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동부에서 가장 놀라운 자연경관 중의 하나로 생각되는 버지니아 주의 내츄럴브리지(Natural Bridge)
옛날에 미국 출장와서 처음 만났던 요세미티 폭포, 이민 전 미국여행에서 마주한 그랜드캐년 협곡, 그리고 LA로 이사와서 둘러본 세쿼이아 나무와 데스밸리 사막 등등 미서부에는 놀라운 자연경관들이 가득한 반면에, 작년에 이사 온 미동부에는 그렇게 눈이 휘둥그래지는 자연적인 풍경들을 찾기 어렵다. 넓게 봐줘서 미동부라 할 수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 정도가 그러한 곳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데 자주 가기에는 좀 멀다. 이제 소개하는 버지니아(Virginia) 주에 있는 이 곳이 규모는 작지만, 자연적인 풍경으로는 지난 1년 동안 미동부에서 여행한 곳들 중에서 가장 놀라움을 우리에게 선사했던 곳이다.
2차 대륙횡단 이사의 마지막 날 오후, 웨스트버지니아에서 I-64를 동쪽으로 달려 버지니아로 들어와서 I-81을 만난 후에, 최종 목적지와는 반대방향인 남서쪽으로 15분 정도를 거슬러 운전해서 내츄럴브리지 주립공원(Natural Bridge State Park)에 도착을 했는데, 건물이 참 "남부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버지니아 주에서 첫번째로 방문하는 주립공원 비지터센터의 내부는 다소 황량한(?) 느낌이었는데, 아마도 이 건물은 원래 호텔이나 연회장 용도로 지어졌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진찍는 아이들 옆에 적힌 공원 이름의 아래에는 여기가 '국립공원청과 제휴한 곳(Affiliated Unit of the National Park Service)'이라고 되어 있다. 이 곳은 토머스 제퍼슨을 시작으로 200년 이상 개인소유의 관광지로 운영이 되다가, 상당히 최근인 2016년에야 연방정부 NPS의 도움을 받아서 버지니아 주립공원으로 지정이 되었다고 한다.
당시 1인당 $9의 입장료를 냈는데, 주립공원이 되면서 가격이 많이 내려간 것이라 한다. 표를 사서 비지터센터의 옆문으로 나와 계곡 아래로 조금 걸어서 내려가야 하는데, 평일이라서 그런지 저 게이트나 다 내려가서도 표를 검사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 내려가는 트레일이 버지니아 주의 공원부(Department of Conservation and Recreation, DCR)에서 관리하는 Cave & Karst Trail의 일부인 모양이었다. 14년을 살았던 캘리포니아에서는 약 280개의 주립공원 중에서 56개를 방문했었는데, 여기 버지니아에서는 이 곳을 시작으로 과연 몇 곳의 주립공원을 방문하게 될까? (홈페이지에 따르면 버지니아 주에는 현재 41개의 스테이트파크가 있다고 함)
작은 강까지 내려오면 커다란 설명판이 하나 세워져 있는데 확대하면 직접 모두 읽으실 수 있다. 지질학적 설명이나 원주민 전설은 생략하고, 가장 흥미있는 내용들을 알려드리면... 1750년에 젊은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이 탐험대의 일원으로 이 곳을 방문해 바위에 그의 이니셜 "G.W."를 새겨놓은 것이 아직도 남아있으며, 1774년에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이 당시 모든 임자없는 식민지 땅의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영국 King George III로부터 다리와 주변 땅을 20실링에 구입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 '절묘한(sublime)' 암석육교의 첫번째 개인 소유주가 된 것이다.
무심코 설명판을 지나 강가에서 이 풍경을 처음 봤을 때, 저 위에 떠있는게 '자연적(natural)'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한동안 믿기지가 않았다.
정신을 차리고 대륙횡단 여행지에서 빠질 수 없는 커플셀카 한 장 찍고는 조금 더 가까이 걸어가봤다.
단단한 석회암(limestone)으로 만들어진 아치는 떠있는 높이가 215피트(66 m)에 그 걸쳐진 길이도 90피트(27 m)에 이른다.
가장 놀라운 사실은 저 위로 아스팔트로 포장된 왕복 2차선의 미국 11번 국도인 Lee Highway 자동차 도로가 만들어져 있어서, 매일 수 많은 자동차들이 지나다니는 진짜 '다리(bridge)'로 이용된다는 것이다!
내츄럴브리지 아래를 지나와서 역광인 반대편에서 바라 본 모습인데, 바로 아래에서 올려다 보는 광경은 나중에 소개할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시면 된다.
제임스 강의 지류인 시더크릭(Cedar Creek)을 건너오면 넓은 공간에 굉장히 많은 벤치들이 만들어져 있다. 1927년에 당시 캘빈 쿨리지(Calvin Coolidge) 대통령이 참석해서 전기조명 점등식이 열렸는데, 단순한 조명이 아니라 성경 창세기 내용을 상징하는 라이팅쇼(lighting show)였다고 하며, 설비와 내용은 바뀌었지만 지금도 밤에 조명쇼가 진행되어서 미국에서 가장 오래 이어지는 기록을 가지고 있단다.
그 벤치에 아내가 앉아서 쉬는 동안에 내츄럴브리지의 바로 아래까지 걸어가면서 천천히 구석구석을 찍은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눈이 좋으신 분은 앞서 이야기했던 워싱턴이 약 7미터 높이에 새겨놓았다는 "G.W." 이니셜을 한 번 찾아보시기 바란다.
다시 처음 봤던 쪽으로 돌아와서 올려다 보는데, 정말 이 놀라움은 유명한 미서부 아치스 국립공원의 델리키트아치나 또는 공원의 이름 자체가 내츄럴브리지 준국립공원(Natural Bridge National Monumet)인 곳의 '브리지 삼총사'에 비해서도 결코 뒤지지가 않았다.
그래서 잘 안하는 짓인, 나가다 말고 다시 앉아서 멍때리기를 잠시 시전했다.^^ 서부의 자연경관이 널리 알려지기 전인 1800년대 초반에는 나이아가라 폭포와 더불어 북미대륙에서 가장 유명한 볼거리로 많은 풍경화에 등장하기도 했으며, 허먼 멜빌의 소설 <백경>에도 "a high arch, like Virginia's Natural Bridge"라는 비유가 등장을 한단다.
주차장에서 바라보이는 야트막한 언덕에는 지금도 운영을 하는 내츄럴브리지 호텔(Natural Bridge Hotel)이 위용을 자랑하는데, 이처럼 200년 이상 관광지로 개발이 된 곳이라서 주변에 작은 동굴과 동물원 등 잡다한 볼거리들이 많이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11월의 짧은 해가 금방 떨어지기 전에 여기서 3시간 거리의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인터스테이트 81번 고속도로에 다시 차를 올렸다. 그렇다고 도중에 자리잡고 있는 국립공원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일이라서, 석양의 드라이브를 할 대륙횡단의 마지막 관광지를 잠시나마 들렀다 가기로 했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하우스! 프랭크 라이트(Frank Lloyd Wright)의 '낙수장' 폴링워터(Fallingwater) 방문
건축이나 여행에 전혀 무관심한 분이라도, 이 하우스의 사진을 적어도 한 번은 분명히 보신 적이 있으실거다! (건물을 그냥 '집'으로 부르는 것과는 느낌이 좀 다른 것 같아서 House로 씀)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미국 건축가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의 수 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건축물인 폴링워터(Fallingwater)가 펜실베이니아 숲속에 있다고 해서, 주변의 국립 공원들을 돌아보는 나들이 중간에 끼워 넣어서 방문을 했다.
오하이오파일 주립공원(Ohiopyle State Park)으로 지정된 숲을 달리다가 간판이 세워진 진입로로 들어가기 직전이다. 여기 남서부 펜실베니아는 우리 동네보다 위도가 좀 높고 내륙이라서 그런지, 이제서야 나무에 연두색 새순이 올라오고 있었다.
게이트에서 미리 입장권을 사야 차를 몰고 안쪽으로 들어갈 수가 있는데, 외부만 자유롭게 구경하는 가장 저렴한 티켓이 $17이다. (내부 가이드투어는 $39, 외부 가이드투어는 $28) 위기주부는 갈 길이 바빠서 그냥 겉모습만 둘러보는 것으로~^^
넓은 주차장에는 4월말 월요일인데도 차들이 아주 많아서, 오전에 방문했던 썰렁한 역사 유적지들과 비교가 되었다. 비지터센터로 향하는 길의 바닥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로고를 아주 큼지막하게 박아 놓았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원목으로 만든 비지터센터는 팔각정을 떠올리게 바람이 잘 통하는 구조였고, 사방으로 여러 시설들이 돌출되어 연결된 나름 건축 작품이었다. Speyer Gallery라는 작은 전시실에서 이 하우스의 역사와 디자인에 관한 소개 등을 잠깐 둘러본 후에, 바로 하우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첫번째 전망대로 향했다.
거기는 조감도(bird's-eye view)를 감상할 수 있는데, 하우스가 베어런(Bear Run)이라는 개울가에 있고, 비지터센터는 건너편 언덕 위에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 사진만 봐서는 "저기가 어딘데? 모르겠는데..."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산책로를 따라 개울 하류쪽으로 좀 걸어가서 나오는 두번째 전망대에서 찍은 아래 사진을 보시기 바란다.
상류를 바라보며 줌 없이 찍은 사진으로, 예상보다는 하우스가 좀 멀리 보였다. 그래서 많이 봐왔던 사진들처럼 건물과 폭포가 화면에 꽉 차려면 3배줌 정도를 해야만 했다.
동양권에서는 뜻 그대로 번역을 해서 '낙수장(落水莊)'이라 부르기도 하는 폴링워터(Fallingwater) 건물은, 여기서 1시간여 거리인 피츠버그의 백화점 소유주인 에드가 카우프만(Edgar Jonas Kaufmann)의 별장으로 만들어졌는데, 중요한 것이 완공된 연도가 지금으로부터 무려 90년전에 가까운 1936년이라는 것이다.
흔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집(The most famous house in the world)"으로 불리는 곳에 왔으니, 기록으로 셀카도 한 장 찍어봤다. 성수기가 아니라서 그런지 가이드투어 한 팀이 빠져나가고 난 작은 전망대를 그야말로 독차지할 수 있었다.
2단 폭포의 하얀 물줄기와 소리를 들여드려야 할 것 같아 짧은 세로 영상을 찍어보았으니, 클릭해서 비디오를 보시면 현장에 홀로 있는 것 같은 생생함을 느끼실 수 있다.
방문하기 전까지는 건물을 그냥 폭포 바로 위에 걸쳐서, 즉 물줄기가 집의 바닥을 관통하도록 만들었을거라고 막연히 상상을 했었지만, 이제 가까이 다가가서 확인을 해보니 그게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개울을 건너는 다리에서 집을 바라본 모습으로, 물이 집의 정면을 끼고 흐르다가 거의 90도 꺽어지면서 첫번째 폭포수가 되어 떨어지는 것이었다. 이러나저러나 앞서 들어보신 폭포수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실제로 카우프만 가족이 여기서 자고 간 적은 그리 많지 않았다고...ㅎㅎ
다리를 건너서 건물 뒤로 돌아가면 내부로 들어가는 아랫층 문이 나오는데, 당연히 가이드들이 들고 있는 카드키로만 열리도록 되어 있었다. 건축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거칠게 자연석으로 마감된 기둥과 벽, 그리고 부드럽게 마감된 은은한 색의 콘크리트 구조물의 조화가 참 마음에 들었다.
그 조화를 좀 더 잘 느끼실 수 있도록, 쭈그리고 앉아서 광각으로 한 번 찍어봤다~^^
바위 사이의 통로를 관통해 나와 뒤돌아서, 집 발코니에 나와있는 사람들을 한 번 올려다 보고는 헤어핀 경사로를 따라서 위쪽의 별채로 향했다.
주차장이 있던 곳에 같은 양식으로 지금의 이 게스트하우스가 1939년에 추가로 건설되어 본채와 연결이 되었다고 하는데, 건물을 끼고 돌아서 뒤쪽으로 걸어가 보면 수영장이 나온다.
풀장의 물을 맑고 파랗게 유지하려면 약품을 엄청나게 쓰고 물을 계속 필터로 순환시키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하는데, 여기는 그냥 위쪽 상류의 개울물을 받아서 채우고 넘치는 물은 역시 개울로 흘러가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약품을 쓸 수가 없어서 물색깔이 이렇다고... 다른 투어팀 가이드가 말하는 것을 귀동냥으로 들었다.
언덕 위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돌아본 모습으로 별채는 아직 보수공사가 다 끝나지 않아서 비계와 가림막이 부분적으로 설치된 모습이고, 아래쪽으로 본채의 윗부분이 보인다. 그리고 여기 바로 앞 모퉁이에도 하나 보이듯이, 집의 구석구석에 크고 작은 조각작품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계단의 윗부분에 만들어진 지붕도 한쪽에만 기둥을 설치해서 아주 개방감이 있었다.
본채 윗층 출입구 안쪽, 즉 집의 실내에 있던 식물과 조각상으로, 안 들어가봐도 내부도 와부와 마찬가지로 자연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철학을 바탕으로 디자인되었을 거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배경의 고요함에 이상적으로 어울리는 우아한 단순미... 블라블라~
아랫층에 지나왔던 통로도 한 번 내려다 보고는, 여기서는 실내를 통해서만 아래로 내려갈 수 있으므로, 위기주부는 다시 왔던 길로 돌아서 올라가야 했다.
화단 난간 위에 만들어진 작은 조각상이었는데, 이렇게 찍으니까 아주 큰 기도상처럼 느껴진다.
다시 다리를 건너와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돌아봤다. 사설재단에서 운영을 해서 입장료가 비씬데도 매년 15만명 이상이 방문을 하며, 이름값을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나중에 아내와 함께 피츠버그나 그 너머 오대호 지역으로 여행을 갈 일이 있다면, 사모님이 원하시면 같이 다시 방문을 또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기념품 가게를 들리면서, 당연히 레고(LEGO) 아키텍쳐 시리즈에서 나온 폴링워터 제품을 판매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다른 모형 제품의 박스만 있고 레고는 없었다. 그래서 찾아봤더니 해당 레고 제품이 실제 건축물의 질감이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지 못한 졸작이라서 치운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중요한 것은 아니고... 이렇게 이웃 펜실베니아 주 당일치기 나들이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3번째 목적지 방문을 마치고, 이제 다시 또 별볼일 없는 국립 공원들을 찾아가는데, 다음 장소는 비교적 최근의 슬픈 역사와 관련된 내셔널 메모리얼이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레이크타호(Lake Tahoe)에서 한 곳만 봐야한다면 바로 여기, 에머랄드베이(Emerald Bay) 주립공원
세인트루이스 앤하이저부시의 버드와이저(Budweiser) 맥주공장 투어를 하고 일리노이(Illinois) 주로
2차 대륙횡단 계획을 세우면서 미주리(Missouri) 주의 세인트루이스(St. Louis) 도시를 꼭 지나야했던 이유는, 앞서 소개한 게이트웨이아치 국립공원을 구경하는 목적도 있었지만, 이제 보여드리는 미국을 대표하는 맥주공장도 반드시 방문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2019년 여름에 콜로라도주 여행의 마지막 일정으로 방문했었던, 아래의 다른 맥주공장 투어의 추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미국의 3대 맥주회사 중의 하나인 쿠어스(Coors)의 원조공장을 당시 운좋게 '무료투어'했던 이야기를 클릭해서 보실 수 있는데, 해당 포스팅 댓글의 답글로 위기주부가 다른 두 곳도 꼭 방문해서 블로그에 올리고 싶다고 써놓은 것을 보실 수 있다. 그래서, 흐린 날씨에 갈 길도 먼 대륙횡단이었지만... 절대로 이 공장은 빠트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1차 대륙횡단에서 방문했던 잭다니엘 위스키의 발생지는 경로에서 많이 떨어져서 좀 힘들었지만, 다행히 이번에는 목적지가 세인트루이스 시내 가까이에 있어서 좋았다. 빨간 벽돌로 쌓은 맥주공장의 벽면에 그 회사의 이름인 앤하이저부시(Anheuser-Busch)와 함께 8마리의 말이 끄는 수송마차의 그림이 보인다.
입구에서 셀카를 찍으려고 하니까 지나가던 직원이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엄지척을 해줬다~ 사진 왼편에 여기서 진행되는 4종류의 유료투어 이름이 적혀있는데, 우리는 그냥 제일 위의 가장 기본적인 투어를 미리 예약했었다.
그렇게 우리 부부는 미국을 대표하는 맥주인 버드와이저(Budweiser)의 고향집으로 들어섰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투어까지는 시간이 좀 남아서 비지터센터 건물의 내부를 먼저 좀 둘러봤다.
1876년 처음 등장할 때부터 지금까지 미국내 판매량 1위를 지키고 있는 버드와이저는, 독일에서 맥주를 만들던 아돌푸스 부슈(Adolphus Busch)가 미국으로 이민와 사업가인 에버하드 앤하이저(Eberhard Anheuser)의 딸과 결혼하면서, 여기 세인트루이스에서 두 가문의 성을 딴 앤하이저-부시 브루어리(Anheuser-Busch Brewery)에서 처음 만들어진 맥주이다.
당시 할로윈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라서, 기념품 가게의 쇼윈도에는 이렇게 맥주캔 의상을 전시해 놓은게 특이했다.
시간이 되어 투어가 시작되는 장소로 갔는데, 저 멀리 창가에 노란 모자를 쓰고 서있는 여성분이 투어가이드고 다른 직원 한 명이 맨 뒤에 따라 붙었다. 잠깐의 설명을 들은 후에 창가의 문을 통해서 공장부지 내로 들어섰는데, 한 번에 인솔하는 인원이 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밖으로 나와서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버드와이저 고유의 빨간색으로 새것처럼 반짝이는 거대한 트럭이었는데, 맥주를 운반하는 컨테이너 차량이 아니라... 바로 버드와이저 브랜드의 홍보를 담당하는 마차를 끄는 커다란 클라이즈데일(Clydesdale) 품종의 말들을 운반하는 무진동 트럭이었다.
그리고 첫번째로 안내되어 간 스테인드글래스와 샹들리에로 장식된 이 곳이 바로 그 말들이 사는 마굿간 건물이다!
먼저 역사적인 빨간색의 버드와이저 수송마차(Hitch) 앞에서 맥주애호가로서 사진 한 장 찍었다. 이 말과 마차는 1933년의 미국 금주법 폐지를 기념해서, 창립자의 아들인 거시 부시(Gussie Busch)가 아버지에게 선물한 것에서 유래한다는데, 지금도 특별한 TV광고와 함께 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홈경기 개막식 등에 빠지지 않고 등장을 한다.
중앙홀의 주변을 빙 돌아가며 이렇게 실제 말들이 있는 마굿간이 만들어져 있는데, 칸칸이 그 방(?)의 주인 이름이 입구에 새겨져 있고 방의 창문도 스테인드글래스로 되어있다. 마침 직원이 빗질을 하는 모습이 찍히기도 했지만, 아마도 전세계에서 가장 깨끗하게 관리되고 방문객이 많은 마굿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버드와이저의 또 다른 상징인 독수리가 입구 좌우로 세워져 있는 가운데 시계탑 건물이 여기서 가장 오래된 공장건물로 1891년에 준공되었다. 왼편에 굴뚝이 낮은 구름에 가려 살짝 보이는 것만 빼면, 무슨 오래된 대학 캠퍼스에 와있는 것 같은 사진이다.
실내로 들어가서 맥주를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들이 들어있는 유리통을 좌우에 두고, 가이드가 버드와이저와 버드라이트(Bud Light)의 생산과정 등에 대해서 짧은 설명을 했다. 다른 것은 잘 기억나지 않고, 강의가 끝나고 한 분이 무슨 물로 만드냐고 물어봐서, 직원이 그냥 미시시피 강물을 정수해서 만든다고 답했던 것이 기억난다. "아치 꼭대기에서 내려다 보니까, 누런 X물이던데..."
그리고 미켈롭(Michelob) 브랜드의 발효탱크가 있는 공장내부를 구경했다. 탱크와 설비들은 모두 최신으로 교체되었지만, 건물의 바닥과 난간 등의 장식은 옛날 그대로였는데, 특히 위에 매달려 있는...
이 샹들리에(?)가 눈에 확 띄었다. 황금 독수리가 앤하이저부시의 머릿글자 A와 B로 만든 문양 위에 올라가 있는 모습이다.
다시 밖으로 나와서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전에 한참을 기다려야 했었다. 날씨도 굉장히 쌀쌀했는데 버스를 기다려서 타고 갔는지, 결국은 걸어서 이동했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살짝 짜증이 났는 느낌만 생각이 난다.
투어의 마지막 장소는 타일장식이 굉장히 특이한 곳으로, 무슨 사연이 있다고 하는 '맥줏잔을 들고있는 여우(?)'가 그려진 타일이 벽 위쪽에 장식되어 있었다. 여기서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윗층으로 올라가서 내려다 보면,
다 만들어진 제품을 박스에 담아서 출하하는 생산라인이 내려다 보였지만, 맥주도 안 보이고 사람도 안 보인다~
대신에 이렇게 "Bottled fresh for you today..."라는 현수막 아래에 버드라이트 박스들이 있었는데, 가이드가 저기서 꺼낸 맥주를 한 병씩 손에 쥐어줬다.
그렇게 공짜(는 아니구나, 유료투어니까)로 받은 맥주 2병을 양손에 들고, 앤하이저부시가 현재 생산하고 있는 여러 맥주 종류들 앞에서 포즈를 취한 위기주부의 모습이다.
바로 옆 쇼윈도를 배경으로 잠깐 마스크를 벗고 커플사진도 한 장 찍었다. 뒤쪽으로 "King of Beers(맥주의 왕)"라는 버드와이저의 슬로건이 보이는데, 이것은 미국 버드와이저의 기원인 유럽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보헤미아 지방에 위치한 부트바이스(Budweis) 지역의 맥주가 16세기부터 "Beer of Kings(왕들의 맥주)"라 불린 것을 앞뒤 단어의 순서만 바꾼 것이란다.
넓은 공장부지를 많이 걸었기 때문에, 비지터센터로 돌아갈 때는 이렇게 작은 셔틀버스가 우리를 태워줬다. 옆문에 내려서 안으로 들어가면 바에서 차례로 생맥주(?)를 또 플라스틱 컵에 한 잔씩 따라줘서 받아들었다.
빈 테이블에 자리를 잡은 후에 컵에 든 두 잔만 나눠 마시고, 두 병은 그냥 챙겨서 주차장으로 올라가 동쪽으로 대륙횡단을 계속했다. 물론 이 때 받아서 마신 맥주도 왠지 신선한 듯하고 맛있었지만, 역시 맨처음에 소개했던 콜로라도 쿠어스 공장투어를 마치고 글래스에 종류별로 3잔까지 공짜로 마실 수 있었던 그 때가 위기주부 최고의 브루어리 투어임에 변함이 없다.
세인트루이스 앤하이저부시 맥주공장을 떠나서, 미시시피 강을 동쪽으로 건너면 "The Land of Lincoln"이라는 모토가 적혀있는 일리노이(Illinois) 주가 나왔다. 왼편의 표지판에 6개의 도로가 동쪽과 북쪽으로 이어지는 것이 보이는데, 55번 고속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주도인 스프링필드(Springfield)를 지나서 시카고(Chicago)까지 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가보고 싶은 곳을 다 갈 수 있는 여유있는 대륙횡단 일정이 아니었기 때문에, 우리는 64번 고속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1시간 정도 더 달린 후에 여행 10일째 숙박을 했다.
오카우빌(Okawville)이라는 마을에서 숙박했던 모텔의 로비에 걸려있던 액자인데, 묘하게 일리노이주가 흑백사진의 감성으로 느껴진다~ 참, 미국의 3대 맥주공장 투어의 마지막 나머지 하나 남은 곳은, 일리노이 북쪽에 붙어있는 위스콘신(Wisconsin) 주의 밀워키(Milwaukee)에 있는 밀러(Miller) 맥주공장이다. 요즘 위기주부가 코스트코에서 박스로 사서 비축해두는 맥주가 밀러라이트(Miller Lite)인데, 아마도 마지막 남은 한 곳의 방문기는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시카고를 포함해서 오대호 부근을 여유있게 자동차로 여행할 수 있는 한 참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