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명이서 여러 명을 사귀는 거야." 응? 나는 바보 같은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되물었다. 사실 '다자연애'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직감적으로 무슨 뜻인지 알았지만 다시 물어봐야만 할 것만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내 도덕관념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합의하에 두 사람이 양다리, 문어다리 놓는 거라고 생각하면 돼. 뭐 말 안 해도 상관없고" 아 정말 그거였구나. 나는 맥주 한 모금을 마시며 눈을 감았다. 이해는 안 되지만 존중은 할 영역인가 그게 무슨 개소리냐 끊어야 할까. 마음속 한구석 절대로 건들면 안 될 최소한의 돌벽이 흐물렁거리자 멀미가 느껴졌다. 하지만 무엇이 옳고 그르냐를 따지기에 앞서 사실 그게 뭘까 하는 궁금증이 더 컸기 때문에 나는 양심에게 '조금만 참아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