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 로빈, 1997
By DID U MISS ME ? | 2022년 3월 14일 |
이미 충분히 가족친화적이고 만화적이었던 전작 <배트맨 포에버>의 그 농도가 워너의 수뇌부에게 있어서는 아직 한참 모자라게 느껴졌나 보다. 그리하여 그들은 조엘 슈마허와 조지 클루니를 방패막이 삼아 결국 끔찍한 괴물을 만들어내고야 만다. 튀어나온 젖꼭지를 달고 피겨 스케이팅을 하는 배트맨. 그로도 성이 차지 않았는지 배트맨은 서핑보드를 탄채로 밤하늘을 가르고, 포이즌 아이비를 두고 로빈과 연적이 되어 아웅다웅하며, 끝내는 많은 배트맨 팬들을 절망 상태로 몰아간 마성의 아이템 배트 신용카드를 꺼내 자랑하기에 이른다. 심지어 유효기간은 FOREVER! 사실 데이비드 에이어의 <수어사이드 스쿼드> 때부터 느꼈던 것인데, 워너는 자신들이 쥔 패의 진짜 가치와 진짜 재미와 진짜 의미를 잘 모
크리스마스 스피릿
By DID U MISS ME ? | 2022년 12월 26일 |
일찍이 찰스 디킨슨의 펜끝에 의해 크리스마스를 맞은 고약한 스크루지는, 세 명의 서로 다른 유령들을 만나 자신의 구원 불가능해 보였던 삶을 돌이켜보고 끝내 반성함으로써 결국엔 구원받았다. 이야기 끝. 헌데 2022년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하고 제작된 애플TV+의 오리지널 영화 같
하드코어 헨리, 2016
By DID U MISS ME ? | 2019년 5월 13일 |
'1인칭 시점 영화'는 곧 독이 든 성배다. 게임 업계에서 불타오른 유행을 영화에도 적용시켜보자는 그 용기 하나만큼은 인정해야하겠다. 하지만 괜찮은 결과물을 내기란 대단히 어려운 게 사실. 동명의 게임을 원작으로 했던 <둠>이 그 도전을 했었지만 딱 절반의 성공일 뿐이었다. 애초에 영화 전체가 1인칭 시점인 것이 아니었거든. 겨우 후반부 몇 분 정도가 1인칭 시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럼에도 참신하긴 했다. 영화 전체의 퀄리티는 이미 요단강을 건넌 상태였지만, 그 장면의 쾌감만큼은 대단했었거든. 이후 <클로버필드>나 <크로니클> 같은 영화들이 그 시도를 변종적으로 재해석해 받아들였고, 결과는 나름 성공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영화들이 진짜배기 1인칭 시점이었던 건
예스터데이
By DID U MISS ME ? | 2019년 9월 28일 |
잭 말릭은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무명 가수다. 말이 좋아 가수지, 하루 일과 중 가수로서 활동할 때보다 대형 마트 점원으로서 일할 때가 더 많으니 그것조차 애매하긴 하네. 하여튼 잭 말릭은 자신의 유일한 후원자라 할 수 있을 로드 매니저 겸 소꿉친구 엘리와 함께 무명 가수로서 전전긍긍하다가, 밤 길에 넋 놓고 자전거 타던 중 버스에 치여 그만 정신을 잃게 된다. 재밌는 건, 잭이 정신을 잃던 바로 그 순간 알 수 없는 이유로 전 지구가 10여 초 간의 정전 상태에 있었다는 것. 다행히 잭은 크게 다치지 않고 병원에서 눈을 뜨지만, 이후로 이상한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자신을 제외한 세상 모든 사람들이 팝스타 비틀즈를 알지 못하게 된 것. 그야말로 비틀즈의 존재가 세상에서 지워진 것. 이것이야말로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