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대전광역시 공식블로그 | 2019년 2월 16일 |
올해 1월 개관한 원신흥도서관은 원신흥동에 필요했던 문화와 배움의 공간으로 꾸며졌습니다. 개관과 맞추어서 작은 전시도 있어서 찾아가 보았습니다. 집에서는 조금 멀리 떨어져 있지만 주차공간도 잘 갖추고 있어서 문화를 향유하기에 편안한 곳입니다.
지하주차장과 어울림터가 있는 지하주차공간과 1층, 2층, 3층으로 조성이 되어 있습니다. 3층에는 배움터와 문화나눔터, 지혜나눔터, 꿈나눔터로 공간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1층에서는 원신흥도서관을 이용하는 내용이나 전시전, 영화상영시간을 볼 수 있습니다.
도서관 개관기념 전시인 강혁 작가의 '고래스쿠터전'은 2019년 1월 24일부터 2월 28일까지 갤러리 서(2층)에 가면 보실 수 있습니다. 강혁 사진작가는 9박 10일간 스쿠터를 타고 남원과 보성, 청산도, 하동 등 남해안을 일주했는데요. 여행의 수단이었던 '스쿠터'에게 말을 거네는 형식으로 60편의 글을 써 책을 출간하기도 했죠.
작가는 청산도에서 보낸 시원한 섬 생활과 완도에서 남해까지 비가 오는 장거리 운전을 했다고 하는데요. 고래스쿠터는 투정도 없이 움직인다고 합니다. 뭐 여행이 별 거 없이 가방에 바퀴 두개만 달면 떠날 수 있다고 합니다.
강혁 작가는 올 초 하동에 위치한 ‘지리산문화예술사회적협동조합 구름마’의 한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여행 과정을 그림책으로 펴내는 프로젝트인데요, 지난 오월에 남해안 스쿠터 여행을 마치고, 원고와 원화를 완성하여 책을 출간했습니다.
여행을 떠나며 만난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곳에 있었습니다. 스쿠터와 VR(가상현실)을 접목시켜 책과 여행을 주제로 설치작업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네요. 대전의 새로운 미래 도서관의 비전을 보여줄 ‘원신흥도서관’에서 자신의 책을 소개하고, 대전시민들에게 ‘책으로 전하는 예술 여행’을 주제로 신선한 만남의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합니다.
책이 있는 공간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개관한지가 얼마 안되어서 그런지 몰라도 깔끔한 동선이 엿보입니다.
고전은 계속 읽고 씹어도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고전중에서 가장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것은 오 헨리의 소설입니다. 오래간만에 고전을 찾아서 읽어봅니다.
오 헨리의 단편집은 전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습니다. 따뜻한 유머는 물론, 깊은 페이소스를 풍기며 인간애를 탁월하게 묘사해 지금까지도 풍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을 발견하게 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원신흥도서관으로 가실분들은 11번, 24번, 106번, 115번, 706번 버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원신흥복합문화도서관 : 유성구 원신흥남로 59도서관 이용문의 042-601-6970
By
대전광역시 공식블로그 | 2019년 1월 21일 |
"아! 천추만세에 내 슬픔을 알리라"- 충암 김정-
선비들이 죽음을 겪거나 유배를 가는 등 정치적인 탄압을 받는 사건을 보통 '사화(士禍)'라고 부르는데요. 당대 권력은 지우려고 했지만 세상은 기억하는 사람들의 흔적을 만나러 대전시립박물관 기획전 '1519 선비의 화- 김정과 그의 조선'을 찾았습니다.
이번 전시는 대전지역의 중요한 역사인물인 '충암 김정' 선생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1519년에 발생한 정치적 사건 '기묘사화(己卯士禍)'를 재조명해 보는 자리입니다.
대전시립박물관에는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이 따로 운영이 되고 있는데요. 기획전시공간은 두 곳이 있어 주제가 다르거나, 주제가 이어지는 전시를 동시에 만날 수 있습니다.
충암 김정은 정암 조광조 등과 함께 개혁정치에 참여했다가 기묘사화에 연루되어 36세의 젊은 나이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당시 충암은 겨우 목숨을 건져 금산에 유배됐다가, 진도를 거쳐 제주로 옮겨졌는데요. 충암은 외로운 섬 제주도에서 36년의 삶을 마감하면서 사약을 들고 '임절사'를 읊조립니다.
"외딴섬에 버려져 외로운 넋이 되려 하니
어머님 두고 감이 천륜을 어기었네
이 세상을 만나서 나의 목숨 마쳐도
구름을 타고 가면 하늘문에 이르리
굴원을 따라 떠돌고도 싶으나
기나긴 어두운 밤 언제면 날이 새리
빛나던 일편단심 쑥밭에 묻게 되면
당당하고 장하던 뜻 중도에서 꺾임이니
아! 천추만세에 내 슬픔을 알리리"
충암은 연산군을 몰아내고 중종을 옹립한 정국공신의 공을 가려내는 '위훈삭제'를 추진하다가 기존 세력인 훈구파의 공격을 받게 됩니다. 충암은 중종 14년(1519년)에 일어난 기묘사화에 연루돼 그 화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이야 정치적인 생명이 끝나는 선에서 머물 수도 있지만 조선시대에는 죽음까지 감내해야 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개인적인 이야기에 국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선의 정치적인 생명이 어떻게 유지될 수 있었는지를 알 수 있는 전시입니다. 화를 당해 유배를 당하기도 하고 사약을 받고 생을 마감할 수도 있었지만 새로운 깨달음 얻거나 학문을 게을리하지 않고 빛나는 계기로 삼은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조선시대 첫 사화는 역사상 유명한 폭군인 연산군 때 일어났습니다. 조선시대에 사화를 일으키게 만든 왕들은 정치적으로 자신의 입지를 확고하게 만들기 위해 활용했죠.
연산군 역시 초기에 폭정의 결과라기보다는 자유로우면서 강력한 왕권을 행사하기 위해 삼사와 사관들에게 정치적인 경고를 한 것이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서 등장한 유배지는 모두 408곳이라고 합니다. 지역별로 보면 경상도가 81곳, 전라도가 74곳, 충청도는 70곳에 달하며 횟수로 보면 전라도는 915회, 경상도는 670회, 충청도는 320회에 이릅니다. 지역으로는 제주도가 81회로 가장 많습니다. 가장 먼 섬이고 지금이야 쉽게 갈 수 있지만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제주도는 아주 멀고 쉽게 갈 수도 없고 나오기도 힘든 곳이었죠.
지금도 적지 않은 정치적인 충돌이 일어나고 있지만 사화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통치자에 의해 죽음에 이르기까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김정이 출사 한 것은 연산군이 폐위된 직후였다고 합니다. 연산군을 몰아내고 이복동생인 진성대군(중종)을 왕으로 추대한 사건인 '중종반정'은 충을 숭상하는 성리학을 국가철학이자 통치이념으로 삼아 건국한 나라였기에 그 의미가 상당히 컸습니다.
충암은 11가지 잠언이라는 '십일잠'을 적었는데, 이는 그가 약관의 나이에 방대한 고금의 문헌들을 읽고 그것을 어떻게 자기 것으로 만들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1515년(중종 10) 8월 순창군수 김정은 담양부사 박상과 함께 폐비 신 씨의 복위를 주청 하는 상소를 올렸다. 신 씨는 중종의 즉위와 함께 왕비가 되었으나 반정세력들은 신 씨의 아버지 신수근이 반정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그를 폐위시켰다. 감정의 상소는 부부의 연을 강제로 끊어버린 반정공신들의 폐륜과 자신의 아내를 지키기 못한 중종의 무능, 모두를 공격한 것으로 파장은 클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는 대간들조차 김정을 비난했고 결국 파직된 그는 충북 보은에 유배되었다."
현재 김정을 배향하는 서원들은 충북 보은의 상현서원, 충북 청주 신항서원, 대전의 숭현서원, 정북 장수 화산사가 있습니다. 또 지금은 사라졌지만 화산서원, 성곡서원, 귤림서원이 있었습다.
화를 입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안위보다는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는 의미의 반증이기도 합니다. 소신으로 세상을 살았던 사람만이 겪었던 화를 보면서 소신의 의미를 되새겨봅니다.
충암 김정은 1576년(선조9)에 문간이라는 시호를 받았으며 1758년(영조34) 영의정에 추증됩니다.
한편, 기획전시실 입구에 가면 국보 제233호로 지정된 '근정전'이 눈에 들어옵니다. 1395년에 지은 건물은 임진왜란 때 불타버렸고, 현재의 건물은 1867년 중건되었는데요. 앞면 5칸, 옆면 5칸의 팔작지붕으로 아래층의 고주가 위층의 변주가 되는 구조로, 조선시대 궁궐의 정전 중에서 가장 높고 규모가 크며, 조선 후기 다포계 건축의 특징을 대표하는 건물입니다. 신하들의 조하를 받던 곳으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zoomtr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