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LY DONUT FAC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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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2013 :: 인연을 되새기는 도시, 피렌체에 오다.
인연을 되새기는 도시, 피렌체에 오다. 2013/03/01 냉정과 열정 사이의 준세이는 10년 만에 두오모에서 만났다고 했었나. 과연 왜 약속의 장소가 되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두오모는 홀로 웅장하게, 내가 여기있소, 하며 그 곳에 서있었다. 마음의 준비를 할 틈도 없이 백색, 녹색, 그리고 적색이 뒤섞인 두오모가 나타나 눈이 어지러웠다. 거대한 예술 작품을 눈 앞에 직면하는 상황은 언제나 숨을 멎게 하는 힘이있다. 정말 두오모라는 게 피렌체에 있었구나, 그런 다소 멍청한 깨달음이 뒤따랐다. 하지만 그렇다고 피렌체에 도착한 것을 그제서야 실감했다던가 하는 것은 아니었다. 사실 역에 내리는 순간부터 두오모는 보이지도 않는 역전 광장에 있을 때 이미 몸이 먼저 느끼고 있었다. 로마와는 다

27/02/2013 :: 바티칸, 대성당에서 인종차별을 당하다.
바티칸, 대성당에서 인종차별을 당하다. 2013/02/27 바티칸의 정상에서 본 풍경보다 몇 초간 겪었던 인종 차별이 더 기억에 남는다는 건 슬픈 일이다. 그런 성스러운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말도 안되는 일을 겪었던 탓이기도 할 테다. 바티칸 대성당의 정상에는 가뜩이나 좁은 판에 사람들까지 많아 쉽게 지나다닐 수 없었다. 그렇게 낑낑대며 돔 위를 움직이고 있는데, 웬 흑인이 우리 길 앞을 막은 것이다. 그래놓고는 자기에게 정중하게 부탁하라며, 그렇치 않으면 지나갈 수 없다며 유치한 골목대장 놀이를 걸었다. 한 방 얻어 맞은 것도 아니고, 단지 사사로운 시비와 유치한 길막기일 뿐이었지만 그래도 쿨하게 잊을 수가 없다. 역시 사람이 엮인 일은 장대한 풍경보다도 더 깊은 기억을 남기는가 보다.

26/02/2013 :: 콜로세움, 포로로마노, 불가사의한 시간의 증거들.
콜로세움, 포로로마노, 불가사의한 시간의 증거들. 2013/02/25 콜로세움은 세계 7대 불가사의라고 한다. 말할 수도 없고 생각조차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뜻의 불가사의, 그런 경이로움이 있다고 사람들은 말해왔고 나 또한 들어왔다. 그렇지만 사치스러운 고대인의 광기가 잔뜩 서린 그 곳에서 어떤 경이로움을 찾을 수 있는가. 하얀 대리석 외장은 이제 온데 간제 없고 붉은 벽돌들만 흉하게 열을 맞추고 있을 뿐이다. 경이로움이란 차라리 허무함에 대한 경탄이라 생각한다. 그 거대한 향락의 집합소가 이제는 두꺼운 뼈대만 남아 재빠른 셔터 소리 속에 묻혀간다. 2000년 전의 사람들은 상상도 못했을 그런 광경이 이제 12유로 짜리 티켓 한 장에 어린 아이들의 견학 장소로서 실현되고 있다. 영광이

25/02/2013 :: 공간이 뿜는 향기, 로마, 바티칸에 도착하다.
공간이 뿜는 향기, 로마에 도착하다. 2013/02/25 누나는 나에게 살 판이 났다고 하더라. 실제로 이런 계속되는 여행을 누리면서 괴로움이나 고민 같은 걸 토로하는 건 허세일 것이다. 그런 고로 이왕 살판 난 거, 이 한 몸 힘껏 놀 수 있또록 할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어느새 로마에 도착해 있었다. 도시는 도시마다 다른 냄새를 풍긴다. 서늘한 눈 냄새를 풍기는 곳이 있다면 축축한 지하실 냄새를 풍기는 도시도 있다. 그게 아니더라도 산과 나무가 아닌 돌과 조각들로 가득찬 도시도 있을 것이다. 늦은 오후의 비행기에서 내려 어둑어둑해지는 로마 시내로 향할 때, 머릿속에서 상상 했던 거대한 유적들보다 먼저 마주친 건 쓰레기 통을 뒤지는 거지들과 낡은 뒷골목의 건물들이었다. 버스를 타고

11/03/2013 :: 뚤루즈. 프랑스인들은 일요일에 뭘 하고 있을까.
프랑스인들은 일요일에 뭘 하고 있을까. 2013/03/11 오랜만의 뚤루즈에서의 일요일이었다. 마치 앞으로 일요일이 더 이상 없을 것처럼, 지난 몇 주 동안의 나는 이상할 정도로 여기 저기 쏘다니느라 바빴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뚤루즈에서의 주말은 아까운 시간의 반복이라는 위기감이라도 들었나보다. 셈해보면 웃긴 이야기다. 이곳에서 일요일을 맞아본 적이 얼마나 된다고, 7일에 한 번 밖에 오지 않는 흔치 않은 일요일을 몇 번이나 보내보지도 않은 주제에 나는 일탈 같은 것을 꿈궜다. 지금 이곳에서의 생활이 바로 일탈 그 자체인데, 내가 했던 일들은 그러니까 일탈으로부터의 일탈이었던 셈이다. 일탈의 제곱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그런 일만이 주는 행복도 있었고, 그러니까 이제는 그 동안

![[CV] [Comi] 'ファイブスター物語'(더 파이브 스타 스토리즈) 19권. 연재분에서 벌어지는 '검성 대 검성'](https://img.zoomtrend.com/2026/06/06/1780766083-ECB2ABEB93B1EC9EA5EB8DB0ECBD94EC8AA4.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