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기시감과 익숙함을 넘어 진부함마저 주는, 대전쟁 후 감정을 거세당한 인류. 그렇기에 관객이 대충 짐작할 거라 생각해서인가, 영화는 전쟁의 원인이나 현 체제의 성립, 인간이 살고있는 다른 하나의 '미개한 도시'와 같은 배경에 대한 설명을 일절 생략한다. 그리고 시선을 온전히 한 남자와 그가 주목하게 된 한 여자에 집중하는데... "이퀼리브리엄"의 변형인가 싶었더니 "THX-1138"의 리메이크에 가까웠을까. 한동안 멸종된줄 알았으나 기적적으로 꿈틀대는 하드 SF의 식구로 끼워주고 싶지만 그러기엔 '다 됐고 세상을 구하는건 결국 사랑이야!' 라는 외침이 너무 큰것 같기도 하고, 하여간 무언가를 강조하려면 그것이 결핍된 환경을 조성하라는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뚜렷한 개연성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