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G ロボジー (2011)
By 멧가비 | 2017년 11월 9일 |
로봇 공학계의 이단아. 차가운 로봇에 따뜻한 심장을 불어넣은 사람! 같은 건 아니고, 로봇 껍데기만 둘러입고 로봇인 척 연기했던 할아버지의 이야기. 당장 박람회에서 신제품을 시연해야 하는 연구원들과 고집불통 독거노인 간에 음모에 가까운 거래가 성립된다. 공학자들은 급한 불을 끌 수 있어서 좋고 할아버지는 외롭지 않아서 좋은, 윈윈으로 끝나야 하는 일이었으나 여기에 대학생 요코가 개입된다. 마치 로이스 레인을 구해내던 슈퍼맨처럼, 어쩌다보니 요코를 멋지게 도와준 할아버지, 아니 로봇. 여기서 소동극이 시작된다. 로봇 안에 들은 게 과연 누구냐에 관한 공방전. 가면 쓴 영웅 서사의 소시민적 변주다. 심지어 이 할아버지, 멋지게 안경을 벗는 포즈까지 취한다. 더 재미있는 변주는, 트러블을 만드는 건
츠바키 산주로, 1962
By DID U MISS ME ? | 2021년 4월 9일 |
이미 수많은 구로사와 아키라의 걸작들이 있지만, 내겐 <7인의 사무라이>와 더불어 <츠바키 산주로>가 최고다. <카게무샤>나 <란> 같은 셰익스피어풍의 클래식 오페라스러움도 좋지만, 아무래도 풍만한 오락적 재미와 절정의 간지가 함께 깃들어있는 쪽이 훨씬 더 내 취향인지라. 전형적인 반군 스쿼드 이야기다. 적들에게 점령당한 곳에서, 소수의 무리들이 숨어다니며 역습을 꾀하는. 병력 차이로만 본다면야 훨씬 열세에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저항 연합에 루크 스카이워커가 있었듯이 이들에게는 당시 절정의 간지를 자랑하던 미후네 토시로의 츠바키 산주로가 있었다. 근데 이 양반이 얼마나 완성형 수퍼히어로인가 하면, 실력은 루크인데 지략은 팰퍼틴이고, 여기에 배포와 기세는 한
쥬만지 넥스트 레벨 Jumanji: The Next Level (2019)
By 멧가비 | 2020년 5월 20일 |
어떤 면에서 놀랐냐 하면, 스킨 몇 개랑 스토리 하나 정도 추가한 확장팩을 '정식 후속작'이랍시고 내놓는 게, 일부 게임 제작사의 상술이랑 똑같은 거다. 비디오 게임을 소재로 하는 게임이, (나쁜 쪽으로) 궁극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물아일체의 경지로 향하고 있는 것 같아서 경외심을 시발 느끼고 만다. 캐런 길런 예쁨 구경이 80 퍼센트 이상이고 나머지는 이 영화의 존재 가치 자체에 의문을 갖게 만든다. 1편 남매의 미인 고모님 출연은 놀랍고 반갑다. 이보다는 나은 후속작일 때 나와주셨으면 더 빛나셨겠지만. 나는 [쥬만지]를 인생 영화 중 하나로 꼽는데, 그 회심의 후속작들이 이렇게 한 시즌용 공산품 쯤으로 그 수명을 이어가게 된다는 생각을 하니 섭섭하다. 연출 제이크 캐스던각본
멋진 악몽 ステキな金縛り (2011)
By 멧가비 | 2017년 11월 4일 |
마찬가지로 미타니 코키 각본작인 [12인의 온화한 일본인들]과 어떤 의미에서는 같은 맥락에 놓여진 영화다. 일본인이 상상할 수 있는 "판결제도에 대한 실험"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12인...]이 일본식 소심한 군상들과 배심원 제도의 결합에 대한 실험이었다면, 이 영화는 훨씬 아득한 경지를 나아가 "판결제도와 오컬트의 결합"을 다룬다. 전국시대의 무사 유령이라는 간단한 소재 하나가 현실에 들어오자 법정 공방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일종의 "왓 이프" 코미디라고 불러도 될 것이다. 여기에 유령을 보는 법정 화가, 사이비 음양사 등이 끼어들면 비로소 미타니 코키 군상극이 완성된다. 다만 미타니의 전작들처럼 시끌벅적하게 판을 키우는 대신 오히려 이야기는 조금 더 작아진다. 주인공인 호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