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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posts겨울 유럽여행 (36) 로마 : 감흥없는 요리사와 로마 둘러보기
1. 테르미니 역 젤라또 가게 파씨에서 만난 사람은, 며칠 전 피렌체 호스텔에서 알게 된 요리사 형님이었다. 피렌체 포스팅을 워낙 오래 전에 했기에 기억나지 않는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이 요리사 형님은 이탈리아의 어느 작은 도시의 레스토랑에서 셰프로 일하고 있는 한국인으로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도 자신이 가진 술이나 음식을 베푸는 선량한 사람이다. 여행 중 우연히 만나 추억을 쌓았던 사람을 다른 도시에서 다시 만나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우리는 반갑게 인사를 나눴고, 그동안 각자 어디를 여행했는지 이야기했다. 내가 피렌체를 지나 아씨시, 오르비에토 등의 이탈리아 중부 소도시를 들렸던 것처럼, 요리사 형님도 다른 소도시에서 즐거운 추억을 쌓은 것 같았다. 형님이 다녀온 마을은 스폴레토라고 하
겨울 유럽여행 (33) 로마 : 비수기의 콜로세움과 밤의 캄비돌리오
1. 마지막 입장인 3시 반까지 조금 아슬아슬한 시간, 간신히 콜로세움에 도착했다. 지난 여행, 그러니까 7년 전 친구와 함께 유럽에 왔을 때, 나는 콜로세움에서 딱 한 가지 빼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 한 가지는 - 감동이었다. 나는 콜로세움에서 오로지 감동만 했다. 그 이상의 것을 할 수가 없었다. 아, 엄청나게 감동을 했나보다, 그걸 이렇게 표현하나보다, 크림소스 범벅한 파스타처럼 느끼하구나, 하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는데, 그런 게 아니라 정말 그 이상의 것을 할 수가 없었다. 2. 7년 전. 때는 무더운 여름. 태양은 이글거렸고,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었으며, 로마는 정말 미친 듯이 더웠다. 나와 친구는 로마의 더위에 반쯤 정신이 나가있었고,

겨울 유럽여행 (31) 로마 : 첫째주 일요일의 팔라티움
1. 로마 이틀차. 기분 좋게 눈을 떴다. 이 날은 2018년의 첫번째 일요일이었다. 일요일, 특히 첫번째 일요일이라는 날은 로마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1) 매달 첫째주 일요일, 로마에서는 주요 박물관, 유적지, 미술관 등지에서 무료 입장 행사를 연다. 2) 매주 일요일, 바티칸에서는 교황 축사 행사를 연다. 내가 만약 로마에 2주 이상 머문다면 별다른 고민이 없었겠으나, 내게 주어진 시간은 1주 남짓한 시간 뿐이었고, 그래서 일요일은 이 날 하루뿐이었다. 덕분에 상당한 고민을 해야만 했다. ...아무래도 바티칸에서 12시에 열린다는 교황 성하 축사 행사는 가야겠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모형으로만 봤던 그 분을 한번 정도는 실물로 뵙고 싶

겨울 유럽여행 (30) 로마 : 산 탄드레아 성당과 야경
1. 판테온에서 조금만 걸으면 나보나 광장이다. 원래는 나보나 광장에 가려고 했다. 그런데 이게 웬 걸. 나보나 광장은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정신이 없었다. 크리스마스라면 옛날에 다 지났는데 왜 지금까지? 크리스마스 겸, 새해 겸해서 열어놓은 건가? 알쏭달쏭했지만 어쨌든 요란스러운 축제 분위기에 김이 팍 샜다. 밤에 왔다면 전등 불빛 버프 때문에 또 어땠을지 모르겠는데 시간은 아직 불을 켜기엔 이른 때였고, 그래서 설치된 마켓과 놀이공원 등의 모양새는 조잡해보였다. 게다가 사람들, 특히 애기들이 잔뜩 뛰어다니고 있었고, 길 한편엔 쓰레기가 잔뜩 쌓여있었고, 무엇보다도 테러 위험 때문에 몸수색하는 입장줄이 매우 길었다. 으음, 아냐, 오늘의 나는 여기에 가고 싶지 않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