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영화관에 작년과 올해 난 자주 들렸다. 영화관은 비인간적인 장소에 속한다. 은막에는 실체 없는 빛과 색 얼룩이 꿈틀이며 허상을 지어내어 비추고 사람들은 아무것도 없는 하얀 장막과 마주앉아서는 귀중한 시간을 축낸다. 그런데 내가 자주 들렸다. 심신이 허하고 가슴 속 퀭 하니 구멍나 귀중하던 무언가가 흘러나가버리며 행색도 초췌해진 무렵이면 영화관에 자주 들린다. 인간이 영화 상영관에 앉는 행위 = 허깨비끼리의 소개팅. 그러니까 옛사람들은 색즉시공이랬다. 필름에 한해서는 진리인 셈. 나는 오래된 스승이오. 이러니저러니 올해 영화는 미드소마감독판이 젤 좋았다. 내게 유의미했다. 미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