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라쇼몽]식 구성을 빌려오고 있는데도 반대로 색채의 미학을 강조했던 흥미로운 레지스탕스 영화. 이연걸 견자단의 상상 결투 씬은 중화권 모든 무협 영화를 통틀어 손에 꼽힐 명장면이다. 듣자하니 김성수의 [무사]를 참고했다고 하던데, 좋은 레퍼런스에 음악, 화면구성, 편집 까지, 가히 이 장면 하나에 총력을 쏟아 부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 마저 들 정도. 캐릭터 설정이 재미있다. 실제 역사의 진시황과는 별개로 이 영화 속 영정은 피를 묻힌 전쟁 군주의 면모와 난세를 끝내려 한다는 명분이 혼재하는, 외로운 다크 나이트인 셈이다. 그리고 그 대척점에 선 무명은 영정을 암살하기 위해 거쳐 온 아수라장을 설명하는 일종의 나레이터 쯤 된다. 타겟의 목에 칼을 꽂기 일보직전에 칼 끝을 돌리고 자신을 희생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