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이론 Kill Theory (2009)
By 멧가비 | 2016년 7월 27일 |
빈 산장에 쌍쌍이 모인 방종한 십대들. 이제는 설명하는 것이 의미가 없는 클리셰로 시작하는 영화는 살인마의 조금은 낯선 제안으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살인마가 일일이 찾아가서 죽이는 대신 "너희들끼리 죽여라" 라며 미션을 부여한 것이 바로 그 것. 산장 슬래셔와 배틀로얄을 섞은 셈인데, 문제는 제대로 못 섞었다는 거다. 두 개의 레퍼런스에서 가장 재미없는 부분만을 골라서 섞은 느낌이다. 친구들끼리의 상호 살인에는 최소한의 설득력도 없으며 살인마는 게으르다. 친구들이 서로 죽이는 비극을 만든 건 살인마의 설계 때문이 아니라 그냥 지독하게 멍청했기 때문이다. 멍청해서 죽는 영화가 재밌을리가 없지. 설득력은 포기하고 마냥 B급 영화로만 즐기기엔 슬래셔나 고어로서의 기술적인 부분 역시 형편 없다.
웜우드 분노의 좀비 도로 Wyrmwood (2014)
By 멧가비 | 2016년 8월 1일 |
좀비 영화를 논함에 있어서 짧게는 10년 전, 길게는 30여 년 전 영화들을 레퍼런스로 삼아야 할 만큼 의외로 굵직한 좀비 영화가 많지는 않다. 이제 좀비는 등장 자체로 장르가 결정되는 시기를 지나 다른 장르의 이야기를 조금 새롭게 하기 위한 도구로 더 사용되는 느낌이다. (앞선 뱀파이어나 늑대인간 등 처럼, 좀비도 이제 공포 영화만의 소재가 아니다.) 미국식 코미디(좀비랜드, 2009)와 영국식 코미디(새벽의 황당한 저주, 2004)로도 이미 각각 변주되었으며, 좀비가 애완견에 비유되는가 하면(내 친구 파이도, 2006), 틴 로맨스의 주인공(웜 바디스, 2013)이 되기도 했다. 나치 좀비, 자위대 좀비, 스트리퍼 좀비 등 일일이 열거하기가 무의미할 정도로 수 없이 도구화 되었는데, 생각해보면
[DOS] 귀천도 (1997)
By 뿌리의 이글루스 | 2020년 7월 9일 |
1997년에 ‘이경영’ 감독이 만든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삼아, ‘팀 라온 소프트’에서 개발, ‘아이투 엔터프라이즈’에서 MS-DOS용으로 발매한 3D 대전 액션 게임. 영화가 나온 다음 홍보용으로 만든 게 아니라 영화 제작과 함께 게임 개발에 들어갔다고 하며, 당시 기준으로 대용량인 CD 2장 짜리로 게임 제작비로 1억 4000만원이 투입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내용은 1800년대 정조 재위 마지막 해에, ‘정조’의 연인 ‘청연’이 장차 세계를 지배할 위인을 임신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일본 막부 통치자인 ‘다다가쯔’ 장군이 청연과 그녀의 아이를 없애려고 자객을 보낸 상황에, 정조의 명을 받은 호위 무사 ‘좌운검’과 ‘우운검’이 왕가의 보물인 귀천금과 귀천검을 하사 받아 청연을 호위하여 시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