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14
By 애퍼처 고객센터 | 2018년 5월 8일 |
12시 15분. 다시 시내로 돌아왔다. 정오를 넘겨 하늘 꼭대기를 등반한 태양은 빠르게도 반대편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버스를 타기 위해 출발했던 시계탑 앞에서 다시 내렸기에, 주변의 건물들은 어느 정도 눈에 익은 모습들이었다. 하지만 빛이 비친다는 그 하나만으로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달았다. 동이 트기 전, 가장 어두울 그 때 보았던 시청사는 마치 축제를 하듯 형형색색의 네온등으로 밝혀져 있었다. 하지만 지금 세상에서 가장 밝은 조명 아래 보이는 건물의 모습은 언제나 보았던 러시아의 그것이었다. 마지막 남은 시간은 따로 계획을 잡지 않고 돌아다니기로 하였다. 조금 더 자연스러운, 크라스나야르스크스러운 모습을 느껴보기로 하였다. 언제나 여행을 할 때는 꼭 해야 할 것
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3
By 애퍼처 고객센터 | 2018년 3월 12일 |
열차는 이르쿠츠크 시내를 벗어나고 나서야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차 안은 생각보다 고요하다. 바퀴가 선로를 훑으며 나는 소리 말고는, 다른 소음은 들리지 않는다. 좀 더 명확하게 말하자면, 사람들이 복작이는 소리는 그리 크지 않다. 기차의 내부는 반복이다. 6개의 침대칸은 어디를 둘러 보아도 모두 비슷하게 보인다. 돌아 다닐 수 있는 한정된 공간을 모두 탐색하고 나면,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창 밖을 바라본다. 아무 말 없이. 창밖에는 이미 출발할 때 부터 흐려지고 있던 회색 하늘에서 눈이 쏟아지고 있었다. 하얀 자작나무 위로, 하얀 눈이 떨어진다. 그나마 선로 가까이 있던 녀석들만이 지나가는 열차에 휩쓸려 외투를 벗었다. 경치를 구경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시베리아의 겨울에는 해가
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6
By 애퍼처 고객센터 | 2018년 3월 23일 |
이르쿠츠크에서 왔다는 이야기를 듣자 키릴이 자기가 이전에 일했던 곳이 앙가르스크라는 이야기를 해 준다. 앙가르스크는 이르쿠츠크 북부의 작은 마을로, 지금 이 곳 지브노고르스크 비슷한 곳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그렇게 작은 마을들에서 택시가 장사가 되느냐고 물었더니, 그래도 나름 수요가 있단다. 가끔씩 급하게 크라스나야르스크까지 나가는 사람들이 주 수입원이고, 못 버는 날은 못 벌때도 있지만 자기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택시는 댐에 도착했다. 도착하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크라스나야르스크 댐은 일반인 출입 금지구역이었다. 사실 처음부터 댐의 발전시설과 같은 내부를 구경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다만, 두 가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