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위 감독의 9년만의 신작 <일대종사>를 어제 보고 왔다. 물론, 그 9년이란 시간 사이에 헐리웃에서 '적당히 양조위스러운 캐릭터'를 주드 로에게 맡기고, '적당히 중경삼림 후속작스러운 스토리'로 밀어붙인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라는 무척이나 수상쩍은 작품을 만드셨으니, 진짜 9년 만의 신작이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한 감이 있지만, 뭐 어쨌든 홍콩에서 찍은 건 9년 만이니깐.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다른 것을 떠나 이 양반이 이렇게 오랫동안 영화를 구상하면서 엽문의 일대기를 만들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처음엔 좀 의아하다 싶었다. 이제는 더 이상 속편이 나올 수도 없게 되어 버린 <아비정전>의 '발 없는 새'의 모티브로 거의 모든 작품을 통해 '지옥의 영겁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