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Posts
23 posts
압박 - 스페이스 인베이더
이곳에 손님이 없는 날은 드물다. 은퇴한 노인들이 절대다수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다른 놀 거리가 없는 시골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이면에 다른 이유가 있긴 하지만, 이는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날은 손님이 없이 한산했다. 게임기들마다 각각의 다양한 모험이 펼쳐지고 있다. 소녀는 계산대 근처에 앉아 이 수많은 세계의 중심에 있음을 즐기고 있다. 치열하게 움직이는 수많은 세상 속 여유로움. 다른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것이 아닐까? 문이 열리며 두 사람이 들어온다. 남자와 여자. 커플인가?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 여자는 수첩을, 남자는 카메라를 들고 있다. 스마트 폰이 일상화가 되며 사라진 두 가지다. 신기한.......

조금 더 - 판타지 존
오늘도 같은 시간에 눈을 떴다. 일어나자마자 휴대폰을 확인한다. 오늘도 아무 메시지가 없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지. 세안을 하고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한다. 거울 속에는 다 늙은 할머니가 있다. 언제 이렇게 늙었담. 꽃에 물을 주고 집안일을 하면 어느새 점심시간. 식사 후 약을 먹는다. 어차피 오래 살 것도 아닌데 왜 이리 많은지. 자식들의 잔소리가 무서워서 꾸준히 먹기는 한다. 그리고 나면 하루 중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다. 가볍게 산책을 나가서 논 길 한가운데 있는 오락실에 들어간다. 하루 중 유일하게 집을 떠나는 시간이다. 오락실을 지키는 귀여운 소녀가 있다. 손녀가 떠오른다. 이곳은 항상 북적이지만, 아무도 말을 걸지 않.......

오락실의 소녀 - 팩맨
논길 한 가운데 있는 외딴 건물. 한 남자가 들어선다. 어린 소녀가 그의 손을 잡고 있다. 소녀는 남자가 누구인지, 자신을 왜 여기로 데려온 것인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묻지 않는다. 그렇게 살아왔다. 생각할 필요도 없이 눈 앞에 닥친 상황을 온전히 받아들일 뿐이다. 건물 안에는 기묘한 기계들이 빛을 내고 있다. 기계마다 빨간색 막대 사탕이 달려있다. 남자가 손을 놓자 소녀는 건물 안을 둘러본다. 다양한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하다. 남자는 입구에 선 채로 그저 지켜볼 뿐이다. 그렇게 하나 하나 구경하던 소녀의 눈에 띈 것은 복잡한 미로였다. 유령이 돌아다니는 미로. 소녀의 시선이 미로를 따라 움직인다. 땡그랑 “한번 해.......

소녀 그리고 바다,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만난 작은 동화의 세계
소녀 그리고 바다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만난 동화의 세계 거대한 화면 속에는 작은 소녀와 한 마리의 고래가 등장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하는 듯한, 묘하게 따뜻한 분위기. 소녀는 고래와 함께 바닷속을 유영하고, 빛의 파편 같은 물결이 그 둘을 감싸고 끝없이 흐릅니다. 그 장면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저는 발걸음을 떼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담아 클립으로 올려봤습니다. 여행을 앞둔 설렘과 이 영상이 주는 몽환적인 분위기가 묘하게 겹쳐져서인지, 잠깐이지만 정말 환상 속을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공항이라는 곳이 늘 분주하고 바쁘기만 한 공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제 감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