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쓸쓸한 당신의 독

2019년 봄 철학의 길에서

By  | 2019년 4월 10일 | 
2019년 봄 철학의 길에서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하였으나 나는 이제 그 어떤 것에도 분노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그저 조금 슬퍼할 뿐. 슬픔이란 명백히 생이 아름답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이다. 생은 짧고 슬프고 아름답다. 꽃이 그러하듯이. 봄이 그러하듯이. 우리의 마음이 그러하듯이. 내가 원하는 건 오직 평화뿐이다.

아무 말도, 아무것도

By  | 2018년 12월 7일 | 
올해 마지막 역마는 제주. 아무것도 안 해서 좋았던 시간. 해로운 것들에서 멀리 있어 평화로웠던 공간. 다음 봄에 또 보자, 제주.

연휴 첫날: 강화

By  | 2019년 2월 2일 | 
힐링 여행 메이트 K와 N과 연휴 첫날을 보냈다. 차를 타고 멀리 나가 바다에 반짝이는 윤슬을 보고 배부르게 먹어도 속이 편한 음식들을 먹고 언제나처럼 카페에서 수다를 떨었다. 그리고 바람을 받아 나부끼는 깃발을 꽤 오래 응시했다. 옛날 옛적 사람들은 저 깃발 하나를 얼마나 오래오래 바라보고 서 있었을까. 저 깃발 하나에 얼마나 많은 생각과 마음을 담았을까. 원시인들은 태양을, 달을, 하늘을, 꽃을, 나무를 얼마나 오래도록 관찰했을까. 그리고 거기에서 얼마나 많은 상징을 만들어냈을까. 그 원시인과 나를 이어주는 생각의 얼개. 이 기나긴 우주의 역사에서 나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물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되뇌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별들은 내가

토이 스토리 4: ‘으른’이 된 우디, 그리고 ‘으른’이 되어야 할 우리

By  | 2019년 7월 3일 | 
우리는 사랑에 매여 있을 때 희생을 배우고 독립, 즉 분리를 통해 성장을 배운다. 사랑을 얻었을 땐 희생 때문에 힘들고 사랑을 잃었을 땐 상실감 때문에 힘들다. 하지만 딱 두 가지만 명심하면 된다. 첫째, 다 가질 수 없다는 것. 둘째,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것. 삶은 힘겹지만 행복할 구석은 어디에나 있다. 지금 사랑받는다면 사랑하는 이를 위해 희생할 수 있기에 행복할 것이고, 사랑받지 않는다면 자신의 삶을 오롯이 살 수 있기 때문에 행복할 것이다. <토이 스토리 4>의 우디는 사랑받지 못해서 비뚤어졌다고 말하는 인간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교훈을 준다. 사랑이 곁에 있을 때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희생했는가. 사랑을 잃었을 때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스스로를 성장시켰는가. “왜 인간들

2019년 3월 제주에서

By  | 2019년 3월 11일 | 
이상할 만큼 사위가 고요하고 또 고요했다. 마치 온 세상에 우리 둘만 남은 듯. (종말 이후의) 평화야말로 진정한 행복임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이제 다시 달려가야지. 마지막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