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릴과 함께 다시 마을로 돌아왔다. 산 능선 너머로 태양은 급하게 하늘에 석양을 칠하기 시작했다. 앞서서도 언급했지만, 시베리아의 해넘이는 짧다. 빠르게 일정을 소화하지 않으면, 남은 것은 야경 뿐일 것이다. 크라스나야르스크는 내일도 볼 수 있는 곳이고, 가로등불이 뒤덮은 도시의 거리를 감상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브노고르스크는 오늘만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버스 시간은 한 시간에 한 대. 곧 올 한 대의 버스를 보낸다고 생각하면 대략 1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아까 본 도시의 너비를 가늠했을 때, 그 정도면 이 도시의 모든 것을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 버스 시간을 정확하게 머리속에 넣어 두고서는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는 눈밭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