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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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 4 Toy Story 4 (2019)

By 멧가비 | 2022년 11월 1일 | 
시리즈에서 유독 이질감이 느껴지는 이유는, 인간의 문화에 깊게 직접적으로 물리력을 행사하는 묘사 등 혹은 끝인 줄 알았던 3편에 이어 기어이 한 편 더 나왔다는 반발심 때문만은 아니다. 그렇게 단순한 문제였으면 좋았으련만. 지난 세 편의 모든 모험과 고민은 장난감들이 제 아무리 지능과 의사를 가졌더라도 스스로 장난감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인지하는 것을 전제로 그 범위 안에서 이뤄졌으며, 애초에 스토리의 발단부터가 자신이 장난감이라는 걸 버즈가 인식하는 과정을 기본 플롯으로 삼고 있었다. 그래서 장난감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장난감이 될 것이냐"를 늘 고민하고 선택해야 했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갑자기 장난감들이 자신들을 장난감 이상의 존재로 받아들이고 만다. 지난 세 편의

토이 스토리 3 Toy Story 3 (2010)

By 멧가비 | 2022년 11월 1일 | 
랏소라는 시리즈 최초의 조직 보스형 악당이 등장했고, 시리즈 최초로 "차별" 혹은 "계급" 이라는 테마가 따라붙는다. 햇빛마을 탁아소 소속 장난감 사회에 군림하며 측근을 제외한 새로 유입된 장난감들은 가혹한 노동 현장에 내보내는 랏소는 흔한 독재자 악당 스테레오 타입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 비백인 이민자들의 사회 계급 한계라는 벽을 암묵적으로 세워놓은 미국 사회의 한 단면을 상징하기도 한다. 시리즈가 세 편 쯤 되니 낯설고 무거운 테마를 끌어들이기도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장르 테크닉이 여간 화려해진 게 아니다. 햇빛마을 탁아소에서의 고난은 기본적으로 갱스터 누아르와 탈옥 장르인데, 마치 픽사 팬인 어린이들에게 언젠가 자라서 볼 영화 장르들에 대해 미리 예습시키는 효과도 있어 보인다. 물론 그 아이

토이 스토리 2 Toy Story 2 (1999)

By 멧가비 | 2022년 11월 1일 | 
전작이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이 영화에서의 테마는 사랑, 가족애. 조금 더 디즈니스러워진 후속작이다. 제시의 이야기는 부모 잃은 고아의 은유로 읽히며 스팅키 피트는 소외된 노인의 애정 결핍 호소, 사이드로 다뤄지는 버즈와 저그 대왕의 이야기도 코믹 터치이나 결국은 부자(父子)의 갈등 해소담이다. 앞서 조금 더 디즈니스러워졌다고 했으나 근본은 어디 안 가는 게, 한 편으로는 역시나 디즈니의 대척에 선 지점이 있다. 디즈니 페어리테일이 운명적인 사랑을 완성하며 끝나는 반면, 이 영화에서는 상처받은 장난감들이 대안을 찾으며 끝난다. 그리고 디즈니 클래식의 공주와 왕자들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가족과 헤어지거나([인어공주], [라이온 킹], [뮬란]) 아예 처음부터 가족이 해체된 채([백설

토이 스토리 Toy Story (1995)

By 멧가비 | 2022년 11월 1일 | 
캐릭터들의 개성과 티키타카 그리고 그 이전에 디지털 시각효과의 시대를 연 공로 등이 있지만 사실 내러티브 자체는 그 전 부터 너무나 익숙한 기성품인 게 맞다. [호두까기 인형]의 세계관에서 벌어지는 [머나먼 여정] 각색판이라고 봐야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의 텍스트를 "그냥 기성품"으로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이유, 월트 디즈니 산하에서 나오지 않을 법한 이야기가 디즈니 지붕 밑에서 나왔다는 점 때문이다. 월트 디즈니 클래식 장편 들은 일률적으로 권력지향적이다. 선악이 뚜렷한 세계관에서 결국에는 주인공이 권력을 쟁취하며 맞는 해피엔딩. [인어공주]는 변방 소수민족의 공주가 유럽의 전제 왕국 왕세자비로 영전하는 이야기, [미녀와 야수]에서는 평민 출신 벨이 귀공자비가 되고 [알라딘]에서의 하층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