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k like a cat, Smile like a flower

(내용누설 있어요)보라는 아가씨는 안 보고, 아가씨(the handmaiden)

By  | 2016년 6월 9일 | 
박찬욱 감독이 하고 싶은 거 다 했군, 하고 생각했다. 2부에서 그녀들의 정사씬을 보면서 울었다. 속아 넘어가는 줄도 모르고 히데코를 아끼는 숙희가 불쌍해서 울었다. 책에서 섹스를 배우고, 읽은대로 상대를 안는 히데코를 보면서 야동으로 섹스를 배우는 많은 사람들을 떠올렸다. 상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그녀의 더 깊은 신뢰를 얻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사랑과 욕정을 표현하고 감추기 위해서 안는 히데코가 불쌍해서 울었다. 그녀들의 그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하는 감독과 스텝들을 존경했다. 작가이자 책덕후인 낭군님은 보라는 아가씨는 안 보고 코우즈키의 서재만 탐냈다. 부러워하고 황홀해하며 코우즈키 저택의 서재를 바라봤다. 그녀들이 장서들을 엉망진창으로 만들 때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안절부절 못했고 두 주먹

김치 - 29초 영화제

By  | 2015년 9월 11일 | 
NuRi's Tools - YouTube 변환기 따뜻한 마음 편지에서는 이 영화를 소개하면서 독거노인을 돌아보고 그들이 외롭지 않게 다가가자는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나는 오히려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영정사진을 찍는다는 것. 나는 내 사진에 내 얼굴에 내 죽음에 책임질 각오가 되어있는가. 29초 영화제의 영화들이 모두 '김치'처럼 잔잔한 작품만 있는 건 아니다. 이런 것도 있다. NuRi's Tools - YouTube 변환기

반지의 제왕 보면서 막장드라마 중계하기

By  | 2012년 6월 15일 | 
지난 휴일 서방님과 함께 반지의 제왕 확장판을 관람했다. 반지원정대는 제끼고 2개의 탑과 왕의 귀환만 봤는데도 하루가 훌렁 갔다. 역시 반지의 제왕의 러닝 타임이란! 그것도 확장판의 러닝 타임이란! 1. 역시 탑 2개 편이 최고! 서방님과 나는 탑 2개 편을 제일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헬름 협곡 공성전 때문. 반지원정대의 우르크하이와 싸우는 보로미르도 멋있고, 돌아온 탕아왕의 평원 전투도 멋있긴 하지만, 로한인들과 엘프 연합군의 비장함, 태양을 등진 로한 기마대,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앤트들의 댐 전투가 더 마음에 든다. 그리고 탑 2개 편에서 특히 김리가 너무너무 귀엽거든. 2. 원래 귀여운 김리 할아버지아저씨의 재발견. 로한 왕의 조카 공주님, 에오윈. 전쟁으

요즘살이 9/7, 디테일

By  | 2015년 9월 7일 | 
요즘살이 9/7, 디테일
일요일 밤에 서방님과 영화 황산벌을 다시 봤다. 7월, 황산벌 결전에서 선봉대의 전투를 바라보며 소나기를 기다리는 김유신 대장군(배우 정진영)의 뒷모습이 화면에 나타났다. 먹구름이 하늘을 덮기 시작하고, 대장군은 뒷짐진 손에 들고 있던 세가닥의 강아지풀을 떨어뜨린 뒤 돌아서서 본부로 걸어간다. 몇 번을 반복해서 본 영화인데 그 강아지풀이 이제서야 눈에 띄었다. 정진영씨의 애드립일까, 감독의 기지일까. 때를 기다리며 지루함을 참으며 병사들에게 독기를 불어넣을 계기를 일구면서 애꿎은 강아지풀이나 쥐어 뜯는 대장군의 모습을 상상한다. 몰려오는 먹구름을 보며 결전을 치를 각오를 한다. 손에 쥔 풀들을 버리고 등채를 쥘 준비를 하는 대장군의 모습을 상상한다. 황산벌은 박중훈 씨가

1월 4주, 브리즈번에서 2일째

By  | 2018년 1월 27일 | 
1월 4주, 브리즈번에서 2일째
목요일 저녁 7시 35분 출발 비행기였지만 지연되어 그 시간에 탑승을 시작했다. 오가는 시간이 알맞은 비행기를 찾기 힘들어 돈 많이 내고 국적기를 탔다. 유일한 인천-브리즈번 직항편이 있는 대한항공을 이용했단 얘기다. 연구소에 휴가를 내고, 학부모님께도 양해를 구하고, 캐리어 반은 내 짐, 반은 친구에게 줄 친구들의 선물을 채우고 떠났다. 대한항공 모바일 체크인은 엄청 편했는데, 늦게 해서 내가 체크인 할 땐 이미 선택할 수 있는 자리가 별로 없었다. 40A는 좌측 날개 바로 옆이었는데 자리는 편안했고, 옆 좌석의 승객분도 아주 젠틀했다. 문제는 내가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는 점이다. 잠을 못 자서 멀미를 엄청 했고, 결국 착륙할 땐 조용히 위생봉투를 뜯고 조용히 채우고 조용히 접어서 조용히 의자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