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va la vida

비포 미드나잇, 2013, 리처드 링클레이터

By  | 2013년 8월 6일 | 
비포 미드나잇, 2013, 리처드 링클레이터 : 비포 선라이즈를 보고 나서 한 동안 싱숭생숭 했던 기억이 있다. 영화를 보고나서 한동안은 굳이 오스트리아의 비엔나가 아니더라도, 서울 한복판 어디에서라도 인연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환상에 빠져 있었다.(사실 이 감정은 지금도 유효한데, 길을 걷다가도 비포 선라이즈가 문득 떠오를 때면 괜히 마음이 설렌다) 나는 비포 선셋에서 제시가 결혼 했다는 설정으로 나타났을 때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제시와 셀린느는 한 때의 아름다웠던 추억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걸까. 그냥 그렇게, 서로를 잊어야만 혹은 각자의 추억 속에만 머물러야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그래, 소중한 것들은 생각보다 쉽게 우리 손에서 떠나버려 그리고 그만큼 우리도 변해

한강에는 괴물이 산다, 대한민국 보고서, 영화 <괴물>

By  | 2013년 8월 26일 | 
한강에는 괴물이 산다, 대한민국 보고서 나는 영화를 볼 때 영화에 등장하는 물건이나 배경 하나하나에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내가 만약 감독이라면 소품을 대충 구해지는 대로 쓰기 보다는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서 배치하고 장소나 배경도 세밀하게 조직할 것 같기 때문이다. 그것은 주제에 맞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아주 실용적인 이유에서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예술가적 마인드가 투사된 결과이기도 하다. 마치 과거 미술가들이 전체적인 구도를 깨뜨리면서까지 상징을 지닌 무언가를 회화에 끼워 놓듯이 말이다. 따라서 영화에서 사용되는 모든 물품, 스크린에 담겨있는 모든 그림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카메라의 시선을 받는 것들은 철저

교환학생 경험보고서(학교 제출용)

By  | 2013년 7월 26일 | 
교환대학의 크기, 지리적 위치, 기후등 저는 2013년 겨울학기(winter Ulpan)와 봄학기를 히브리 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냈습니다. 히브리 대학교는 1월 말에서 2월 말까지 겨울학기 이후 5일 정도의 봄방학이 있고 2월 말부터 곧바로 봄학기가 시작됩니다. 저는 히브리 대학교의 RothbergInternational school(우리학교로 따지자면, 연세대학교 국제학교 정도가 될것입니다)에 속해 있어서 6월 초에 봄학기를 끝냈습니다. 만약,히브리 대학교 본대의 수업을 듣는다면 6월 말까지 수업을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물론, 기숙사 기간도 그때까지 연장 될 수 있을 거구요. 이스라엘의 기후는 기본적으로 한국과 좀 다릅니다. 한국은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데, 예루살렘은 낮과 밤이

나비, 2002, 김현성, 내가 본 최악의 영화

By  | 2013년 8월 6일 | 
나비, 2002, 김현성, 부제 : 내가 본 최악의 영화. 포스터를 보고 멋진 느와르 영화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김민종의 눈은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고 불안에 떠는 것처럼 보였으나 와중에 의지를 비춰내고 있었다. 김정은의 손은 내맡겨졌으며 표정은 불안했지만 그녀가 단순히 의지만 할 것 같지 않았다. 그들은 세월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기대감을 품고 영화를 보았다. 그리고 실망을 했다. DVD 뒤편에는 ‘베니스 영화제 비평가 주간 초청작’이라고 쓰여 있기까지 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영화는 모든 소재를 스토리에 ‘이용’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김정은과 김민종이 시골의 순수한 연인으로 나오면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이들의 사랑을 위협하는 요소

삶을 마주하는 작업, 나를 찾는 시간 <24 시티>, 지아장커, 2009

By  | 2013년 8월 6일 | 
삶을 마주하는 작업, 나를 찾는 시간 <24 시티> 지아장커 감독은 중국 현대사의 변화를 추적해 온 감독이다. 2006년 작 <스틸 라이프>에서 개발이라는 전형성을 따른 중국의 근대화가 어떻게 마을과 가족을 분절시켜 나가고 있는가를 보여주었는데,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사실 역사라는 거대한 이야기가 아닌 우리 이웃의 이야기에 가깝다. 그는 역사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기억하는 영화를 만들어 오고 있다. <24 시티> 역시 격동의 현대사를 살아냈던 사람들의 시선과 생각을 기억하고자 하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영화이다. 역사를 배우고 그 사람의 인생을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속 인물의 세계에 빠져들어 역사를 체험한다. 현재를 사는 우리는 과거의 그들과 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