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麥秋 (1951)
By 멧가비 | 2019년 1월 5일 |
가족이라는 것이 돌아가는 매커니즘이야 새삼 새로울 게 없는 일이겠다만, 오즈는 언제나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아주 조금씩의 변주를 통해 가족 안에서 세상을 읽는다. 낡은 것은 남고 새로운 것은 새 그릇을 찾아 떠난다. 그것이 생로병사이고 삼라만상이다, 라며 말하기 위해 전후(戰後)의 오즈는 카메라를 일본식 다다미 집에 눌러 앉힌 것이다. 이른바 '노리코 삼부작' 중 두 번째 영화. 이 다음인 [동경 이야기]에서는 유일하게 노리코가 가족이 아니다. 하지만 노리코는 가족 아닌 자들을 가족으로 여기고 있다. 때문에 前 시아버지인 류 치슈는 노리코에게, 노리코가 차마 떠나지 못하는 그 가족이 사실은 이미 해체되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만춘]에 이어 딸의 이름은 또 노리코다. 여지없이 하라 세츠코가
영화 양지의 그녀
By 오오카미의 문화생활 | 2019년 3월 15일 |
CGV 용산에서 다음 주 개봉하는 일본영화 <양지의 그녀(陽だまりの彼女)>를 미리 만나보고 왔다. 처음 볼 때는 끝장면에서 눈물을 흘리게 되고 다시 볼 때는 첫장면부터 눈물을 쏟게 된다는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僕は明日、昨日のきみとデートする)>를 연출한 미키 타카히로(三木孝浩. 1974-) 감독의 작품이었기에 기대하고 보았는데 역시나 좋았다. 여주인공의 정체가 밝혀지는 후반부에서는 두 주인공의 사랑에 감동을 받아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후기를 쓰기 위해서 인터넷 검색을 하기 전까지는 이 영화가 최신작인 줄 알았다. 그런데 2013년에 제작된 작품이란다. 어쩐지 우에노 주리가 너무나도 청순해 보이더라니. 이미 DVD나 블루레이로 나와 있는 작품이니 굳이 영화관까지
미래닌자 케이운 기닌 외전 未来忍者慶雲機忍外伝 (1988)
By 멧가비 | 2016년 9월 5일 |
특촬물 바닥에서 나름대로 굵직한 경력을 쌓아 온, 그러나 본령은 성인 취향 괴기 SFX에 두고있는 문제적 감독 아메미야 케이타의 장편 영화 데뷔작. 본래는 남코의 횡스크롤 액션 게임과 연계해서 나온 반쪽짜리 V시네마지만 캐릭터 디자인도 겸한 아메미야 감독의 정수가 담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면서 안드로이드 닌자들과 기계성(機械城)들이 화면을 채우는 다분히 판타지적 SF. 훗날, 남코의 '요시미츠' 캐릭터나 사이쿄의 '전국 블레이드' 세계관 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데, 이런 테이스트들을 한 줄기로 묶어 '닌자펑크' 혹은 '센고쿠펑크' 쯤으로 부르는 건 어떠할지 생각해본다. 이야기는 평이하다. 과거의 비밀을 감춘 탈
스즈메의 문단속
By DID U MISS ME ? | 2023년 3월 17일 |
사람들은 이 영화를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만든 재난 3부작의 마지막 편이라 말한다. 확실히 그랬다. 들은 재난을 주 소재로 삼지 않았었으니까. 그렇다면 대체 그 사이, 신카이 마코토에게는 어떤 지진이 일어났던 것일까. 여러 인터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