리면서 걸었다.
하이시에라(High Sierra)를 떠올리게 하는 수목한계선 부근의 초원과 그 너머의 4천미터에 가까운 바위산들... '하이네바다(High Nevada)'라고 불러줄까?
휠러피크(Wheeler Peak) 정상으로 올라가는 트레일과 갈라지는 곳을 지나고 바로 앞의 얕은 언덕만 넘으면 첫번째 산정호수(alpine lake)가 나오게 된다.
돌탑을 쌓으며 천천히 걸어서 50분만에 첫번째 스텔라 호수(Stella Lake)에 도착을 했는데, 우리가 방문한 8월말이 호수의 물이 가장 적은 시기로 생각이 되었다.
이미 9박10일 여행계획 포스팅에서 보여드렸지만, 이 곳의 풍경은 사실 저 위로 은하수가 걸린 밤에 찍은 사진들이 더 유명하다. 주변에 큰 도시가 없는 고지대라서 밤하늘 별을 보기에 최적인 미국 국립공원들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아내가 핸드폰으로 지혜 독사진을 찍어주려고 하는데, 끝까지 같이 찍겠다고 포즈를 잡던 다람쥐~^^
조용히 멋진 풍경을 감상하고 있는데,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여성분들이 단체로 올라오셔서, 우리는 자리를 피해 다음 호수로 향했다.
평탄한 트레일을 30분 정도 더 걸어서 두번째 테레사 호수(Teresa Lake)에 도착을 했다. 두 여자이름 스텔라와 테레사라... 델마와 루이스처럼 뭔가 사연이 있지 않을까? 인터넷으로 나름 찾아봤는데 호수이름의 유래는 알 수가 없었다... 혹시 아시는 분 계실까? 하기야 이 국립공원의 존재를 아셨던 분도 별로 없을 것 같지만~
"테레사! 너는 스텔라와 무슨 사이였니?" 물이 줄어든 테레사 호숫가에 엄마와 두 아들이 놀고 있었다.
호수를 끼고 돌아가면 수목한계선을 지키고 선 폰데로사 소나무(Ponderosa pine)들과 바위산을 함께 바라볼 수 있었다. 이제 알파인레익스(Alpine Lakes)들은 모두 만났고 루프트레일을 따라 돌아서 내려가다가, 수천년을 한 자리에서 살아온 고대의 소나무들과 또 빙하를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Bristlecone/Glacier Trail을 한 이야기는 그레이트베이슨 국립공원(Great Basin National Park) 여행기의 다음편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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