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낮 오후 세 시

이혼의 좋은 사례_드라마 응급남녀의 종방에 부쳐

By  | 2014년 4월 6일 | 
응급남녀의 종방에 부쳐 총 21회에 걸쳐 펼쳐진 이혼 남녀의 재회를 다룬 드라마 [응급남녀]가 끝났다. 겨울에 시작해서 한창 따스한 봄에 끝나니, 그들의 해피엔딩과 계절이 어울려 더 분위기가 사는 듯한 느낌이다. [응답하라. 1994]라는 엄청난 흥행작의 후속작으로서의 부담이 컸을 것이다. 아닌가. 오히려 그 정도의 반응은 꿈꿀 수 없으니 홀가분했을까? 크게 기대되지 않는 조합, 최진혁과 송지효 거플은 그렇게 시작했다. 우리나라 모든 드라마가 그렇듯 배경은 정말로 배경에 불과했고, 절반 정도를 지나면서는 노골적으로 짝짓기에 몰두했다.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짝정리'가 맞을까? 얽히고설킨 남녀관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 과거사 말끔하게 해결하기. 모두가 편안하고 행복해지는 결말이 그런 국면이라는

메릴 스트립의 존재감_어거스트: 가족의 초상

By  | 2014년 4월 6일 | 
제목 메릴 스트립의 존재감: 어거스트- 가족의 초상 주제 [어거스트: 가족의 초상]은 호화로운 캐스팅을 전면에 내세운 다른 작품과는 좀 다르다. 물론 부담스러울만치 화려한 배우의 면면이 강하게 남는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명확하다. 메릴 스트립, 줄리아 로버츠, 이안 맥그리거, 줄리엣 루이스, 베네딕트 컴버배치, 크리스 쿠퍼, 더모트 멀로니, 아비게일 브레슬린 등 주조연급의 배우들은 영화 속 역할의 비중보다는 확실히 중량감이 있다. 덕분에 그들이 펼치는 연기는 매번 울림이 크고 여운이 남는다. 그러나 다른 스타캐스팅 작품과 다른 부분도 있다. [오션스 일레븐(스티븐 소더버그 감독, 2001)]으로 시작된 호화캐스팅 영화의 전형은 그런 스타들 각자를 잘 분배해서 알뜰하게 그들의 장기와 매력을

한공주, 너는 잘못한 게 없는데

By  | 2014년 4월 21일 | 
[한공주], 국제영화제 8관왕에 빛나는 올해의 영화다. 출연했던 배우들의 호연에 대한 이야기도 끊이지 않았고, 실화를 기반으로 한, 실상은 자극적이기 이를 데 없는 소재도 계속해서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내렸다. 사실, 이런 문제가 가져오는 파장은 언제나 강렬하다. 그것이 비록 순간적인 것일지라도. 영화보는 내내 계속 생각했다. 아니 저절로 떠올랐다. [도가니(황동혁 감독, 2011)]와 [꽃잎(장선우 감독, 1996)]. 미성년을 대상으로 한 성적인 폭력은 언제나 관객에게도 생생한 고통을 준다. 표현 정도에 따라 한동안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고통이기도 하다. 그래서 정말이지 두려웠다. 이 영화를 본다는 것은. 보고 나서 무언가 끄적이기 위해 영화의 장면을 떠올려야 한다는 일은. 단순히 이야기가

Her 그녀: 디스토피아를 팬시하게 표현하기

By  | 2014년 5월 25일 | 
Her 그녀: 디스토피아를 팬시하게 표현하기 근미래의 사랑을 다뤘다고 광고했다. 시나리오가 뺴어나서 상을 받았다는 얘기도 들었다. 음악이 너무나 아름답더라는 이야기도 많았다. 어쨌든 요아킨 피닉스와 에이미 아담스라기에 무턱대고 기대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참 의외였다. 기대했던 모든 것과 너무나 달랐다. 아니 음악만큼은 나쁘지 않았다. 몇몇 노래는 계속 마음에 남기도 했다. 사랑이라는 것, 시작했다 스러지는 그 모든 과정에 대해 숱한 영화와 소설과 드라마가 이야기했다. 당신이 꿈꿨던 사랑과 당신이 실제로 겪었던 사랑의 간격은 이만큼 정도인지 않느냐고 다들 일제히 동의를 구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영화만큼 집요하게 남자의 사랑, 찌질하기 그지없는 남자의 마음을 이야기한 적은 없는 것 같다. 대부

김병욱 월드의 달라진 것들 - 감자별 종방에 부쳐

By  | 2014년 5월 24일 | 
김병욱 월드ㅡ 퇴행인가, 변화인가? 김병욱의 역사란 한국 시트콤의 역사에 다름 아니다. 물론 송창의와 은경표라는 PD가 있어 한국판 <프렌드>라 할 수 있는 <남자 셋, 여자 셋>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은 지금 현업을 떠나 있고, 그 이후에도 그다지 좋은 전례를 남기지 못했다. 타사의 여하한 시트콤들 역시 다양한 주제와 시도를 거듭했으나 몇몇 예비 청춘스타만을 남기도 잊혀졌다. 덕분에 김병욱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또는 유일의 성공한 시트콤 감독으로 남아 있다. 김병욱은 대표작도 무수하다. 송혜교와 김래원이 나왔던 [순풍산부인과], 서민정이 말 안 듣는 엉뚱한 딸로 나왔던 [아무도 그들을 말릴 수 없다]에서부터 최근의 대단한 히트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