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내 취향의 영화였다. 피 비린내가 진동하는 투박한 액션, 꿈도 희망도 빛마저 없는 파멸극, 직진으로만 일관하는 영화의 흐름이 그것이다. 이 정도로 내 취향을 만족 시키는 영화는 최근에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내 취향인 것과는 별개로 영화 자체가 잘 만들었는지 여부에 대해서 대답하라면, 대답은 아니오이다. 우선 각 장면의 개연성이 너무나도 떨어진다. 신(scene)과 신 사이의 개연성이 떨어지다 보니, 뒤로 갈수록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의 이야기가 지나치게 억지스럽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이것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자동차 추격장면이다. 물론 자동차 추격 장면만 따지면, 한국영화 역사상 손 꼽히게 잘 만들었다. 하지만 굳이 총 하나 때문에, 자신의 목숨 줄을 쥐고 있는 검사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