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프코드(Cape Cod) 국립해안의 프로빈스타운(Provincetown)과 감자칩 포장지의 너셋(Nauset)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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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형 여행을 하면서 전망이 좋은 숙소에서 자게 되면, 그 전날 여행기의 마지막 사진과 다음날 여행기의 첫 사진이 모두 그 숙소에서 바라본 같은 풍경에 시간만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보스턴에서 워싱턴까지 편도 2박3일의 봄방학 가족여행에서 정말 오래간만에 그렇게 바다를 바라보는, 아내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뷰(view)'가 좋은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냈었다. 전편의 마지막 사진은 전날 흐린 오후의 밋밋한 모습이었지만, 다음날 해뜨기 전에 바다 위로 이렇게 맑은 하늘을 보여줘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메마른 풀숲과 짙푸른 바다가 같은 방향으로 바람에 쓸려가는 것이 멋있어서, 핸드폰을 제자리에서 꼭 붙들고 그냥 찍어본 동영상이니까 안 보셔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릭하시겠다면... 전체화면으로 해서 뚫어지게 쳐다보시면 수평선 우측 1/4 지점에서 등대도 하나 찾으실 수 있다. 우리가 숙박한 곳은 매사추세츠 주의 케이프코드 국립해안(Cape Cod National Seashore) 지도의 제일 위쪽에 보이는 마을인 프로빈스타운(Provincetown)이다. 미리 준비한 빵과 요거트, 즉석죽으로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는 차를 몰고 항구쪽 부두로 나가봤다. 부두 주차장에서 제시카와 맞장 뜨는 우리집 차... 맑아져서 다행이었지만, 바닷바람이 너무 추워서 모녀는 내리지도 않았다. 전편에서 알려드린 것처럼 보스턴(Boston)에서 여기 프로빈스타운까지 여름철에는 페리를 타고 올 수도 있단다. 찾아보니까 Bay State Cruise라는 선사에서 5월~10월 기간에만 운행을 하는데, 고속선(Fast Ferry)은 어른 $63부터로 1시간반이 소요된다. 돌아보니까 굉장히 특이하고 높은 탑이 눈에 띄었는데, 1620년에 메이플라워 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 온 '순례의 조상들'을 기념하는 필그림 모뉴먼트(Pilgrim Monument)이다. 그들은 전편에서 소개했던 플리머스(Plymouth)에 정착했다고 해놓고, 왜 여기에 기념비가 세워져 있는지는 잠시 후에 다시 알려드린다. 여름 휴가철에는 굉장히 붐비는 '섬머타운'이라지만, 자동차 뒷유리창과 건물 지붕에 밤사이 하얗게 진눈깨비가 내려서 쌓일만큼 추웠던 3월 중순의 이른 아침에는 거의 유령마을 '고스트타운' 수준으로 적막했다. 말끔하게 지어진 타운홀(Town Hall) 너머로 필그림 기념탑과 박물관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이는데, 역시 비수기라서 아예 문을 열지 않았다. 저 탑이 이 마을에 세워진 사연을 알아보기 위해서 마을 끝에 있는 Pilgrims' First Landing Park라는 곳을 찾아갔다. 공원 중앙에 만들어진 이 동판에 따르면, 대서양을 건너 항해한 필그림들은 1920년 11월 11일에 이 부근에서 육지를 처음 밟았다. 하지만 원래 그들의 목적지는 훨씬 남쪽인 지금의 버지니아였기 때문에, 이 땅에서는 영국 국왕의 특허장을 사용할 수가 없어서 자체적으로 식민지를 수립해야 했다. 그래서 이 앞바다에 정박한 메이플라워 호의 선실에서 성인 남자 41명이 서명한 계약서를 체결하는데, 그것이 바로 메이플라워 서약(Mayflower Compact)으로 식민지의 기본법이 되고, 궁극적으로 미국의 정치사상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건이다. 이제 케이프코드 국립해안을 둘러보기 위해서 북쪽에 있는 프로빈스랜드(Province Lands) 비지터센터를 찾아왔는데, 역시 비수기라 문을 열지 않았고 내부는 수리중이었다. 참, 필그림들은 자신들이 도착한 여기가 삼면이 바다인 길쭉한 반도라는 것을 확인한 후에 다시 모두 배에 올라서, 그해 12월 21일에 케이프코드 만(Cape Cod Bay)을 서쪽으로 건너 전편에 소개했던 플리머스(Plymouth)에 최종적으로 상륙을 해서 마을을 건설한 것이다. 위로 올라간 김에 제일 북쪽의 해안인 레이스포인트비치(Race Point Beach)까지 왔는데, 센 바람에 모래까지 날려서 도저히 차에서 내릴 수가 없었다. 주차장에 외롭게 세워져 있던 저 차는 거의 '샌딩(sanding)'으로 페인트 도장이 벗겨진 것처럼 보일 정도여서, 저 사이로 걸어가서 대서양과 만나는 것은 포기하고 바로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6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다가 트루로(Truro) 마을의 하이랜드 등대(Highland Lighthouse)를 찾아왔다. 안내판에 필기체로 씌여있는 "I have a room all to myself; it is natures."라는 말은 전편에서 소개했던 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의 책에서 따온 것이다. 이 해안공원에 있는 18개의 등대들 중에서 그냥 '케이프코드 등대'라고 불리는 대표적인 등대라고는 하지만, 혼자 저기까지 걸어가볼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곳에서 진짜로 유명한 등대는 따로 있기 때문인데, 그래서 다시 차에 올라서 더 남쪽으로 달려서 어제 들렀던 입구쪽 비지터센터가 있는 이스트햄(Eastham) 지역까지 내려갔다. 바로 그 등대는 스톱(Stop) 표지판과 똑같은 빨간색으로 윗쪽을 칠해놓은 너셋 라이트하우스(Nauset Lighthouse)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필그림들이 상륙한 첫 해 겨울에 절반 이상이 목숨을 잃었지만, 나머지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옥수수 씨앗을 주고 농사법을 가르쳐 준 원주민들이 '너셋(Nauset)'인데, 독립된 원주민 부족은 오래 전에 소멸되었고 그 이름만 이렇게 남아있다고... 케이프코드에 와서 이 등대를 안 보고 가면, 뉴욕 여행에서 타임스퀘어를 빼먹는 것과 같다는 설득에 따님도 차에서 내려서 주차장에서 여기까지 걸어왔다~ 왼편의 아내는 이런 벤치 하나 우리집 뒷마당에 놔두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오른편의 지혜는 등대 보고 사진도 찍었으니 빨리 따뜻한 차로 돌아가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안내판의 설명이 굉장히 복잡한데 (클릭해서 직접 읽으실 수 있음), 간단히 정리하면 1836년부터 여기 많은 등대들이 세워졌다가 심한 바닷바람에 낡아 버려지고, 지금의 등대는 1923년에 만들어져서 1940년부터 위쪽만 빨간색으로 칠했다는 내용이다. 빨간 등대야 한국에도 있고 별로 높지도 않아서, 사실 특별할 것 없는 이 너셋 라이트가 '감자칩 등대'로 불리며 유명해진 이유는 바로 아래와 같이 미동부에서 인기있다는 케이프코드 감자칩(Cape Cod Potato Chips)의 포장지에 떡하니 등장해주시기 때문이다. 봄방학 여행계획을 세울 때 코스트코에서 이렇게 처음 눈에 띄어서 샀는데, 안 짜고 기름기도 적어서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또 먹고 있다. 등대 구경을 마친 우리가 모르고 지나쳤던 케이프코드의 하이애니스(Hyannis) 마을에서 1980년에 탄생한 감자칩으로 동부에서는 제법 유명한 브랜드이다. 하이애니스는 보스턴 출신인 케네디 대통령의 고향이라서 박물관도 있으며, 전편에서 소개한 마사스빈야드(Martha's Vineyard)와 낸터컷(Nantucket) 섬으로 배가 떠나고, 무엇보다 무료로 감자칩 공장투어가 가능하다고 하므로 다음 번에는 꼭 들러봐야 겠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반응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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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posts뉴욕항 입구를 지키는 게이트웨이(Gateway) 국립휴양지에 속하는 뉴저지 주의 샌디훅(Sandy Hook) 유닛
여기서 국립휴양지로 번역한 '내셔널 레크리에이션 에리어(National Recreation Area, NRA)'는 레저 활동을 위한 연방정부 보호구역으로 내셔널파크(National Park) 수준의 보존이 필요한 장소만 국립공원청이 직접 관리하는데, 미국 해안가 대도시에도 바닷가를 끼고 지정된 곳이 많다. 위기주부가 거의 모든 하이킹 코스를 섭렵한 로스앤젤레스 Santa Monica Mountains NRA, 금문교 주변과 알카트라즈 섬을 포함하는 샌프란시스코 Golden Gate NRA, 보스턴 항구 근처까지만 가봤던 Boston Harbor Islands NRA, 그리고 이제 소개하는 뉴욕항 입구의 Gateway NRA 등이 그러하다. 게이트웨이 국립휴양지(Gateway National Recreation Area)는 위와 같이 옛날 미국의 대표적 '관문(gateway)'이었던 뉴욕항 입구에 3개의 유닛으로 나눠져 있다. (지도 상단의 Upper Bay 북쪽에 맨하탄 섬이 있음) 사실 방문 도장만 찍는 것이 목적이라면 브루클린의 자메이카 만(Jamaica Bay) 또는 거기서 다리를 건너면 바로 나오는 스테이튼 섬(Staten Island) 비지터센터가 훨씬 가깝지만, 왠지 아래쪽에 툭 튀어나온 '모래톱'을 제일 먼저 가줘야할 것같은 의무감이 들어 맨하탄에서 5배가 넘는 약 100km 거리를 빙 돌아서 찾아갔다. 다리를 건너며 인터체인지를 통해 바로 4차선 게이트가 만들어진 공원 입구가 나왔는데, 해수욕장 이용객이 많은 여름철에는 여기서 입장료를 내야하는 모양이었지만, 이 때는 10월말이라서 그냥 통과할 수 있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그리고는 한참을 또 그냥 달리다가 왕복 4차선의 중앙분리대 구역에 뜬금없이 로켓이 나타나길래 오른편으로 살짝 빠져서 차를 세웠다. 미소냉전 시대에 미국의 동서 해안선을 따라 촘촘히 설치된 지대공 나이키 미사일(Nike Missile)에 대해서는 예전 LA에 살 때 레이더 기지였던 곳을 하이킹하면서 설명드린 적이 있는데, 여기도 뉴욕시 방어를 위해 1970년대 초까지 기지가 운영된 곳이라 한다. 지도에서 아래쪽에 대서양과 면한 해수욕장들은 그냥 지나 ④번까지 올라온 것이고, 이제 가장 핵심적인 역사적 포트 핸콕(Fort Hancock)으로 향한다. 그리고 지도 맨아래의 뉴저지 36번 도로를 다리로 건너 진입하니까 섬으로 보이지만, 훨씬 더 아래쪽에서 육지와 연결되어 있어서 엄밀하게는 샌디훅 반도이다. DC에 있는 동상을 보여드린 적이 있는 남북전쟁의 영웅인 윈필드 S. 핸콕(Winfield Scott Hancock)을 기려 1895년에 명명된 이 기지는 뉴욕 항구를 방어하는 가장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로 1974년까지 운영되었고 퇴역 후 바로 국립공원청으로 이관되어 현재의 국립휴양지가 되었다. 비지터센터로 운영되는 옛날 등대지기의 집을 찾아왔지만, 당시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작게 보이는 동판에 이 건물은 1883년에 만들어졌다고 되어 있지만, 그 뒤로 우뚝 솟아있는 높이 약 31미터의 팔각형 샌디훅 등대(Sandy Hook Lighthouse)는... 놀랍게도 1764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만들어져서, 지금까지도 여전히 불을 밝히고 있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현역 등대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특히 독립전쟁때 영국군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대륙군이 대포로 파괴하려 했지만, 너무 튼튼하게 만들어서 무너지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처음 건립될 당시에는 반도의 북쪽 끝에서 약 150미터 떨어진 곳에 만들어졌지만, 260년 동안 계속 모래가 퇴적되어 반도가 북쪽으로 길어지면서, 현재는 무려 2.4km나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80여년간 군부대로 운영되며 지어진 수 많은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내해쪽을 바라보며 해안가에 등간격으로 지어진 저 노란색 집들로 '장교 주택단지(Officers' Row)'라 불리는 곳이다. 가운데 심하게 허물어진 상태의 현관 입구도 있지만 대부분이 깨끗하게 보수가 되었는데, 비교적 최근부터 민관 협력 프로그램으로 일반인이 장기 임대하는 방식으로 수리를 한 후에 사무실로 사용하거나 실제 거주 또는 렌탈을 할 수도 있게 되었다 한다. 그리고 군대는 떠났지만 가장 북쪽에 해안경비대 기지가 새로 건설되어서 여전히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구역이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제일 북쪽의 전망대를 보기 위해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기지 옆으로 만들어진 작은 주차장 Lot M은 진입로부터 비포장이라서 찾기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주차장 바로 옆으로 나인건 배터리(Nine-Gun Battery)란 옛날 포대가 있는데, 성벽 아래쪽에 숨겨서 장전한 대포를 지렛대와 거대한 무게추를 이용해 위로 들어올려서 조준 발사하고 다시 아래로 내려가는 소위 '사라지는 포(Disappearing Guns)'가 9문이나 설치되었던 유일한 장소란다. 여기 유닛의 이름처럼 모래가 깔린 오르막으로 이어진 저 끝에서 오른쪽의 야트막한 언덕 위에 베터리 펙(Battery Peck) 전망대가 있다. 원래 작은 포대가 있던 자리로 포격 시험 중 사고로 사망한 프리몬트 펙(Fremont Peck) 중위의 이름을 딴 것인데, 지금은 이렇게 나무로 높은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다. 아래에서 올려다 보니까 안내판이 하나만 있길래 당연히 저기서 보이는 '전망'에 대한 설명이 있을거라 예상하며 계단을 올라갔지만, 아주 뜻밖으로 여기서 볼 수 있는 작은 새들, 그것도 가을 철새 3종에 대한 설명이었다. 얼마 전에 봤던 넷플릭스 시리즈의 주인공이 탐조(探鳥)가 취미였던 것과 작년에 돌아가신 '새박사' 윤무부 교수도 떠오르는데, 미국에서는 새 관찰이 이런 자연 공원에서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문화라는 것을 또 느꼈다. 정면을 3배줌으로 당겨보면 대서양 너머로(?) 스테이튼 섬과 브루클린 사이의 해협을 전체 4km 길이로 잇는 현수교인 베라자노-내로스 다리(Verrazzano–Narrows Bridge)와 그 오른편에 맨하탄의 스카이라인이 아스라히 보인다. 이제 핸드폰을 난간 위에 올려놓고 디지털 10배줌으로 당겨보자~ 여기서 맨하탄까지는 직선거리로 25km 정도인데, 남북으로 살짝 비스듬히 길쭉한 섬을 남쪽에 바라보기 때문에 다운타운의 원월드 빌딩부터 미드타운의 초고층 콘도들까지 좁은 화각의 10배줌 사진에 다함께 들어와서, 뉴욕 마천루의 높이 순위를 한 눈에 파악이 가능했다.^^ 이렇게 오래간만에 국립 공원 방문 리스트에 '국립휴양지' 하나를 추가하는 것으로 북부 뉴욕주 2박3일 여행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뉴저지 주를 서쪽으로 가로질러 다시 95번 고속도로를 만나 집으로 향했는데, 마지막으로 씋데없는 휴게소 사진 하나만 더 추가한다. 델라웨어 주의 유일한 I-95 휴게소의 이름이 바이든 웰컴센터(Biden Welcome Center)였는데, 그래서 본 시리즈의 첫번째와 마지막 사진을 모두 바이든이 차지했다. 그가 부통령에서 물러나고 대통령이 되기 전인 2018년에 이렇게 바뀌었다는데... 만약 2020년에 다른 민주당 인물이 당선되어 지금 연임을 하고 있다면? 또는 2024년에 바이든이 스스로 단임만 하고 물러나며 당내 경선을 거친 참신한 후보가 트럼프를 꺽었다면? 그런 쓸데없는 생각이 자꾸 드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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