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클럽 台風クラブ (1985)
By 멧가비 | 2016년 9월 7일 |
작은 마을에 불어온 태풍, 중학생 소년 소녀들은 태풍의 전조와 함께 조금씩 일탈을 시작하며 태풍의 눈이 머리 위에 온 순간 비바람에 취해 교복을 벗어던지고 알몸으로 춤을 춘다. 여기서의 태풍은 그저 단순한 기상 현상도 아니고 아이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 광기를 끌어내는 매개체도 아니다. 질풍노도(疾風怒濤)의 풍(風)을 마치 그 자체로 시각화 하듯, 영화 속 4일간의 태풍은 그 시절 아이들의 일탈, 비행, 휩쓸림, 고민, 광기 등을 은유하는 상징적인 장치일 것이다. '중2병'이라는 말이 있다. 유행 타는 비속어이나 그 만큼 그 시절 아이들의 기행과 돌연변이적 사고를 잘 함축하는 단어도 찾기 힘들다. 중2병은 다분히 전시(展示)적인 증상이다. 세대와 위치에 따라 자신을 드러내는 방법이 다르듯, 미드
링 リング(1998)
By 멧가비 | 2016년 6월 16일 |
당시 J 호러 붐을 일으킨 영화가 이거였지 아마. 일본 영화 자체가 아직은 생소하던 시기에, 그 이상으로 낯선 느낌의 공포 영화를 보고 적잖이 느꼈던 충격을 아직 기억한다. 입가에 피를 묻히지 않았고 흐느껴 울지도 않는 귀신. 갑자기 튀어 나와 놀래키기는 커녕 몇 장면 나오지도 않는 수줍은 귀신. 그 전 까지의 귀신은 그 정체가 모호할지언정 존재감 자체는 명확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귀신 붙은 집, 사람에게 씌이는 귀신, 꿈에 나오는 귀신 등이 그러했다. 그러나 '원한과 저주'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통해 존재하는 귀신이라니, 그런데 그게 인간의 테크놀러지를 타고 확산된다고? 뭐 이런 멋진 부조화가 다 있나! 구체적인 형태로 구체적인 장소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니 대처 방법 역시 없다. 때문에 영화는
[review] 용의자 X의 헌신 容疑者Xの献身 (2008)
By 움직이는 꿈을 써내려가는 작업실 | 2012년 10월 17일 |
* 원작 : 히가시노 케이고(東野圭吾) * 각본 : 후쿠다 야스시 * 감독 : 니시타니 히로시 * 장르 : 드라마, 범죄/미스터리 * 배경 : 현대 일본(도쿄) * 등장인물 : 유카와 마나부(천재 물리학자, 후쿠야마 마사하루), 이시가미 테츠야(수학 천재 고교선생, 츠츠미 신이치), 하나오카 야스코(뛰어난 미모의 前 호스테스로 지금은 도시락집 경영 중, 마츠유키 야스코), 우츠미 카오루(열혈 형사, 시바사키 코우), 쿠사나기 슌페이(카오루의 상관 형사, 키타무라 카즈키), 하나오카 미사토(야스코의 딸, 카나자와 미호) 외 * 러닝타임 : 128분 * 줄거리 : 두 남자의 뜨거운 대결이 시작됐다 어느 날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남자의 시신이 발견된다. 사망자가 ‘토가시 신지’임이 판명되자, 그의 행적
키리시마가 동아리 그만둔대 桐島、部活やめるってよ (2013)
By 멧가비 | 2016년 1월 4일 |
80년대처럼 군국주의를 벗어나지 못한 권위적인 교풍도 없고, 리젠트 머리와 안경의 대비로 상징되는 학생들 간의 노골적인 먹이 사슬 관계도 뚜렷하게 남아있지 않다. 그러면서도 본질적으로는 그 시절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자연스러운 서열 분리는 여전한 모습. 자신감 넘치는 녀석들은 깡패짓을 하지 않아도 여전히 언터처블이고 작은 초식동물 같은 녀석들은 딱히 돈을 빼앗기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무언가를 빼앗기고 있다. 여학생들은 사귀는 남학생들의 서열에 맞춰 그녀들의 서열 역시 구분되며, 여학생들이 서로의 서열을 확인하는 과정 역시 딱 그 나이대의 노는 여학생 답다. 키리시마라는 놈은 대체 뭐 하는 녀석이길래 부활동 은퇴 하나 만으로 저 많은 주변 사람들의 갈등 관계를 이끌어 내는 거지? 하는 궁금증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