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주의에 빠진 각본가들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반발한다. 사랑을 위해 죽을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커플이 자신을 그렇게 몰아붙이는 세상과 싸울 힘도 없이 찌질하게 죽음을 택한다고? [미스터 미세스 스미스]는 그 회의점에서 탄생했다. 영화 내내 각본가들이 이렇게 말하는 듯 하다 : "셰익스피어, 좆까세요."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진지한 비극을 쌍권총으로 걸레로 만들고 C4에 도화선을 붙여 폭발시킨다. 진지할만한 상황을 계속 유연하게 회피하지만, 그 안에서의 휴머니즘은 살려서 큰 비극없이 감정선을 유지하는 격식없는 발레를 벌이기도 한다. 이 영화는 내 마음 속에 자리한 영화 중 하나다. [이터널 선샤인]이 사랑의 본질을 깨닫게 만들어 준다면, 이 영화는 나에게 이런 사랑을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