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 우드 Ed Wood (1994)
By 멧가비 | 2018년 7월 28일 |
팀 버튼은 직접 각본을 쓰지 않은 작품에도 필모에 늘 어느 정도는 자기 반영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본작에서만큼은 자의식을 버리고 철저히 타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타인이라는 것이, 영화 감독으로서 혹은 예술가로서의 버튼 자신을 완성하는 데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 누군가이니, 결국은 이 이야기도 "팀 버튼"으로 회귀한다. 일종의 팀 버튼 비긴스. 영화는 두 인물에 대해 이야기 한다. 첫 번째는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에드 우드. 버튼은 우드와 달리 늘 메이저 영화를 만든 사람, 게다가 우드가 가진 감독으로서의 아이덴티티 역시 버튼의 예술가적 기질과는 많이 다르다. 그러나 열악한 환경에도 아랑곳 않는 불굴의 의지에, 홈 비디오 카메라로 아마추어 습작을 만들곤 했던 버튼 본인의 유소년기를 투
캡틴 팔콘 Capitão Falcão (2015)
By 멧가비 | 2016년 8월 2일 |
포스터부터 그 유명한 BATMAN #9의 커버를 커버! 실존했던 포르투갈의 독재자 '안토니우 살라자르'에게 충성을 바치는 팔콘 대위는 국가(체제)를 수호하는 군인 영웅이라는 자의식에 가득 찬 인물이다. 공산주의자들을 소탕하며 기세가 등등한 그는, 가족사진보다 살라자르 총리와 찍은 사진이 더 많을 정도로 독재 정권에 똥꼬라도 바치라면 바칠 수 있을 것 같은 파시즘의 광대로 묘사된다. 대외적으로는 온건했던 살라자르가 뒤로는 파시즘을 하청줬을 거라는 비판일지 모른다. 영화의 팔콘은 포르투갈의 게슈타포라 불렸던 'PIDE'에 대한 캐리커처 쯤 되겠다. 영화 속 공산주의자들은 모두 빨간 멜빵바지에 낫과 망치를 든 똑같은 행색을 하고 있는데, 마치 파시스트들이 뿌리는 삐라에나 나올 법한 모습이다. 팔콘은 공
[재감상] 팀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By MAIZ STACCATO | 2023년 10월 26일 |
맨 프럼 어스 The Man From Earth (2007)
By 멧가비 | 2018년 11월 27일 |
언제였는지 기억도 희미하지만 '바닐라' 사진을 처음 보고 놀란 기억이 있다. 아이스크림 표준 맛 쯤 되는 그 바닐라 말이다. 말갛고 보드랍게 생겼을 줄 알았던 실제 바닐라는 시커먼 나뭇가지 모양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바닐라라는 단어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장담컨대 백이면 백 아이스크림 색깔을 떠올릴 것이다. 이게 내가 일상에서 직접 체험한 최초의 "시뮬라크르"였다. 이 영화는 [블레이드 러너] 이상으로 시뮬라크르에 대한 이야기다. 장 보드리야르가 말 한 시뮬라크르, 간단히 말 해, 본질과 기호 사이의 헤게모니에 대한 관념이다. 본질을 흉내내어 기호화 된 가짜가 오히려 본질의 가치를 압도해버리는 현상, 쯤으로 나는 이해하고 있다. 주인공 존은 혈거인이다. 그러나 혈거인이 아니다. 우리가 혈거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