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 대상인 [요짐보]와 결정적을 다른 점, 요짐보의주인공 무명의 방랑 검객 일명 '산주로'는 남루한 행색이나마 전직이 사무라이, 즉 특권 계층이었을 것임을 짐작하는 게 어렵지 않다. 그러나 본작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분한 (역시나 무명의) 건맨에게는 산주로가 가졌던 일말의 선민의식이 있을 수가 없다. 불분명한 시대적 배경이지만 대충 남북전쟁 전후라고 간주하더라도 작중에는 그 어떤 아프리카계 노예 출신들이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는 건 영화가 계급의식에 대해 이야기할 의도가 없다는 뜻이다. 즉, 사정 딱한 민초들을 구원하기 위해 같은 눈높이로 내려 온 특권계층이 산주로의 이미지였다면, 이쪽의 건맨은 총만 들었을 뿐 거기 뒹굴고 있는 멕시코인들과 하나 다를 것 없는 입장이다. 덕분에 건맨이 돈을 요구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