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물
Posts
25 posts어 퓨 굿 맨 A Few Good Men (1992)
픽션 속 미친 군장성의 특징. 자신이 곧 안보 그 자체라는 망상에 심각하게 빠져있다. 어찌보면 서글픈 얘기지만 조직 내에서 어떤 직책을 맡았던, 어떠한 한 개인도 대체불가능하지 않다. 누가 사라지면 다른 누군가가 어떠한 형태로든 그 자리를 채우거나, 아니면 그냥 빈 자리는 비어있는 채로 집단은 굴러간다. 마이클 잭슨이 사망했어도 미국 팝은 멸망하지 않았고 마이클 조던이 늙었어도 여전히 미국 농구는 최강이다. 그러나 높은 자리를 차지했거나 거대한 무언가를 틀어쥔 사람들은 종종 망각한다. 자신으로 "대변될 뿐인" 그 위엄이 곧 자기 자신이라고 말이다. 그 지점에서 비극이 발생한다. 소속된 조직의 중요도와 자기 자신을 동일시해버리면 자신을 대체불가능한 존재라 과대평가하게 된다. 자기 자신이 대체불가능한

나를 찾아줘 Gone Girl (2014)
영화의 가장 놀라운 지점은 충격적인 전개도, 반전도 아니다. 추리극도 사이코 스릴리도 치정극도 아닌, 아니 사실은 그것들을 모두 품은 "코즈믹 호러"가 실질적인 장르였다는 점에서 기겁한다. 내용이 아니라 장르 자체에 놀라다니. 잠깐 미시적으로 보자면, 영화는 적절한 징벌에 대해 하나의 대답을 제시하고선 관객들 사이에서 논쟁이 생산되는 것을 꾀하는 듯 보인다. 우선은 남자의 잘못이다. 불륜은 그 어떤 이유를 불문하고 벌 받아 마땅한 죄지. 그러나 그에 따라 남자가 받게될 사적 응징의 정도가 너무 과하다면 과할 것이고 마땅하다면 마땅할 것이며 이는 전적으로 관객의 입장과 주관에 달려있다. 법이 심판하지 않는 죄, 그것을 사적으로 벌할 때에 그 수준을 과연 누가 정하는 게 옳은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멋진 악몽 ステキな金縛り (2011)
마찬가지로 미타니 코키 각본작인 [12인의 온화한 일본인들]과 어떤 의미에서는 같은 맥락에 놓여진 영화다. 일본인이 상상할 수 있는 "판결제도에 대한 실험"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12인...]이 일본식 소심한 군상들과 배심원 제도의 결합에 대한 실험이었다면, 이 영화는 훨씬 아득한 경지를 나아가 "판결제도와 오컬트의 결합"을 다룬다. 전국시대의 무사 유령이라는 간단한 소재 하나가 현실에 들어오자 법정 공방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일종의 "왓 이프" 코미디라고 불러도 될 것이다. 여기에 유령을 보는 법정 화가, 사이비 음양사 등이 끼어들면 비로소 미타니 코키 군상극이 완성된다. 다만 미타니의 전작들처럼 시끌벅적하게 판을 키우는 대신 오히려 이야기는 조금 더 작아진다. 주인공인 호쇼

변호인 (2013)
안 그래도 송강호인데, 이 영화를 기점으로 이젠 그냥 연기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인 것만 같다. 송강호를 파워레인저에 데려다 놓으면 지구는 정말 끔찍한 멸망의 위기에 놓인다. 송강호를 텔레토비에 데려다 놓으면 그 곳은 원색의 이주민들이 감금 노동착취를 당하는 사탕수수 농장이 된다. 송강호를 BBC 다큐멘터리에 데려다 놓으면 사바나는 느와르의 무대가 될 것이다. 송강호로 웃으려면 [반칙왕]을 보면 된다. 송강호를 한심해 하고 싶으면 [살인의 추억]을 보면 된다. 송강호로 울고 싶으면 이 영화를 보면 된다. 배우와 별개로 영화는? 진심은 알겠으나, 그렇다고 해도 우직함을 넘어 촌스럽기까지 한 연출. 전두환의 사진 액자를 딱 그 타이밍 그 프레임 안에 집어넣는다든지, 송우석과 함께 99명 변호사들의 표정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