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근에 내셔널몰에 만들어진 기념물인 아이젠하워 메모리얼(Dwight D. Eisenhower Memorial)
미국의 제34대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기념해서 약 2년전인 2020년 9월 17일에 개관한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메모리얼(Dwight D. Eisenhower Memorial)은 워싱턴DC의 내셔널몰 지역에 만들어진 가장 최신의 국가기념물(National Memorial)이다. LA의 유명한 디즈니홀(Disney Hall) 등을 설계한 세계적 건축가인 프랭크 게리(Frank Gehry가 디자인을 했지만, 기념관 건물이라기 보다는 현대적 조형물이 있는 도심공원에 가까운 모습이다.
DC의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이 외부공사를 하는 모습인데, 2018년부터 무려 10억불을 들여서 모든 전시와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것을 마치고, 올가을에 마침내 재개장을 한단다. 옛날 모습에서 어떻게 바뀌었는지 몇 달 후에 방문해보기로 하고, 이제부터 간단히 소개할 아이젠하워 기념관은 이 건물에서 Independence Ave를 건넌 남쪽에 자리잡고 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여기가 미국 대통령 기념관 맞아?" 공원간판도 없는 입구에서는 커다란 대리석 기둥과 함께, 등을 돌리고 쭈그려 앉아있는 소년의 동상만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
캔사스 주의 애빌린(Abilene)이라는 시골 마을에서 목장일을 도우며 자란 소년이, 차례로 미국의 오성장군과 대통령이 된 미래의 자신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뒤로 아이스크림을 파는 푸드트럭이 보이는데, 이 날은 7월4일 독립기념일 불꽃놀이가 있어서 내셔널몰 교통이 모두 통제되었기 때문에, 여기 지하철역 부근에서 장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 서쪽 기둥에는 오성장군의 표식과 함께 그가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연합군 최고사령관이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기념관 중앙의 넓은 대리석 바닥에는 좌우로 두 개의 인물 조각들이 만들어져 있는 것이 전부인 단순한 구조이다.
뒷 배경이 되는 반투명 철판의 아래에서 겨우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Dwight D. Eisenhower)라고 커다랗게 조각된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우리 부부 빼고는 지금 그늘에서 쉬고있는 가족이 유일한 방문객이었고, 국립공원청 직원도 퇴근을 했는지 보이지가 않았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일인 1944년 6월 6일 아침에, 곧 낙하산을 타고 독일군이 점령한 땅에 뛰어내려야 하는 미군 101공수사단의 병사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전쟁이 끝난 후에 차례로 육군참모총장, 컬럼비아대학교 총장, NATO군 최고사령관을 거쳐서, 1952년말에 공화당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된다.
두번째 인물 조각은 미국의 제34대 대통령으로 1953~1961년 연임한 것을 나타낸다. 사모님이 조각의 기단에 앉아서 잠시 포즈를 취해 주기는 했지만, 7월의 햇살에 달궈진 대리석 바닥에 오래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
동쪽 입구에는 대통령 재임기간을 표시한 다른 기둥이 하나 더 서있고, 사진 오른쪽의 나무 뒤로 작은 비지터센터가 만들어져 있지만 너무 더워서 저기까지 가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나중에 기둥 뒤로 보이는 스미소니언 인디언박물관과 그 너머 국립식물원 등을 구경할 때, 비지터센터는 들러보기로 하고 그냥 돌아섰다.
아이젠하워 기념관의 가장 큰 특징은 배경을 이루고 있는 이 금속으로 만든 '걸개그림' 태피스트리(Tapestry)이다. 전체 길이가 동서로 136미터에 높이가 6미터나 되는 스테인레스 철망에 철사로 수를 놓아서 그린 그림은 노르망디 해안의 평화로운 모습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한다. 제작 당시에 바로 뒤에 보이는 미국 교육부 건물에서 잠시 항의를 받기도 했으며, 밤에 조명이 들어왔을 때 보면 아주 멋지다고 한다. 하지만 이 날은 햇살이 너무 뜨겁고 눈부셔서 자세히 구경을 할 수가 없었는데다, 갑자기 도로쪽에서 큰 소음이 들려왔다.
독립기념일에 인디펜던스 길로 오토바이와 사륜차를 탄 사람들이 엔진소리를 내며 단체로 지나가는 것이었다. 옛날에 삼일절이나 광복절에 폭주족들이 떼로 몰려다니던 것이 떠올랐는데, 한국이나 미국이나 사람들 생각이나 행동은 다 거기서 거긴가 보다~
그래도 이렇게 앞바퀴를 들고 지나가는 것을 보니, 시끄럽기는 했지만 잠시 구경거리는 되었다.^^ 여기가 내셔널몰 남쪽 경계라서 좀 외진 곳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경비가 삼엄한 동네에서 저러고 다녀도 괜찮을까? 뭐 그런 생각을 하면서... 집에서 지하철을 타고 와서 3곳이나 잠깐씩 구경을 모두 마쳤다. 이제 다시 '국립잔디밭'으로 돌아가서 저녁 도시락을 먹은 후에 DC의 불꽃놀이를 구경했던 것도 이미 소개해드렸고, 이것으로 지난 7월의 이야기는 모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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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보호에 기여한 대통령을 기리는 국가기념물인 시어도어루즈벨트 섬(Theodore Roosevelt Island)
지난 여름에 갑자기 이 동네를 떠나서 다른 곳으로 또 이사를 갈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워싱턴DC 지역에서 안 가본 국립 공원과 박물관 등을 일부러 부지런히 찾아 다녔었다. 그래서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5일 동안 짬짬이 총 12곳의 국립공원청이 관리하는 공원과 다른 3곳의 박물관을 부지런히 방문했었는데, 그 '우리 동네 별볼일 없는 국립 공원과 박물관들' 시리즈 시즌1의 마지막 15번째 포스팅이다.
화강암 덩어리 하나가 거의 전부인 제36대 존슨 대통령 기념물이 있는 컬럼비아 섬을 구경한 후에, 포토맥 강의 바로 상류에 있는 시어도어 루즈벨트 섬(Theodore Roosevelt Island)을 찾아왔다. 공원 간판의 아래쪽이 특이하게 녹색으로 보이는게, 섬을 의미한다거나 무슨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잠깐 생각했었는데... 그냥 페인트 칠이 불량이라서 벗겨지고 있는 것이었다.^^
제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에 대해서는,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는 그의 저택을 방문했던 여행기에서 자세히 설명을 드렸었는데, 이제 사진의 다리로 건너가려고 하는 섬 전체가 워싱턴DC에 있는 그를 기리는 '살아있는 기념물(Living Memorial)'이다. 자연주의자(naturalist)였던 그는 1901년에 얼떨결에 대통령이 된 후에 많은 국립공원, 모뉴먼트, 국유림 등을 지정해서 미국의 자연을 보호하는데 크게 기여했으며, 특히 두번째 임기중인 1906년에 유물법(Antiquities Act)을 제정해서, 연방정부 소유의 땅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국가기념물(National Monument)에 지정해서 보호될 수 있도록 한 것이 중요한 관련 업적으로 꼽힌다.
위기주부가 미국의 국립공원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게 만든 이 흑백사진 한 장은 꼭 보여드리고 싶은데, 루즈벨트 대통령이 1903년에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방문해서 존 뮤어(John Muir)와 함께 글레이셔 포인트에 오른 사진이다. 그는 목장 생활을 한 경험으로 캠핑같은 야외 활동에 익숙했고, 특히 뛰어난 사냥꾼으로 유명했다. 봉제 곰인형을 테디베어(teddy bear)라고 부르는 이유도 그의 이름 Theodore의 애칭인 Teddy에서 유래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보행교를 건너다가 북쪽을 바라보면, 키브리지(Key Bridge)의 멋있는 아치와 조지타운(Georgetown) 대학교 건물의 첨탑이 어우러져서 마치 유럽 어디의 풍경을 보는 듯 한데, 여기를 클릭해서 저 동네를 돌아다닌 여행기를 보실 수 있다.
다리를 다 건너오면 이끼가 잔뜩 낀 낡은 지붕의 설명판과 나지막한 어린이용 안내판이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어서, 이 섬에 뭐 대단한게 있을까 싶지만... 섬의 가운데로 향하는 넓은 트레일을 조금만 걸어가면,
나무들 사이로 숲속 한가운데 누가 손을 흔들고 있는게 보인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남북전쟁 당시에 군부대가 주둔했다가 민간 소유로 바뀐 섬을, 루즈벨트 기념재단이 구입해 1932년에 연방정부에 기증하면서 서류상으로는 기념물이 만들어졌지만, 높이 17피트(5.2m)의 이 동상을 포함해 실제로 모든 공사가 끝나서 헌정식이 열린 것은 1967년 10월이란다.
부지런히 돌아다녔던 여름 시즌의 마지막을 기념하는 포스팅이고 하니, 그 동안 등장하지 않았던 셀카도 한 장 올려본다~
가까이서 바라보니까 KFC 할아버지를 좀 닮은 것 같기도 하고...ㅎㅎ 동상의 포즈가 누구 귀싸대기를 한 대 때릴 분위기처럼 보이지만, 연설을 할 때 항상 격정적으로 손을 휘저으며 했던 모습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런데, 동상만 있는게 아니라 중앙의 넓은 광장에 2개의 분수대를 비롯해서, 저 너머 사람들이 건너온 계단과 그 아래에는 인공 연못도 광장을 감싸며 좌우로 만들어져 있었다. 섬의 숲속에 만들어져 있다는 점에서 이전의 LBJ 기념물과 함께 리빙메모리얼(Living Memorial)로 불리기는 하지만, 의외로 인공적인 구조물이 크게 만들어져 있어서 좀 놀랐던 기억이다.
거기에다 동상의 좌우로 4개의 석판을 더 만들고 어록 등을 새겨놓아서, 비록 진입로가 대리석 계단이 아니라 비포장 흙길에 기둥과 지붕만 없다 뿐이지, 이 정도면 링컨이나 제퍼슨 기념관하고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약간 들었다. 이상으로 인공적인 Memorial Plaza 구경은 마치고, 계단을 넘어서 섬의 트레일을 한바퀴 둘러보기로 했다.
이런게 자연주의자의 길이지...! 먼저 섬의 북쪽 끝까지 올라가봤지만, 강가로 내려가는 트레일은 막아 놓아서, 뒤돌아 다시 Upland Trail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갔는데, 섬 전체가 대통령 기념물이다 보니 트레일 중간에도 안내판들이 가끔 등장한다.
이 섬은 작년 벚꽃구경 포스팅의 마지막에 잠깐 소개했던 조지 메이슨 가문이 대대로 소유해서 원래는 메이슨 섬(Mason's Island)으로 불렸는데, 남북전쟁 때 연방정부가 점령해서 군부대를 만들고 흑인 병사들 훈련장으로 사용했단다. 안내판의 큰 사진은 1898년 쿠바에서 벌어진 미국-스페인 전쟁에 "Rough Riders"라는 의용병을 끌고 참전한 루스벨트로 함께 싸운 흑인 부대를 칭찬한 그의 말이 왼편에 적혀있다.
그런데, 트레일에 뭔가 커다란게 천천히 움직이고 있어서 가까이 가보니 국그릇을 엎어놓은 듯한 크기의 거북이였다! 이미지 검색을 해보니까, 이스턴박스터틀(Eastern Box Tutle) '북미 상자거북'으로 미동부에서는 굉장히 넓은 지역에 서식하는 흔히 볼 수 있는 종으로, 한국에서는 애완용으로 키우시는 분들이 있단다.
섬의 남쪽 끝에는 집에서 내셔널몰 구경갈때 항상 지나는 다리인 시어도어루스벨트 기념다리(Theodore Roosevelt Memorial Bridge)의 교각이 섬에 세워져 있다. 여기서 트레일의 작은 다리를 건넌 후는 습지라서 길이 모두 보드워크로 만들어져 있고 이름도 Swamp Trail이다.
플로리다라면 딱 악어가 나오기 좋을 듯한 길이고, 중간에 벤치와 안내판을 만들어 놓았는데, 작은 안내판에는 여기서 관찰할 수 있는 새(bird)에 대해서 설명을 해놓았다.
동그란 흑백사진이 10살때의 루즈벨트로 뉴욕 맨하탄의 부잣집 도련님이었지만, 틈만 나면 자연에서 새와 동물들을 관찰하고 그림으로 그렸단다. 확대해서 보실 수 있는 작은 스케치가 두더지의 일종인 'shrew(뾰족뒤쥐)'를 그린 것인데, 이 단어가 성질 더러운 여자를 뜻하기도 한단다. (셰익스피어 5대 희극의 하나로 익숙한 제목인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원제가 The Taming of the Shrew라고 함)
섬 동쪽으로 오면 강 건너 케네디 센터(Kennedy Center)와 워터게이트 호텔(Watergate Hotel)이 잘 보일 줄 알았는데, 이렇게 둘 다 나무와 덤불에 가려서 깨끗이 보이지는 않았다. 계속 북쪽으로 섬을 한바퀴 돌 수도 있지만, 그럴 필요는 없을 듯 해서 뒤돌아 돌아가기로 했다.
루즈벨트 다리 아래로 보이는 작은 섬은 이름도 그냥 리틀 아일랜드(Little Island)로 여기와 떨어져 있고 아무 시설도 없다. (뉴욕의 '리틀아일랜드'는 여기를 클릭) 그런데, 저 작은 섬에 엄청나게 큰 빌딩이 세워지고 루즈벨트 섬 전체에도 건물이 만들어져, 두 섬이 완전히 하나로 연결된 모습이 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다.
2014년에 개봉했던 마블 영화 <Captain America: The Winter Soldier>에서 S.H.I.E.L.D. 본부인 The Triskelion 건물이 위치한 곳이 바로 이 섬들이다. 유튜브를 클릭해서 보시면 내셔널몰을 내려다 보는 쉴드 기지의 위용이 소개되는데, 영화에서는 기지 옆의 포토맥 강물이 갈라지며 그 아래에 숨겨져 있는 '날으는 항공모함'인 헬리캐리어(Helicarrier)가 이륙하다가 추락하는 장면도 나온다.
이 다리를 건너서 주차장으로 돌아가면, 아직까지 이사 안가고 계속 잘 살고 있는 버지니아(Virginia) 주이다.^^ 정면의 고층건물들은 알링턴 시의 다운타운인데, 저 중에 꼭대기 전망대가 무료로 개방되어서 DC쪽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 있던데 한 번 찾아봐야겠다. 이렇게 지난 여름의 우리 동네 국립 공원 도장깨기 시즌1은 막을 내렸지만... 가을/겨울의 시즌2가 벌써 시작되어서 그 첫번째 포스팅을 올린 지가 이미 오래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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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이군인 기념물(American Veterans Disabled for Life Memorial)과 의사당 주변 내셔널몰의 여러 동상들
미국의 다른 도시나 아니면 전세계에서 이런 경우가 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기 북버지니아에서 광역 전철인 메트로(Metro)를 타고 워싱턴DC로 가는 경우에 편도로 주중(Weekday, 5:00 am - 9:30 pm) 요금은 6불이고, 주말(Weekends) 및 공휴일 요금은 2불로 그 차이가 3배나 된다! 게다가 실버라인은 덜레스 국제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데도, 좌석의 반 이상이 찬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텅텅 비어서 운행된다. 제목과는 관계없는 엉뚱한 푸념으로 시작을 했는데, 그래서 혼자 시간이 남는 토요일을 노려 지하철을 타고 DC 시내로 '하이킹'을 갔다는 이야기다.
오랫동안 계획을 세워서 마침내 실행에 옮긴 하이킹 코스로, 가운데 아래쪽 Federal Center SW 역에서 시작해 시계방향으로 의사당을 감싸고 돌아 Capitol South Station까지 약 4마일이다. 물론 1시간반 동안 걷기만 하는 것은 아니고, 경로상의 여러 기념물, 동상, 박물관 등을 구경하는게 주목적이었는데, 그 갯수가 20개가 넘어서 5~6편으로 나누어 차례로 소개하는 시리즈의 1탄이다. 참고로 그 장소들 중에서 아내가 관심있어 할 곳은 스미소니언 박물관 하나 뿐이라서, 거기는 언제든지 모시고 다시 방문할 생각이다.^^
역이름 그대로 연방정부 건물만 가득한 거리를 한 블럭 지나니까, 미의사당(United States Capitol)을 배경으로 성조기가 펄럭이고 하얀 대리석 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이 나오는데, 2014년에 개관을 한 미국 상이군인 기념물(American Veterans Disabled for Life Memorial)이다.
안쪽으로 들어서면 군복무 중에 교전이나 사고로 불구가 된 상이용사들의 이야기가 5겹으로 세워진 강화유리에 새겨져 있고, 유리 뒤쪽으로는 실루엣이 그려진 4개의 청동판 조각도 겹쳐있다. 지금은 앙상한 가지만 보이는 은행나무들은 매년 11월 11일인 '참전용사의 날' 베테랑스데이(Veterans Day) 전후로 노랗게 물든단다.
삼각형 부지의 북쪽 바닥에는 별 모양의 연못이 만들어져 있고, 그 가운데 작은 장치에서 물 위로 불을 뿜도록 설계되어 있다지만, 당시는 물도 불도 모두 없어서 아래의 사진을 인터넷에서 가져와 대표사진으로 보여드린다. (구글맵으로 위성사진을 보시려면 클릭)
물 위로 불이 솟구치는 이런 모습을 실제로 보면 상당히 멋질 것 같은데, 타지 않고 새어나온 가스 냄새가 좀 나는 단점이 있다고 한다. 노랗게 단풍이 든 맑은 가을철 해질녘에 방문하면, 물결에 반사되는 화염과 투명한 유리벽 등으로 아주 멋진 사진을 건질 수도 있단다.
상이군인 기념관에서 대각선의 Washington Ave를 건너면, 안내판에 그려진 국립식물원(US Botanic Garden) 지도의 남쪽 역삼각형 부분인 바르톨디 분수정원(Bartholdi Fountain and Gardens)이 나오는데, 뉴욕 자유의 여신상을 제작한 프랑스의 조각가 Frédéric Bartholdi 이름에서 따왔다. 사진 가운데의 2층 건물은 식물원 관리소였지만 이른 시간이라 문을 열지 않았었다.
그가 1876년에 조각한 램프타워가 동그란 분수의 중앙에 있어서 그렇게 부르지만, 역시 분수의 물도 램프의 불빛도 없었다... "올가을에 지하철 하이킹 한 번 더 와야되나? 흑흑" 자동차 도로 너머에 있는 거대한 유리온실의 내부 전시와 다른 정원들의 모습은 여기를 클릭해서 작년의 방문기를 보시면 되고, 이 날은 식물원 구경은 생략하고 바로 남북 방향의 First St를 따라 의사당 서쪽의 다른 기념물로 향했다.
남서쪽으로 비스듬히 뻗은 Maryland Ave가 시작되는 곳에 미국 제20대 대통령 제임스 가필드(James A. Garfield) 동상이 세워져 있다. 오하이오 주에서 가난하게 자란 그는 1880년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당선되어 이듬해 3월에 취임했지만, 불과 약 4개월 후에 공직을 주지 않는데 불만을 품은 같은 당원이 쏜 총에 맞아, 2개월을 더 병석에 있다가 사망한 비운의 대통령이다.
1887년에 완성된 가필드 모뉴먼트(Garfield Monument)의 기단에는 로마 복장의 남성 3명이 배치되었는데, 각각이 그의 대학교수, 군인, 정치가의 삶을 표현하는 것이란다. 재임기간이 짧아 업적이라 할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흔히 '고양이 가필드'보다 유명하지 않다고 놀림을 받지만, 그 고양이 이름이 만화가의 할아버지 미들네임에서 유래했는데, 가필드 대통령의 성을 따랐던 것이라고 하니 둘이 전혀 무관하지는 않은 셈이다.^^
"그나저나, 내년 1월에는 둘 중에 누가 저기서 대통령 취임식을 또 하게 될까? 참 이래도 저래도 걱정이다..."
내셔널몰(National Mall) '국립 잔디밭'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랜트 기념상(Ulysses S. Grant Memorial)에 대해서는 재작년 여름의 여행기를 클릭해서 뒷부분을 보시면 되기 때문에, 뒷모습 사진 한 장만 보여드리고 그냥 지나간다~
북서쪽으로 백악관까지 이어져서 도로 자체가 하나의 국립사적지인 Pennsylvania Ave 설명은 멀리 왼편에 보이는 시계탑에 올랐던 여행기를 클릭해서 보시면 된다. 여기 시작점에는 높이 44피트의 하얀 대리석 조각인 평화 기념비(Peace Monument)가 세워져 있는데, 의사당을 향하는 뒷면의 여성은 '평화(Peace)'를 상징한다.
정면 꼭대기에 얼굴을 가리고 우는 '비통(Grief)'이 석판을 들고 있는 '역사(History)'의 어깨에 기대어 있고, 그 아래에는 '승리(Victory)'가 월계관을 들고 있다. 그리고 아래쪽의 아기는 좌우가 각각 전쟁의 신 마스(Mars)와 바다의 신 넵튠(Neptune)을 묘사한 것으로, 남북전쟁에서 숨진 해군과 선원들을 추모하는 의미로 1878년에 여기 만들어졌다. 이제 방향을 바꿔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를 따라 걸어가 보자~
제일 먼저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현대미술 전시관인 내셔널갤러리 동관인데, 처음 보는 왼편의 커다랗고 하얀 야외조각은 미국인 조각가 프랭크 스텔라(Frank Stella)의 작품이란다. 내부 전시와 함께 오른편 '파란 닭'이 있는 옥상에서 이 쪽을 내려다 본 모습은 여기를 클릭해서 보실 수 있고, 이제 저 건물의 바로 북쪽에 있는 다른 동상들을 또 찾아 3rd St 횡단보도를 건넌다.
여기를 클릭해서 방문기를 보실 수 있는 게티스버그 전투(Battle of Gettysburg)의 북군 사령관을 기념하는 조지 G. 미드 기념물(George Gordon Meade Memorial)이 미술관 동관의 바로 북쪽에 있는데, 그의 출신인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1927년에 여기 기증한 것이라서, 머리 위에 금색으로 번쩍이는 것이 펜실베니아 주의 문양이다. 가운데 군복을 입은 미드의 망토를 좌우에서 벗기고 있는 왼쪽의 남성은 '충성(Loyalty)'을, 오른쪽의 여성은 '기사도(Chivalry)'를 상징하고,
(이 날 하늘이 파랬으면 참 좋았을 텐데...) 나체의 여성은 '명성(Fame)'을, 그녀와 팔을 끼고 얼굴만 살짝 보이는 남성은 '열정(Energy)'을 나타내는데, 미드 장군이 이러한 덕목들은 모두 갖춘 명장임을 의미한단다.
칼과 방패를 끼고 정반대편에 무섭게 서있는 남성은 '전쟁(War)'으로, 그의 어깨에서 나온 날개가 조각의 위쪽을 장식하고 있다. 사진 가운데 중요부위만 살짝 가리고 있는 남성은 '무용(Military Courage)'이고, 그 왼쪽에 정면을 응시하는 남성은 '진보(Progress)'를 의미한다. 대부분의 남북전쟁 장군들의 동상이 기마상인 것과는 달리, 이렇게 원통형 기단 위에 미드(Meade)를 포함해서 총 8명의 인물상이 조각되어 있는 것이 상당히 특이하고 멋진 기념물이었다.
미드 기념물의 배경이던 건물은 연방법원으로 여기서 북쪽으로 3rd St와 6th St 사이에는 많은 법원과 경찰서 등이 모여있는데, 시리즈 2탄에서 자세히 소개될 예정이다. 그 구석에 이 동네에 어울리지 않는 헤어스타일과 의상을 입은 분이 계신데, 기단에 블랙스톤이라 되어 있지만, 같은 이름의 세계 최대 사모펀드와는 관계가 없고... 18세기 영국의 법학자인 Sir William Blackstone으로 당시 영국법 전반을 체계화하고 해설한 그의 저서가 독립전쟁 전후의 미국법 발달에 큰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1943년에 이 자리로 옮겨왔단다.
1989년에 신축된 캐나다 대사관 건물이 특이하게 법조단지 안에 있고, 그 왼편에 국립공원청의 내셔널몰 브로셔 지도에 '뉴시엄(Newseum)'이라 표시된 건물이 있다. 뉴스와 저널리즘 및 표현의 자유에 관한 박물관으로 1997년에 개관했었지만 2019년말에 문을 닫았고, 현재는 존스홉킨스 대학교의 경영대학원이 입주해 있다. 이상의 5곳 정도로 1탄은 마치고, 계속해서 Pennsylvania Ave를 따라 서쪽으로 더 걸어가면 나오는 동상과 기념물들은 간격을 두고 이어질 2탄에서 보여드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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