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미드나잇, 2013, 리처드 링클레이터 : 비포 선라이즈를 보고 나서 한 동안 싱숭생숭 했던 기억이 있다. 영화를 보고나서 한동안은 굳이 오스트리아의 비엔나가 아니더라도, 서울 한복판 어디에서라도 인연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환상에 빠져 있었다.(사실 이 감정은 지금도 유효한데, 길을 걷다가도 비포 선라이즈가 문득 떠오를 때면 괜히 마음이 설렌다) 나는 비포 선셋에서 제시가 결혼 했다는 설정으로 나타났을 때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제시와 셀린느는 한 때의 아름다웠던 추억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걸까. 그냥 그렇게, 서로를 잊어야만 혹은 각자의 추억 속에만 머물러야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그래, 소중한 것들은 생각보다 쉽게 우리 손에서 떠나버려 그리고 그만큼 우리도 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