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뽕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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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화 滿城盡帶黃金甲 (2006)

멧가비|2020년 12월 31일

장기 두다가 결국 현피 뜨는 영화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권력자들도 결국 치정과 자존심 등 일차원적인 감정 싸움을 벌이는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기 위해 너무 많은 국화꽃이 꺾이고 너무 많은 피가 흐른다. 권력과 욕망 앞에서는 혈연이고 뭐고 없다는 식의 주제도 너무 적나라하고, 그걸 묘사하는 방식도 비정해서 아무튼 그냥 영화가 막 진흙탕이야. 거의 모든 화면을 황금색으로 도배할 만큼 미장센이 화려한데 정작 이야기는 진흙탕 똥통인 점이 대비되는 데에서 오는 맛은 또 있다. 한낱 인간이 인간의 위에 서는 사회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의미없이 희생되는 만 단위의 목숨들. 몰락 직전의 후당(後唐)을 간접적 배경으로 삼은 이 영화에서 그것은 전쟁 조차도 아니며 그렇게 쓰러진 많은 목숨들이 납득할 만

영웅 英雄 (2002)

멧가비|2020년 12월 31일

대놓고 [라쇼몽]식 구성을 빌려오고 있는데도 반대로 색채의 미학을 강조했던 흥미로운 레지스탕스 영화. 이연걸 견자단의 상상 결투 씬은 중화권 모든 무협 영화를 통틀어 손에 꼽힐 명장면이다. 듣자하니 김성수의 [무사]를 참고했다고 하던데, 좋은 레퍼런스에 음악, 화면구성, 편집 까지, 가히 이 장면 하나에 총력을 쏟아 부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 마저 들 정도. 캐릭터 설정이 재미있다. 실제 역사의 진시황과는 별개로 이 영화 속 영정은 피를 묻힌 전쟁 군주의 면모와 난세를 끝내려 한다는 명분이 혼재하는, 외로운 다크 나이트인 셈이다. 그리고 그 대척점에 선 무명은 영정을 암살하기 위해 거쳐 온 아수라장을 설명하는 일종의 나레이터 쯤 된다. 타겟의 목에 칼을 꽂기 일보직전에 칼 끝을 돌리고 자신을 희생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