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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 공식블로그 | 2019년 1월 21일 |
"아! 천추만세에 내 슬픔을 알리라"- 충암 김정-
선비들이 죽음을 겪거나 유배를 가는 등 정치적인 탄압을 받는 사건을 보통 '사화(士禍)'라고 부르는데요. 당대 권력은 지우려고 했지만 세상은 기억하는 사람들의 흔적을 만나러 대전시립박물관 기획전 '1519 선비의 화- 김정과 그의 조선'을 찾았습니다.
이번 전시는 대전지역의 중요한 역사인물인 '충암 김정' 선생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1519년에 발생한 정치적 사건 '기묘사화(己卯士禍)'를 재조명해 보는 자리입니다.
대전시립박물관에는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이 따로 운영이 되고 있는데요. 기획전시공간은 두 곳이 있어 주제가 다르거나, 주제가 이어지는 전시를 동시에 만날 수 있습니다.
충암 김정은 정암 조광조 등과 함께 개혁정치에 참여했다가 기묘사화에 연루되어 36세의 젊은 나이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당시 충암은 겨우 목숨을 건져 금산에 유배됐다가, 진도를 거쳐 제주로 옮겨졌는데요. 충암은 외로운 섬 제주도에서 36년의 삶을 마감하면서 사약을 들고 '임절사'를 읊조립니다.
"외딴섬에 버려져 외로운 넋이 되려 하니
어머님 두고 감이 천륜을 어기었네
이 세상을 만나서 나의 목숨 마쳐도
구름을 타고 가면 하늘문에 이르리
굴원을 따라 떠돌고도 싶으나
기나긴 어두운 밤 언제면 날이 새리
빛나던 일편단심 쑥밭에 묻게 되면
당당하고 장하던 뜻 중도에서 꺾임이니
아! 천추만세에 내 슬픔을 알리리"
충암은 연산군을 몰아내고 중종을 옹립한 정국공신의 공을 가려내는 '위훈삭제'를 추진하다가 기존 세력인 훈구파의 공격을 받게 됩니다. 충암은 중종 14년(1519년)에 일어난 기묘사화에 연루돼 그 화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이야 정치적인 생명이 끝나는 선에서 머물 수도 있지만 조선시대에는 죽음까지 감내해야 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개인적인 이야기에 국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선의 정치적인 생명이 어떻게 유지될 수 있었는지를 알 수 있는 전시입니다. 화를 당해 유배를 당하기도 하고 사약을 받고 생을 마감할 수도 있었지만 새로운 깨달음 얻거나 학문을 게을리하지 않고 빛나는 계기로 삼은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조선시대 첫 사화는 역사상 유명한 폭군인 연산군 때 일어났습니다. 조선시대에 사화를 일으키게 만든 왕들은 정치적으로 자신의 입지를 확고하게 만들기 위해 활용했죠.
연산군 역시 초기에 폭정의 결과라기보다는 자유로우면서 강력한 왕권을 행사하기 위해 삼사와 사관들에게 정치적인 경고를 한 것이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서 등장한 유배지는 모두 408곳이라고 합니다. 지역별로 보면 경상도가 81곳, 전라도가 74곳, 충청도는 70곳에 달하며 횟수로 보면 전라도는 915회, 경상도는 670회, 충청도는 320회에 이릅니다. 지역으로는 제주도가 81회로 가장 많습니다. 가장 먼 섬이고 지금이야 쉽게 갈 수 있지만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제주도는 아주 멀고 쉽게 갈 수도 없고 나오기도 힘든 곳이었죠.
지금도 적지 않은 정치적인 충돌이 일어나고 있지만 사화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통치자에 의해 죽음에 이르기까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김정이 출사 한 것은 연산군이 폐위된 직후였다고 합니다. 연산군을 몰아내고 이복동생인 진성대군(중종)을 왕으로 추대한 사건인 '중종반정'은 충을 숭상하는 성리학을 국가철학이자 통치이념으로 삼아 건국한 나라였기에 그 의미가 상당히 컸습니다.
충암은 11가지 잠언이라는 '십일잠'을 적었는데, 이는 그가 약관의 나이에 방대한 고금의 문헌들을 읽고 그것을 어떻게 자기 것으로 만들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1515년(중종 10) 8월 순창군수 김정은 담양부사 박상과 함께 폐비 신 씨의 복위를 주청 하는 상소를 올렸다. 신 씨는 중종의 즉위와 함께 왕비가 되었으나 반정세력들은 신 씨의 아버지 신수근이 반정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그를 폐위시켰다. 감정의 상소는 부부의 연을 강제로 끊어버린 반정공신들의 폐륜과 자신의 아내를 지키기 못한 중종의 무능, 모두를 공격한 것으로 파장은 클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는 대간들조차 김정을 비난했고 결국 파직된 그는 충북 보은에 유배되었다."
현재 김정을 배향하는 서원들은 충북 보은의 상현서원, 충북 청주 신항서원, 대전의 숭현서원, 정북 장수 화산사가 있습니다. 또 지금은 사라졌지만 화산서원, 성곡서원, 귤림서원이 있었습다.
화를 입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안위보다는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는 의미의 반증이기도 합니다. 소신으로 세상을 살았던 사람만이 겪었던 화를 보면서 소신의 의미를 되새겨봅니다.
충암 김정은 1576년(선조9)에 문간이라는 시호를 받았으며 1758년(영조34) 영의정에 추증됩니다.
한편, 기획전시실 입구에 가면 국보 제233호로 지정된 '근정전'이 눈에 들어옵니다. 1395년에 지은 건물은 임진왜란 때 불타버렸고, 현재의 건물은 1867년 중건되었는데요. 앞면 5칸, 옆면 5칸의 팔작지붕으로 아래층의 고주가 위층의 변주가 되는 구조로, 조선시대 궁궐의 정전 중에서 가장 높고 규모가 크며, 조선 후기 다포계 건축의 특징을 대표하는 건물입니다. 신하들의 조하를 받던 곳으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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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 공식블로그 | 2018년 8월 6일 |
개인적으로 대전에서 오랜시간 살아왔지만 대전의 역사에 대해 모르는것도 많았는데요. 대전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부터 미래의 모습까지도 그려볼 수 있 곳이 있습니다.
대전사람이라면 한번쯤 방문하면 좋은 대전시립박물관인데요. 잠시 짬을 내서 아이와 함께에 다녀왔습니다. 기존의 '대전역사박물관' 명칭을 '대전시립박물관'으로 일원화한후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요. 어른이나 아이들 모두 대전시립박물관을 직접 방문해서 체험해 본다면 대전에 대해서 좀더 쉽고 재미있게 알수 있을 거에요.
<대전시립박물관 관람시간>동절기 (11~2월) : 10:00 ~ 18:00하절기 (3~10월) : 10:00 ~19:00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1일, 설,추석 당일, 기타 박물관장이 저정한 날관람료 : 무료
대전시립박물관 관람은 3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면서 하면 되는데요. 3층 입구에 들어서면 대전 지명 유래와 함께 구석기 시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져온 대전의 역사연표를 볼수 있습니다.
상설전시실에는 대전에서 발굴된 유물, 기증, 기탁된 유물을 살펴볼수 있습니다.
대전 유학자의 삶과 문화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는데요. 대전 회덕 동춘당의 축소 모형도 볼수 있고, 대전사람에게 너무나 유명한 우암 송시열 선생의 글씨도 볼수 있습니다. 그 외 과거시험, 조선 여성들의 삶, 태어남과 죽음, 조선시대 상례와 제례의 모습들을 잘 살펴볼 수 있습니다.
계속 유물과 자료만 보면 조금 지루할수 있지만 곳곳에 아이들을 위한 체험공간, 쉼터, 포토존이 있어서 쉬어가며 즐길 수 있습니다.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해 대전의 역사를 재미있게 알아갈 수 있죠.
상선전시실 관람을 마치고 길을 따라 내려오면 도시계획 홍보관이 나옵니다.
옛날 대전의 모습을 그려놓았습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이곳에서 한참을 이야기하셨는데요. 어르신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곳인가봅니다. 그 시대를 직접 경험하지 못한 젊은사람들도 TV를 통해서 많이 접해왔기때문에 그리 낮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대전의 모습을 한눈에 볼수 있게 재현해 놓은 모형을 살펴봅니다. 도시철도역, 공원, 아파트, 하천의 모습과 위치까지 정확하게 표현하여 보면서도 감탄을 연발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를 찾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도안신도시가 대전의 중심축으로 성장하기까지의 대전의 발전사와 변화 과정을 자세하게 적어놓았습니다. 대전의 과거 모습과 최근에 이르기까지 대전 도심의 변화를 고스란히 느낄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체험전시'벽돌공장에 놀러간 아기돼지'도 둘러봅니다. 이 전시는 2019년 5월 26일까지 계속됩니다.
어릴적 읽었던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입니다. 튼튼한 벽돌로 지은 셋째 돼지네집 덕분에 힘센 늑대한테 잡아 먹히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담겨있죠.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는 교훈이 듬뿍 들어가있는 이야기였습니다. 동화속 캐릭터라서 막.... 친근하고 반가웠네요.
셋째 돼지가 어떻게 벽돌집을 지었는지 알 수 있는데요. 벽돌공장에 놀러가서 벽돌이 만들어지는 과정, 다양한 벽돌문양, 아치를 배워볼수 있는 공간입니다.
아이들은 직접 벽돌을 쌓아보고 무너뜨리면서 자유롭게 놀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사용해보면 벽돌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는데요. 안전모와 안전복을 착용하고 체험해보면 더 실감나지만 우리 아이에게는 너무나 작았네요.
문양판에 별, 하트, 네모, 동그라미 등 다양한 문양을 찍어 볼 수 있습니다.
벽돌을 컨베이어벨트로 옮겨보는 체험.
벽돌을 쌓아 올려 벽돌집을 만들어보고 벽돌을 바구니에 담아 기중기로 끌어올려보는 체험도 해봤습니다.
초등 고학년인 아이에게는 좀 시시했지만 초등 저학년까지는 알차게 즐길수 있는 전시공간인것 같습니다. 어린 꼬마들은 정말 열광하며 재미나게 체험을 하고 있네요. 아가들, 귀여웡~ ^^
화장실 가는길에 발견한 대자보. 딸을 찾는 부모의 절절함이 느껴집니다. 대전시립박물관에는 오랜 세월 대전에서 살아온 우리 선조들이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통해 옛 선조들의 지혜로움을 배울수 있고, 대전인으로써 자긍심을 느낄수 있었는데요. 오늘 이렇게 대전시립박물관을 방문하고나니 대전을 더 좋아하게 된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I love daej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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