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부터 라디오를 듣기 시작했다. 듣는 시간은 8시-10 에서 나이가 들수록 10-12시 혹은 12-2시로 바뀌었었다. 성시경의 푸른밤을 듣게 된건 스무살. 그러니까 내 이상형의 남자를 성시경, 이라고 정하게 된 계기가 이때였었다. 게스트도 없이 시작한 음악과 성디제이의 목소리로 가득 채워진 그 프로그램이 나는 너무 좋았다. 이때부터 주변인들에게 나는 꾸준히 라디오를 듣는 감성적인 여자, 로 불렸었다. 성시경을 끔찍히도 좋아하는 여자, 로 불렸기도 하고. 그러나 내가 성시경 이란 사람을 빠순이 수준으로 생일 챙기고 앨범 기념일 챙기고 하며 좋아한건 아니다. 글쎄, 뭐랄까. 이 사람이, 이 남자가 좋았다. (여전히 생일도 모르고, 사는 곳도 모르고 편지 한통 보내본적도 없지만) 여튼, 한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