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16 .fin
By 애퍼처 고객센터 | 2018년 5월 15일 |
![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16 .fin](https://img.zoomtrend.com/2018/05/15/a0013567_5afad9c659fd1.jpg)
그 뒤에는 별로 적을 만한 것이 없었다. 기차를 탈 때 필요한 먹을 거리를 슈퍼에서 좀 구입하고, 아무 생각 없이 역으로 돌아갔다. 걸어서. 이미 역까지 가는 골목은 약 5번 정도를 왕복했었다. 버스를 타지 않아도 역까지 자동으로 발걸음은 움직였고, 딱히 사진기를 들 생각은 들지 않았다. 거리의 모습은 눈 안에 충분히 담겨 있었고, 지금 필요한 것은 정리할 시간일 뿐이었다. 지친 몸은 어제와 같은 의자 위에 얹어졌다. 그곳에서 머릿 속의 글을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크라스나야르스크에서 남은 시간은 금세 불타 없어졌다. 쳇바퀴를 돌릴 준비가 끝난 듯, 기차는 시끄럽게도 선로와의 마찰음을 내며 승객들을 재촉하였다. 여독에 찌든 유학생을 태운 기차는 언제나와 같은 속도로 이르쿠츠크로 출발했다. 디지털 카메라를
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11
By 애퍼처 고객센터 | 2018년 4월 24일 |
![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11](https://img.zoomtrend.com/2018/04/24/a0013567_5adf40113d08d.jpg)
시계는 이미 10시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분위기는 영락 없는 새벽이었다. 하지만 가게들은 이미 모두 문을 열고 있었다. 길거리 이곳 저곳에 위치한 요리집에서는 아침 준비를 하느라 풍겨내는 맛있는 연기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그 가운데를 걷자니, 어제 긴장감 속에서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뱃가죽이 그제사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일단 ‘식당’ 이라고 쓰인 곳으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메뉴는 들어가서 생각하기로 하고. <러시아에도 있는 서브웨이 및 배스킨라빈스. 배고파도 이건 걸렀다> <날이 밝은 뒤 다시 찍은 음식점 외관. 가게 이름은 ‘코끼리를 먹는다’> 외관에서 보였던 것처럼, 러시아 요리 외에는 없었다. 어제 그렇게 밤늦게까지 고생한 걸 생각하니, 왠지 기름진 게
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14
By 애퍼처 고객센터 | 2018년 5월 8일 |
![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14](https://img.zoomtrend.com/2018/05/08/a0013567_5af1983f3ae4e.jpg)
12시 15분. 다시 시내로 돌아왔다. 정오를 넘겨 하늘 꼭대기를 등반한 태양은 빠르게도 반대편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버스를 타기 위해 출발했던 시계탑 앞에서 다시 내렸기에, 주변의 건물들은 어느 정도 눈에 익은 모습들이었다. 하지만 빛이 비친다는 그 하나만으로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달았다. 동이 트기 전, 가장 어두울 그 때 보았던 시청사는 마치 축제를 하듯 형형색색의 네온등으로 밝혀져 있었다. 하지만 지금 세상에서 가장 밝은 조명 아래 보이는 건물의 모습은 언제나 보았던 러시아의 그것이었다. 마지막 남은 시간은 따로 계획을 잡지 않고 돌아다니기로 하였다. 조금 더 자연스러운, 크라스나야르스크스러운 모습을 느껴보기로 하였다. 언제나 여행을 할 때는 꼭 해야 할 것
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3
By 애퍼처 고객센터 | 2018년 3월 12일 |
![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3](https://img.zoomtrend.com/2018/03/12/a0013567_5aa662c41d1ca.jpg)
열차는 이르쿠츠크 시내를 벗어나고 나서야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차 안은 생각보다 고요하다. 바퀴가 선로를 훑으며 나는 소리 말고는, 다른 소음은 들리지 않는다. 좀 더 명확하게 말하자면, 사람들이 복작이는 소리는 그리 크지 않다. 기차의 내부는 반복이다. 6개의 침대칸은 어디를 둘러 보아도 모두 비슷하게 보인다. 돌아 다닐 수 있는 한정된 공간을 모두 탐색하고 나면,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창 밖을 바라본다. 아무 말 없이. 창밖에는 이미 출발할 때 부터 흐려지고 있던 회색 하늘에서 눈이 쏟아지고 있었다. 하얀 자작나무 위로, 하얀 눈이 떨어진다. 그나마 선로 가까이 있던 녀석들만이 지나가는 열차에 휩쓸려 외투를 벗었다. 경치를 구경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시베리아의 겨울에는 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