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에 쩌든 고개를 드니, 햇살이 감고 있는 눈꺼풀을 뚫고 눈동자 안의 아무것도 없는 공간을 밝히고 있었다. 아침의 햇살이 이렇게나 따가우리라고는. 아니, 그 전에 지금이 아침은 맞는 걸까? 분명 몇 초 전에 떠올렸던 것 같다. 지금 눈을 감아 버리면 일어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지만 그 우려가 스쳐 가는 찰나, 쉰 것 같지도 않게 태양은 내게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 순간에 방금 전까지 떠올렸던 계획, 어제의 모든 기억들은 망각이란 서랍 속에 들어가 버렸다. 졸음과 피로는 내 몸을 내리누르고 있었다. 실팍하게 뜬 눈꺼풀 사이로 보이는 풍경은 내가 모르는 방 어딘가였다. 시끄럽게 울리는 6시에 맞춘 알람만이, 현실을 주지시켜 주는 열쇠였다. 그래, 이 곳은 강릉이었지. 봉천동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