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주도 와서 그리 큰 목표는 없었다. 나로서는 지난 겨울에 섭지코지보다 남쪽으로 남하하지 못했던지라 남쪽을 좀 둘러보자 정도의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여행이 결정되고서야 어디를 둘러볼지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다. 대략 오름 한두개, 올레길 한두개 정도 둘러보자 하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군산오름을 출발해서 대충 뭔가 걸을 맛이 나 보이는 7코스 언저리를 좀 걸어보자...하고 강정마을에 닿은 것이었다. 이 작은 마을이 한때 주요 뉴스에 매일같이 오르내리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마을 안의 일부 현수막을 제외하고는 조용하기만 하다. 민감한 사안에 대해 여기서 함부로 다루기는 어려울 것 같고, 그저 여행자로서의 감상만 여기서는 적기로 하겠다. 군산오름에서 중문을 건너뛰고 바로 '경유 1'이 찍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