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유래한 주술인 '후두'에 사용되는 기다란 물건들을 닮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빨간 돌기둥 자체에 원주민들의 전설이 서려있기 때문인지? 그 유래는 확실하지 않지만, 미서부 유타 주의 브라이스캐년 국립공원은 '후두(Hoodoo)'라 불리는 붉은 바위기둥들이 솟아있는 풍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우리 부부가 대륙횡단 여행 중에 이 국립공원에서 마지막으로 구경하러 간 것은, 많은 분들이 그 존재조차 전혀 알지 못하고 지나치는 브라이스캐년의 이색적인 동굴과 폭포였다.
국립공원 정문을 일단 나와서 12번 도로를 만나 동쪽으로 조금 달리면, 산 아래로 내려가다가 조그만 개울을 건너는 다리를 지나자마자 잘 만들어진 주차장 하나가 나온다.
그 주차장에서 한동안은 마지막이 될 브라이스캐년 관광의 대미를 장식할 모시케이브(Mossy Cave) 트레일이 시작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국립공원 정문 밖으로는 나왔지만, 이 지역은 다시 공식적으로 국립공원에 포함이 되는 곳이다.
저 후두들 너머에 있는 높은 평지가 국립공원의 입구가 있는 곳이니까, 차를 타고 후두들이 서있는 협곡 아래로 내려온 것인데, 서있는 언덕 아래쪽에 작은 물줄기 하나가 흘러가는 것이 보인다.
졸졸 흐르는 개울을 거슬러 트레일을 따라 걸어가면 다리도 두 개를 건너야 한다. 불과 1시간 전까지 두꺼운 파카에 털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역시 미서부답게 해만 뜨면 기온이 팍팍 올라가는 것이 느껴진다.
두 번째 다리에서 상류쪽으로 올려다 보면, 사람이 지나가는 아래쪽으로 폭포 비스무리한 것이 보인다. 일단 다리를 건너서 나오는 갈림길에서 왼편의 동굴 먼저 보러 가기로 한다.
다른 관광객들도 몇 분 계시는 저 어두컴컴한 곳이 동굴의 입구인 모양인데,
그냥 저 바위 아래에 파진 곳이 '동굴'의 전부이다~ 안내판의 설명을 확대해서 직접 보실 수 있는데, 바위 틈새로 물이 흘러나와서 겨울부터 봄까지는 사진처럼 고드름이 얼어서 장관을 이룬다고 하지만, 여름부터 이 때 가을까지는...
이렇게 이끼(moss)들만 잔뜩 끼어있어서 '이끼동굴'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혹시 거대한 진짜 동굴을 기대하신 분이 계시다면, Mossy Cave라고 이름을 붙인 국립공원청에 항의를 하시기 바란다~^^
동굴의 크기를 보여드리기 위해서, 최대한 안쪽으로 들어가서 힘든 자세로 포즈를 취해드렸다. "자, 동굴은 봤으니까, 이제 폭포를 보러가자~"
앞서 갈림길에서 계속 개울을 따라 올라가면 폭포의 위쪽으로 가는 것이고, 아래쪽에서 폭포를 올려다 보려면 다리 아래로 내려가서 이 강바닥으로 걸어가야 한다. 아내가 손을 담그고 있는 모습을 자세히 보여드리면,
이렇게 오전의 햇살을 받아서 맑은 물이 영롱하게 반짝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트로픽디치폴(Tropic Ditch Falls)은 사실 인공폭포라고도 할 수 있는데, 하류의 트로픽(Tropic) 마을 사람들이 멀리 떨어진 저수지의 물을 끌어오기 위해서 1892년에 완성한 배수로(ditch)를 따라서 물이 흘러오기 때문이다.
바로 밑까지 가보면 높이도 제법 높은 '폭포'가 맞다~ 붉은 퇴적암 절벽을 깍으며 떨어지는 맑은 폭포수를 보니, 비록 물색깔은 틀리지만 3년전에 혼자 힘들게 찾아가서 봤던 아래의 폭포가 떠오른다.
브라이스캐년의 폭포에 실망하신 분이라면, 위의 사진을 클릭해서 그랜드캐년의 숨겨진 비경인 하바수 폭포(Havasu Falls)의 모습을 감상해보시기 바란다~
우리가 셀카를 찍고 위기주부 독사진도 찍는 것을 떨어져서 구경하시던 분이, 이렇게 폭포 뒤쪽으로 돌아가더니 갑자기 폭포수에 머리를 감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샴푸같은 것은 쓰지 않았으니, 감았다기 보다는 그냥 헹궜다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이지만 말이다.
노란 바지의 그가 웃통을 벗고 젖은 긴 머리를 찰랑거리며 우리를 다시 앞서 주차장으로 돌아간다. "저 사람, 노마드(nomad) 같지 않아?" 이것으로 브라이스캐년 국립공원과도 안녕하고, 다시 12번 도로를 따라 계속 동쪽으로 달렸다. 사실 우리 부부도 이삿짐을 가득 실은 차에서 잘 수 없었다 뿐이지, 작년 10월 한 달은 거의 <노매드랜드> 영화처럼 집 없이 미국을 떠돌아다녔던 셈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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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10년전에 캘리포니아 주의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에서 살고 있을 때 "LA에서 가장 가까운 국립공원(National Park)은 어디일까?"라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캘리포니아에는 국립공원이 주별로는 최다인 9개나 있어서 이러한 질문이 가능했었지만, 위기주부가 작년에 이사를 온 여기 버지니아(Virginia)에서는 그런 질문 자체가 무의미하고, 대신에 이렇게 물어봐야 한다... "버지니아 주의 유일한 내셔널파크는 어디일까요?" 참, 10년전 질문에 대한 '의외의 답변'은 여기를 클릭해서 설명과 함께 보실 수 있다.
작년 10월의 대륙횡단 이사 겸 여행의 마지막 날인 8일째, 버지니아 서쪽에 81번과 64번의 두 고속도로가 만나는 스톤튼(Staunton)에서 출발해 64번 고속도로를 동쪽으로 조금 달리다가 락피시갭(Rockfish Gap)에서 빠져서, 버지니아 유일의 내셔널파크인 쉐난도어 국립공원(Shenandoah National Park)에 들어서고 있다. 남쪽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시작되었던 755 km의 공원도로인 블루리지 파크웨이가 그 이름만 스카이라인 드라이브(Skyline Drive)로 바뀌면서 계속 북쪽으로 이어지는 곳이다.
블루리지 파크웨이(Blue Ridge Parkway)와 그 아래 그레이트스모키마운틴(Great Smoky Mountains) 국립공원은 입장료가 없지만, 여기는 공원으로 들어가는 모든 도로에 이렇게 게이트가 만들어져서 입장료를 받고 있다. 물론 우리는 여름에 캘리포니아 래슨볼캐닉 국립공원에서 샀던, 위기주부가 미국에 와서 11번째로 구입한 연간회원권을 보여주고 그냥 통과했다.
남쪽 공원입구는 해발 580 m 정도였지만 계속 고도를 높여서 다시 1천미터가 넘어가니까, 이렇게 도로변이 다시 노랗게 물들기 시작했다. 도로 옆의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하이킹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다음 편에 자세히 소개하겠지만 동부 산악지역을 종주하는 Appalachian Trail이 Skyline Drive를 따라서 쉐난도어 국립공원을 남북으로 지나가기 때문이다.
전체 길이 105.5마일로 약 170 km인 스카이라인 드라이브의 거의 절반을 1시간20분 정도에 쉬지 않고 달려서 빅메도우(Big Meadows) 지역의 비지터센터를 찾아갔다. 아래의 공원지도를 보시면 블루리지(Blue Ridge) 산맥을 따라서 남북으로 이어진 국립공원을 1/3씩으로 나누면서 국도 33번과 211번의 두 도로가 동서로 관통하는데, 우리는 국도 33번을 건너서 공원의 거의 가운데까지 온 것이다. 그리고 공원의 북쪽은 역시 66번 고속도로가 산맥을 가로지르는 프론트로얄(Front Royal)을 만나면서 끝나게 된다.
위와 같이 남북으로 길죽한 형상의 쉐난도어 국립공원(Shenandoah National Park)은 1935년에 만들어졌는데, 이 지역을 국립공원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1900년대 초부터 시작되었지만 사유지가 많아서 계속 지연된 것이라 한다. 결국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땅 안에서도 40명 정도가 한동안 계속 거주를 했고, 대부분은 조용히 이사를 나갔지만 Annie 할머니는 1979년에 92세로 사망할 때까지 마지막으로 계속 집을 지켰단다.
비지터센터의 이름인 Harry F. Byrd Sr.는 버지니아 주지사를 역임하고, 연방 상원의원으로 쉐난도어 국립공원 법안 통과를 주도했는데, 우리집 앞의 가장 큰 길인 버지니아 7번 도로도 그의 이름을 따서 해리버드 하이웨이(Harry Byrd Hwy)라 부른다. 오른편에 보이는 웃통을 벗고 도끼를 들고 있는 동상은 그 주지사님은 아니고, 대공황 시절에 동원되었던 CCC(Civilian Conservation Corps) Workers로 1995년부터 미국전역에 세워지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똑같은 동상이 전국에 76개나 만들어졌다고!
당시에는 오미크론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오기 전이라서, 레인저들이 야외에서 방문객들 안내를 하고 실내 전시장은 폐쇄된 상태였다. 이제는 사실상 모든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오미크론에 다 걸렸는지, 미국은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으면서 팬데믹이 거의 끝난 분위기이다.
실내 전시실은 닫았지만 기념품 가게들은 항상 문을 열었었다는...^^ 입구 위쪽에 붙여놓은 클래식한 디자인의 포스터들이 마음에 들었는데, 현재 63개 국립공원들의 모든 포스터들을 작게 모아놓은 액자같은 것을 요즘 계속 살까말까 고민중이다. 참고로 이 때 쉐난도어는 그 중에서 위기주부가 당시 38번째로 방문한 내셔널파크(National Park)였다.
아직 공식적으로 버지니아 주민등록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동네 국립공원에 처음 왔으니까 트레일을 해야지~ 그래서 비지터센터 조금 북쪽에서 시작되는 다크할로우 폭포(Dark Hollow Falls) 트레일이 시작되는 곳으로 왔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해발 3,490피트(1,064 m)의 주차장에서 작은 개울을 따라서 밑으로 내려가는 등산로는 노란 단풍이 하늘을 덮고 있었다.
작은 연못을 만나서 '90년대 단풍놀이 감성'을 떠올리는 포즈로 사진 한 장~ 그런데 30년전에는 없던 아랫배가...^^
약간 경사가 있는 등산로를 사진을 찍으면서 천천히 30분 정도 걸려서 내려오니, 쉐난도어 국립공원에서 가장 인기있는 하이킹 장소들 중의 하나라는 다크할로우폴(Dark Hollow Falls)을 만날 수 있었다.
바로 앞에서 광각으로 찍은 이 사진으로는 그냥 짧은 급류같아 보일 수도 있지만, 저 꼭대기에서부터 떨어지는 전체 낙차가 70피트(21 m)로 제법 큰 폭포이다. 무엇보다도 눈이 내리기 전인 10월 중순이었는데도 이 정도의 수량이 있는 것을 보면서, 동부는 확실히 서부와는 다른 기후라는 것을 떠올렸었다.
대륙횡단 여행기에서 빠질 수 없는 '중년의 커플셀카'를 이 날은 10장 이상 찍었던 것 같다...
내려왔던 길로 다시 올라가면서는 이렇게 계곡물에 손도 담궈보고,
내려오면서도 지겹게 찍었던 단풍놀이 사진을 올라가면서도 찍고 또 찍었다. 나중에 컴퓨터로 사진들을 보는데, 다 그 사진이 그 사진으로 전부 노랗기만 하더라는...^^
우리동네에 도착했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랬는지, 대륙횡단 중의 짧은 트레일을 하면서는 켜지 않았던, 가이아GPS 앱으로 이 날의 하이킹을 처음 기록했다. LA를 떠나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하이킹 포스팅을 올리면서 정리해보니까, 옛날 동네에 있던 산타모니카 산맥(Santa Monica Mountains)에서만 약 50곳의 하이킹 코스를 찾아다녔던데, 새로 이사를 온 여기 북부 버지니아의 집에서도 그렇게 구석구석 돌아다닐 수 있을까? 일단 쉐난도어 국립공원은 집에서 2시간 거리라서 자주 오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다, 30분 이내의 거리에는 등산을 할만한 언덕은 하나도 없고, 강이나 개울을 따라서 걷는 작은 산책로(?)들 뿐이지만... 나무에 잎이 돋고 꽃이 피는 봄이 오면 쉬운 곳들 부터 조금씩 찾아 다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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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말 기준으로 미국에는 '국립공원'인 내셔널파크(National Park)가 63곳이 있는데, 위기주부는 지금까지 그 중 42곳을 방문했다. (이번에 두 차례의 대륙횡단을 하면서 7곳을 새로 방문했음) 그 63곳 중에서 대다수가 서부에 모여있어서 LA에 살면서 많이 가볼 수 있었지만, 이사 온 동부에는 추가로 가볼 수 있는 국립공원은 별로 남지 않았다... 하지만, 범주를 '넓은 의미의 국립공원'인 National Park System에 속하는 423곳의 Official Units/Parks로 확장하면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서부에는 많이 없는 국가기념물(National Monument), 역사공원(Historical Park), 전쟁터(Battlefield) 등등이 동부, 특히 그것도 집 주변의 워싱턴DC와 버지니아, 메릴랜드에 집중적으로 모여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423곳의 오피셜유닛 리스트에는 없는 동네 공원도 국립공원청(National Park Service, NPS)에서 직접 관리를 한다는 사실은 여기 이사와서 처음 알았다! 이 곳은 집에서 차로 15분 거리인 그레이트폴스 공원(Great Falls Park)의 입구로 NPS 로고가 전광판 위로 보인다. 별도의 비싼 입장료가 있다고 알고 갔지만, NPS가 관리하는 곳이라서 국립공원 연간회원권(Annual Pass)으로도 무료입장이 가능해서 아주 기뻤다~^^
추수감사절 연휴 토요일에 가족이 워싱턴DC 구경을 잠깐 하고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처음으로 들러봤다. 뒤로 보이는 비지터센터는 똑같은 2층 건물을 점대칭으로 두 개 만들어서 구름다리로 연결을 해놓았는데, 내부도 과연 똑같은 지는 닫혀있어서 확인을 할 수 없었다. (구글맵으로 공원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넓은 산책로에 개를 데리고 나온 사람들, 분리수거 쓰레기통과 피크닉 테이블 등을 보면 영락없는 '동네공원'의 모습이지만, 앞서 링크한 국립공원청 홈페이지에 별도 사이트도 있고 까만줄의 브로셔도 입구에서 제공을 하는 연방정부에서 관리하는 공원이 맞다. "그럼, 국립동네공원으로 불러야 하나?"
홈페이지의 공원지도로 포토맥 강(Potomac River)에 있는 폭포의 서쪽 강변이 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쪽 메릴랜드(Maryland) 주의 강변은 별도의 국립역사공원으로 또 지정되어 있는데, 기회가 되면 따로 방문한 후에 자세히 소개를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폭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3개의 전망대가 차례로 나오는데, 가장 넓고 편하게 볼 수 있다는 2번 전망대로 제일 먼저 갔다.
잘 만들어진 안내판을 따라서 넓은 산책로를 따라 가니까,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널직한 전망대가 나왔다.
오호~ 예상보다 훨씬 멋진 풍경에 가족 3명이 모두 감탄을 했다. 동부에서는 약간의 낙차가 있는 급류도 모두 '폭포(falls)'라고 부르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폭포 아래쪽에는 카약을 타고있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저 위쪽에서부터 카약이 있는 곳까지의 전체 낙차는 47피트(14 m)나 되고, 좌우의 폭도 350피트(110 m)나 되므로 '그레이트폴스(Great Falls)'라고 부를만 하다는 생각이다.
전망대에 서있는 모녀의 사진이다. 참, 이 멋진 곳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버지니아에 사시는 루나님의 블로그를 통해서였는데,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3번 전망대 입구에는 나무기둥이 하나 세워져 있는데, 1936년의 대홍수 때는 제일 위의 표식까지 강물이 불었었다고 한다! 하지만, 1996년에 마지막으로 기둥 제일 아래까지 물이 찼던 이후로는 상류쪽에 둑과 댐들이 보강되어서 더 이상의 홍수는 지금까지 없다고 하니... "사모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기 3번 전망대에서는 조금 멀기는 하지만 폭포의 전체 모습을 정면으로 감상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가족사진 셀카도 한 장 찍고,
난간에 앉아서 다정한 부녀사진도 찍었다. 지혜는 염색을 해서 머리가 하얗고, 나는 염색을 안해서 머리가 하얗다...
폭포수가 떨어지는 모습과 소리를 들려드리기 위해서, 망원렌즈로 찍은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마지막에 사람들이 보이는 강가의 절벽이 앞서 들렀던 2번 전망대이다.
비디오 앞에도 잠깐 나왔는데 강가까지 내려간 사람들이 있었다. 지도에 Fishermans Eddy라는 표시는 있지만 트레일 표시는 없었는데, 몰래 저 아래까지 내려가는 길이 있는 모양이다.
그 사람들을 보다가 중요한 장면을 놓쳤는데, 상류에서부터 카약을 타고 오른편의 하얀 급류를 따라서 래프팅을 하면서 또 두 사람이 내려온 것이었다. 11월말이라 물도 엄청 차가울텐데 참으로 진정한 스포츠맨들이다~
나머지 급류 구간을 헤치고 내려가는 모습을 아내가 연속해서 찍은 것으로 움짤을 만들어 봤다.
전망대 입구에 국립공원청의 홍보용 트럭이 세워져 있었는데, 위기주부에게는 비슷한 트럭을 봤던 LA 산타모니카 산맥에서의 마지막 하이킹 추억이 떠올랐다. 이 트럭 뒷면에 그려진 지도는 전편에서 소개했던 조지워싱턴 기념도로(George Washington Memorial Parkway)로 제일 위의 녹색 표시가 여기 그레이트폴스 공원이다. 그래서 다시 확인을 해보니 이 곳까지 기념도로가 연결은 되어있지 않지만, 공식적으로는 그 공원도로의 일부로 국립공원청에서 여기를 관리하는 것이었다.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1번 전망대에 잠시 후다닥 들렀다. 폭포에서 제일 가까워 왼편의 급류는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지만, 전체의 모습은 바위에 가려서 잘 보이지가 않았다.
무엇보다 전망대가 난간은 있지만 울퉁불퉁한 바위라서 조심해서 올라와야 했다. 왼쪽 강건너편에 멀리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 희미하게 보이는데, 메릴랜드 주의 역사공원에 포함된 Olmsted Island Overlook이라고 한다. 이렇게 땡스기빙 연휴의 가족 나들이를 마무리한 후에 집 근처에 있는 스시 뷔페로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일요일 이른 아침에 보스턴으로 돌아가는 지혜를 배웅해주기 위해서 집에서 15분 걸리는 덜레스 국제공항(Dulles International Airport)에 왔다. 1962년에 오픈한 공항의 저 멋진 터미널 건물의 설계는 핀란드계 미국인 건축가인 에로 사리넨(Eero Saarinen)이 했는데, 이번 대륙횡단에서 아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라고 한 세인트루이스의 게이트웨이아치(Gateway Arch) 국립공원의 반짝이는 스테인레스 아치를 설계한 사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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