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퓨 굿 맨 A Few Good Men (1992)
By 멧가비 | 2021년 8월 2일 |
픽션 속 미친 군장성의 특징. 자신이 곧 안보 그 자체라는 망상에 심각하게 빠져있다. 어찌보면 서글픈 얘기지만 조직 내에서 어떤 직책을 맡았던, 어떠한 한 개인도 대체불가능하지 않다. 누가 사라지면 다른 누군가가 어떠한 형태로든 그 자리를 채우거나, 아니면 그냥 빈 자리는 비어있는 채로 집단은 굴러간다. 마이클 잭슨이 사망했어도 미국 팝은 멸망하지 않았고 마이클 조던이 늙었어도 여전히 미국 농구는 최강이다. 그러나 높은 자리를 차지했거나 거대한 무언가를 틀어쥔 사람들은 종종 망각한다. 자신으로 "대변될 뿐인" 그 위엄이 곧 자기 자신이라고 말이다. 그 지점에서 비극이 발생한다. 소속된 조직의 중요도와 자기 자신을 동일시해버리면 자신을 대체불가능한 존재라 과대평가하게 된다. 자기 자신이 대체불가능한
12인의 온화한 일본인 12人の優しい日本人 (1991)
By 멧가비 | 2016년 9월 5일 |
시드니 루멧 감독, 헨리 폰다 주연의 57년 영화(이하 원작)는 TV 드라마 작가이자 무대 극작가였던 미타니 코키에 의해 오마주되어 1990년 연극 무대에 올려진다. 이를 각본 삼아 1년 후 만들어진 것이 바로 이 영화인데, 원작이 가진 기본적인 설정과 포맷은 남아있으나 다소 무거웠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미타니 특유의 소동극적인 분위기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 원작이 미국 사회에 대한 고찰과 배심원 제도 그 자체를 두고 다소 묵직하게 끌어간 이야기였다면 이쪽은 일본 사회를 구성하는(협의하고 결정하는) 인간 군상들의 캐리커처와도 같다. 그와 동시에 일본 사회의 엘리트주의에 대한 비판도 담고 있는데, 원작과 달리 12인 중 가치 있는 이야기를 던지는 사람은 일부 소수이며 그 중 최초로 이의제기를 한 배심원
시티 라이트 City Lights (1931)
By 멧가비 | 2021년 11월 20일 |
도시의 위정자들은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동상 앞에서 자신들의 형편을 자축하지만 같은 프레임 안에서 떠돌이(The Tramp)는 등 대고 맘 편히 누워 잘 곳 하나 갖지 못한 채 도시의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으며 쫓겨난다. 높으신 분들이여, 당신들이 뻑적지근하게 자축하는 그 도시의 풍요는 대체 누굴 위한 것인지요. 떠돌이 혹은 부랑자라 불리우는 하나의 캐릭터로 수십년, 이제서야 드디어 떠돌이에 대한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 이 영화는 첫 씬부터 문제 하나를 툭 던지고 시작한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처럼 채플린은 '유나이티드 아티스트' 설립 이후, [황금광 시대]에 이어서 또 한 번 떠돌이 캐릭터와 함께 장편 영화로 돌아온다. 제목이 중요한 영화이기도 하다. 여기서의 떠돌이에게는 세 가지의 빛이 있다.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