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잉글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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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남북전쟁과 재건시대가 끝나고 1877년부터 약 20여년간 북부의 도시들을 중심으로 공업화에 따른 자본주의가 급속도로 발전한 시기를 길디드에이지(Gilded Age), 즉 '도금시대(鍍金時代)'라고 부르는데, 이 말은 소설가 마크 트웨인과 찰스 워너가 함께 1873년에 발표한 풍자소설 <The Gilded Age: A Tale of Today>의 제목에서 유래했단다. 당시 부패한 정경유착과 기업 담합을 통한 독점으로 엄청난 부를 모은 미국의 대자본가들은 말 그대로 진짜 금박을 입힌 으리으리한 저택에서 살았는데, 지난 여름 3박4일 뉴잉글랜드 지역 여행에서 마지막으로 들린 여행지가 바로 그런 집이었다. 집구경을 하기 전에 먼저 오래간만에 블로그에 소개되는 로드아일랜드(Rhode Islands) 주에 대해서 잠깐 알아보도록 한다.
1636년에 신앙과 정치적인 문제로 메사추세츠에서 분리된 로드아일랜드는 미국의 독립 당시 13개 식민지에 마지막으로 포함된다. 지도처럼 코네티켓과 메사추세츠 사이에 위치한 미국에서 가장 면적이 작은 주로 충청북도의 절반이 조금 넘는 크기에 인구도 약 1백만명에 불과하다. 주도인 프로비던스(Providence)에 위치한 브라운 대학교(Brown University)를 2015년에 아이비리그 투어로 방문했던 것이 지금까지 유일한 여행기로 여기를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지도에서 가장 큰 애퀴드넥 섬(Aquidneck Island)을 처음 발견한 서양인이 그리스의 로도스 섬과 모양이 비슷하다고 한데서 주의 이름이 유래했고, 이제 소개하는 관광지가 그 섬의 뉴포트(Newport)라는 마을인데, 섬들이 육지와는 다리로 모두 연결이 되어있어서 차로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부자들의 여름 휴가지였다는 뉴포트에 있는 더브레이커스(The Breakers)의 주차장에 도착을 했는데, 안내판에 씌여진 입장료 등의 내용은 약 10곳의 이러한 저택들을 함께 관리하는 뉴포트맨션(Newport Mansions)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 개장하는 오전 10시까지는 시간이 좀 남아서 동네 드라이브를 좀 하다가 문이 열려있는 다른 '집'에 무심코 잠깐 들어갔다.
모자를 쓴 낙타 두 마리가 정원에 서있는 이 집도 러프포인트(Rough Point)라는 유료투어가 진행되는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었는데, 이처럼 바닷가와 접한 쪽은 대부분이 이런 '울트라 대저택'들이 띄엄띄엄 들어서 있었다.
우리가 구경할 브레이커스 저택의 주차장으로 돌아왔더니, 벌써 입구에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줄이 만들어져 있었다. 일단 문을 통과해서 들어가면 바로 웰컴센터로 안내가 되어서, 입장권을 구매한 후에 다시 밖으로 나가게 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1895년에 완공된 70개의 방이 있는 르네상스 스타일의 이 '브레이커스(The Breakers)'라 불리는 대저택은, 작년의 대륙횡단에서 들린 내슈빌 밴더빌트 대학교 여행기에서 설명한 그 밴더빌트의 손자인 Cornelius Vanderbilt II가 지은 것이다. 참고로 그의 할아버지가 미국의 선박과 철도를 장악한 1850년대부터 그의 아버지가 사망한 1885년까지, 30년 이상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차례로 미국에서 최고의 부자였다. (그 후 미국 최고의 부자 자리는 록펠러, 카네기, 포드 등등을 차례로 거쳐... 빌 게이츠, 제프 베조스, 엘론 머스크)
입구로 들어와 그레이트홀(Great Hall)을 딱 보는 순간에 "아무리 도금시대라고 하지만, 저 금색이 진짜 금일까?" 이런 생각을 잠깐 했었는데... 중앙홀 구석에 친절하게 비치된 한글 안내서에 다음과 같이 씌여 있었다. "천장은 바람에 날리는 듯한 하늘을 묘사하도록 그려졌습니다. 도금된 천장은 도토리와 오크 나무 잎과 네 개의 청록색 메달들로 이루어져있으며 이는 힘과 장수를 상징합니다."
"Dining Room 장미 색깔의 12 돌기둥들은 견고한 설화 석고 이루어졌습니다. 이 거대한 샹들리에와 열두 개의 기둥 촛대들은 최고의 프랑스 Baccarat 크리스털로 만들어졌으며 가스와 전기를 위해 감아졌습니다. 여러분의 50 피트 위 도배된 천장은 Aurora 여신이 새벽을 예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식탁은 34 개 의자를 수용할 만큼 만들어졌습니다."
"모자이크식 천장은 이태리 르네상스 스타일의 청색 돌고래와 나뭇잎 디자인의 수천 조각의 대리석 세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Morning Room 은 과일, 꽃, 고전적인 모형들의 화환 조각으로 르네상스 말기 스타일을 반영합니다. 벽난로는 세련된 마노(보석의 일종)와 청색/회색 Campan 대리석으로 만들어져 금으로 씌운 청동 판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모서리 벽면들은 백금의 잎과 그리스 신화 뮤즈의 여덟 여신들의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Music Room 은 가족 결혼식이나 사교 파티의 장소였습니다. 금은 잎, 청색/회색의 Campan 대리석, 거울, 그리고 크리스털 조명 기구 등이 조화를 이루어 저녁 콘서트나 연회를 더욱 빛나게 하였습니다. 이 방과 르네상스 스타일의 가구들은 프랑스에서 Richard van der Boyen 에 의해 디자인되었으며 파리의 Allard and Sons 라는 회사가 만들었고 바로 Newport 로 운반되었습니다. 음악의 영감과 유명한 작곡가들이 천장에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상과 같이 적혀있는 분홍색의 한글 안내서가 다른 언어와 함께 놓여있는 것이 사진 왼쪽 아래에 보인다. 아래 1층에는 이외에도 Breakfast Room, Billiard Room, Library 등이 더 있었지만 다 보여드릴 필요도 없을 것 같아 생략했고, 앞서 사진들도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안내서 내용을 그대로 적었다... 2층으로 올라오면 주인 내외 각각의 침실과 옷방, 화장실 등을 지나는데, 사진도 제대로 안 찍었던 것으로 봐서 뭔가 체질에 안 맞거나 취재를 포기한 느낌이었던 것 같다~^^
넷째 딸인 Gertrude Vanderbilt의 침실로 작은 침대 위의 초상화가 그녀의 5살때 모습이라고 한다. 그녀는 조각을 공부하고 1896년에 Harry Payne Whitney와 결혼하는데, 지금 뉴욕의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이 1930년대에 그녀의 주도로 설립된 것이란다.
2층 로지아(loggia)의 아치 너머로 보이는 대서양을 사진에 담고있는 아내의 모습이다. 난간에 가려진 뒷뜰 잔디밭은 높이 30피트의 절벽으로 바다와 만나는데, 그래서 파도가 부서지는 곳이라고 The Breakers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중앙홀로 내려가는 계단참에 이 모든 극단의 사치를 가능하게 해준 할아버지 Cornelius Vanderbilt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집주인이 맏손자라서 할아버지의 이름을 그대로 썼음) 우리 손님들은 레드카펫이 딸린 중앙 계단을 이용하지는 못하고, 그 옆으로 만들어진 하인들이 다니던 좁은 나무계단과 통로를 통해서 다시 아래로 내려가게 된다.
본 저택에서 떨어져 지어진 부엌으로, 밴더빌트 집안이 여름철에 여기서 지낼 때 약 40명의 하인을 거느렸다고 한다. 여기는 조리실이고 옆으로 팬트리(pantry)와 하인들이 대기하는 방이 따로 있는데, 거기에는 나중에 추가된 전기식 호출기도 벽면에 설치가 되어 있었다.
마지막 방에는 당시 이 집에서 사용하던 그릇과 찻잔 등의 모조품을 살 수 있는 기념품 가게가 위치하고 있고, 계산대 옆으로 작게 만들어져 있는 쪽문을 통해서 내부투어를 마치고 이제 밖으로 나가게 된다.
옆문을 나와 조금 떨어진 곳에 작은 집이 한 채 있어서, 문지기의 집인가 했더니... 아이들 '놀이방'으로 만든거란다!
저택의 북동쪽 면을 바라보며 다시 다가간 후에, 왼쪽 돌계단을 올라서 발코니로 올라가본다.
당시 밴더빌트가는 뉴욕 5번가에 여러 채의 저택을 가지고 있어서, 여름철에만 이 곳에 와서 잠시 지내다가 돌아갔는데, 이러한 여름별장을 '작은 오두막'이라는 뜻의 영단어인 '코티지(cottage)'라 불렀다 한다. "이번 여름은 시골의 작은 오두막에서 지낼까 합니다... 참, 겸손도 하셔라~"
잔디밭을 따라 조금 걷다가 뒤돌아 보니, 집주인께서 나와 손을 흔들고 계셨다.^^ 가로질러 절벽까지 걸어가보고 싶었지만, 잔디밭이 너무 넒어서 걷다가 포기하고 뒤돌아 와야했다.
건물의 남서쪽 면은 특이하게 넝쿨이 올라간 원형의 테라스가 만들어져 있고, 그 앞으로는 꽃으로 잔디밭에 문양이 만들어져 있었다.
어떤 포즈로 찍어야 뒷배경의 집과 좀 어울리게 보일까 고민을 많이 한 사진이다...ㅎㅎ
그렇게 1시간 정도만에 셀프투어를 모두 마치고 정문으로 나가다가 마지막으로 뒤돌아 본 모습이다. 참고로 저 집을 지은 사람의 막내 동생인 George Washington Vanderbilt II가 노스캐롤라이나 애쉬빌(Asheville)에, 방이 250개나 되는 진짜 성같은 맨션과 함께 주변으로 포도밭과 사냥터까지 만들어 놓은 곳이, 바로 작년 대륙횡단 때 잠깐 비지터센터만 방문을 했던 빌트모어 에스테이트(Biltmore Estate)로 여기를 클릭해서 여행기의 뒷부분을 보시면 된다.
세계 테니스 명예의 전당(International Tennis Hall of Fame)이 있다는 뉴포트 시내도 럭셔리하고, 애퀴드넥 섬의 서쪽끝에 있는 캐슬힐 등대(Castle Hill Lighthouse)도 유명하다지만, 갈 길이 먼 우리는 다리를 건너 육지로 돌아가 95번 고속도로를 타고 저녁에 집에 도착해서 전체 3박4일 여행을 마쳤다. 글을 맺기 전에 길디드에이지(Gilded Age) 역사의 '알쓸미잡' 하나만 마지막으로 알려드리면, 도금시대의 이런 벼락부자들을 '강도 귀족(Robber Baron, 도적 남작)'이라고 비꼬아 부르는 표현이 있다. 그들 중에서 대표적 4인방이 바로 밴더빌트, 록펠러, 카네기, 그리고 JP모건인데... 지금은 모두 우수한 대학교와 기업의 이름으로, 존경받는 자선사업가와 재단의 이름으로만 기억되는 것을 보면, 역시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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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 미국잡지 인사이더(INSIDER)의 웹사이트에서 "The best-kept secret tourist spot in every state"라는 기사를 재미있게 보고는 구글 마이맵에도 마크를 했었다. 미국 50개주와 DC까지 포함해서 51곳의 '숨겨진 명소'를 소개했는데, 유명한 내셔널파크와 모뉴먼트가 몇 곳 포함되어 있는 것이 좀 의외이기는 했지만, 대부분은 처음 들어보지만 흥미있는 관광지들이었다. 특히 동부의 여러 주들에 그러한 곳들이 많아서, 버지니아로 이사를 온 후에 근처에 있는 몇 곳은 일부러 찾아가볼까 생각을 하는 중에, 지난 8월말 여행에서 멀리 북동부 메인(Maine) 주의 대표로 소개된 곳을 먼저 들리게 되었다.
아카디아 국립공원 관광을 마치고 보스턴으로 내려가는 도중에, 뉴잉글랜드 3박4일 여행의 첫날 저녁을 먹었던 포틀랜드에 조금 못 미친 야머스(Yarmouth)라는 곳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하지만 정차한 이 곳은 고속도로 휴게소가 아니고, 주변에 아무 것도 없는 그냥 3층짜리 사무실 건물이다. "저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것은 뭐지?"
사무실 빌딩의 이름은 글로벌빌리지(Global Village)이고, 한 때 네비게이션으로 유명했던 가민(Garmin) 회사의 이름이 보인다. 남의 사무실에 무작정 들어가도 될까 고민했는데, 주중 오후 3시까지 일반에게 공개된다는 안내가 있어서 씩씩하게 문을 열고 들어가면...
세계 최대의 회전하는 지구본으로 기네스북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어사글로브(Eartha Globe)를 만나게 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여기 1999년에 만들어진 '어사(Eartha)' 지구본의 지름은 정확히 41피트(12.5 m)로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모터를 이용해서 23.5도 기울어진 상태로 자전(rotating)을 하는 동시에 그 자전축도 회전을 시켜서 공전(revolving)도 흉내를 내고 있다. 무게가 2.5톤이나 된다는 지구본을 만들어서 이렇게 자동으로 돌아가게 만들려면 제작비도 많이 들었을 것 같다.
홀을 한바퀴 돌면서 구경하다가 한반도가 보여서 얼른 찍었다. 바닥에서 북반구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불평을 할까 했는데, 친절하게 왼편에 보이는 3층 전망대까지도 일반인들이 올라갈 수가 있게 잘 만들어 놓았다.
1976년에 메인주 출신의 David DeLorme이 창업한 지도 제작사인 들로름(DeLorme)이, 1999년에 여기 야머스에 본사 건물을 신축하면서 이 거대한 지구본을 함께 만들었는데, 그 회사가 2016년에 가민(Garmin)에 인수되어서 건물 입구에 가민의 상호가 있었던 것이다. 전망대 2층에서 구경한 후에 아내가 사람이 옆에 있어야 크기를 알 수 있다며 먼저 내려가고 위기주부는 3층으로 올라갔다.
하필이면 노란 육지는 다 지나가고 파란 태평양만 보이는데, 사실 깨끗하고 반질한 지구본을 기대했다면 좀 실망할 수도 있었다. 위도(latitude)는 8도, 경도(longitude)는 10도 간격으로 나누어 약 6천개의 알루미늄 파이프로 골격을 조립한 후에 각 칸에 해당하는 792개의 지도를 프린트해서 붙였는데, 이 때 사용된 데이터의 양이 140GB나 되었다고 한다. (1990년대말에 개인PC의 하드디스크 용량이 잘해야 1GB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데이터 양임)
그런데, 심각한 문제 발견! 남태평양 쪽에 똑같은 칠레의 해안가 패널 3장이 잘못 붙어있다... 처음 만들때부터 저랬는지, 아니면 보수를 하다가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들로름이나 가민 회사 사람들이 아무도 이걸 모르지는 않을텐데, 고치지 않는게 하도 이상해서 여행 다녀와서 그 회사에 이메일이라도 보내볼까 하다가 말았다.
왜 지구본을 이 크기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설명판인데, 정확히 지구를 1백만분의 1로 축소해서 지금의 크기로 만들기로 한 것이다. (안내판에는 지름이 42피트로 되어 있음) 또한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인 보스턴에 태양(Sun)이 있다고 했을때, 여기 야머스의 위치가 정확히 태양과 지구간의 거리를 1:1,000,000 비율로 줄인 것과 일치하는 장소란다! 가운데 지도는 그 비율로 축소한 태양계를 보스턴을 중심으로 놓아보면, 명왕성(Pluto)은 유럽 스위스의 취리히(Zurich)에 위치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메인주의 숨겨진 명소라는 세계 최대의 회전하는 지구본을 아내도 재미있게 구경하고, 깨끗한 화장실도 잘 이용하고, 다시 계속해서 남쪽으로 운전을 해서 내려갔다. (참고로 또 심심해서 체크해보니, 위기주부는 처음 소개한 기사에 나온 51곳 중에서 여기까지 포함해 8곳을 방문했음)
그런데 점심을 간단히 먹고 가야할 것 같아 중간에 고속도로에서 나와 맥도널드를 갔는데, 인력부족으로 가게 실내에서 먹을 수는 없다고 했다. 할 수 없이 투고를 해서 조수석 네비게이터(=아내)의 지시에 따라 여기 케네벙크포트(Kennebunkport)라는 이상한 이름의 바닷가 마을을 찾아왔다.
중심가를 지나서 바다가 시원하게 보이는 얕은 언덕에 주차를 하고, 차 안에서 바다를 보며 늦은 점심을 먹었다. 우리 좌우로는 모두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의자를 펴놓고 선탠을 즐기고 계셨다.
이 곳을 아내가 고른 이유는 우리 뒤편으로 이렇게 세인트앤 스톤채플(St. Ann's Stone Chapel)이라는 성공회 교회(Episcopal Church)가 트립어드바이저에 관광지로 떴기 때문이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이 예배당은 1892년에 만들어져서 역사도 오래되었는데, 북대서양의 차가운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곳이라서 여름철에만 예배에 이용되고, 그 외의 기간에는 폐쇄해 놓는다고 한다.
여름 내내 거들떠 보지도 않던 방학숙제를 한꺼번에 하는 아이처럼, 잠깐 자리에 앉아서 이것저것 밀린 기도를 왕창 드렸다...
자세히 보면 정말로 커다란 돌들로 멋지게 아치를 만들었고, 스테인드글래스도 굉장히 아름다웠다. 단순히 자연석으로 장식을 한 것이 아니라, 천장을 제외한 모든 기둥과 벽을 말 그대로 자연석을 다듬어서 쌓아 올린 것이었다.
구경을 마치고 돌아나가며 입구 위쪽의 성가대석(?)을 보니까, 저리로 올라가는 아름다운 계단이 만들어져 있던 뉴멕시코주 산타페의 로레토 채플(Loretto Chapel)이 떠올랐다. (나선형의 '기적의 계단'을 소개한 여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스톤처치(Stone Church)를 우리말로 '돌교회'라고 생각하니까, 우리 가족 제2의 고향에 있던 아래의 '유리교회'가 떠올랐다~
한국분들에게 LA의 결혼식 장소로 유명한 팔로스버디스의 웨이퍼러스 채플(Wayfarers Chapel)을 10년전에 방문했던 포스팅을 보실 수 있는데, 지금 여기 메인주 바닷가 마을의 '돌교회'도 이 지역에서 결혼식 장소로 인기있다고 한다.
교회 홈페이지를 보니까 결혼식은 주로 여기 야외 예배당에서 열리는 모양이다. 우리도 끝까지 한 번 걸어가서 벤치에 잠시 앉았다가 차로 돌아갔는데, 홈페이지에도 방패 모양으로 그려져 있던 저 성조기 아래에 함께 펄럭이는 깃발은 영국 성공회의 상징이라고 한다. 전편 끝에 보여드린 사진처럼 보스턴에 들러서 지혜에게 랍스터를 전달해주고 숙박을 했고, 다음날 한 곳만 더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갔으니까, 8월말의 3박4일 뉴잉글랜드 여행기도 이제 마지막 한 편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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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새해 일출로 유명한 울산 간절곶, 포항 호미곶 등은 남한의 육지에서 가장 먼저 해돋이를 볼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땅 넓은 미국에서도 그렇게 가장 빠른 새해 일출로 유명한 장소가 있는데, 바로 북동부 뉴잉글랜드 지방 메인(Maine) 주의 아카디아 국립공원에 있는 캐딜락 산의 정상이다. (육지와 본토로 제한하지 않으면, 한국은 당연히 최동단의 우리 땅인 독도의 일출이 가장 빠르고, 미국은 태평양의 미국령 섬인 괌(Guam)의 동해안이라고 함)
미국 국립공원청(National Park Service, NPS)이 관리하는 420곳 이상의 장소를 모두 소개하는 official NPS app 첫화면이 바로 위와 같은 아카디아 내셔널파크(Acadia National Park)의 일출사진이다. 참고로 위기주부의 생각으로는 NPS 스마트폰 앱은 주변에 있는 국립공원들을 찾고 내가 방문한 곳을 정리하는 용도로는 쓸만한데, 실제 그 장소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그냥 해당 공원 홈페이지의 모바일 화면이 더 편할 때가 많았다.
1박2일 아카디아 국립공원 여행의 둘쨋날에, 아침 일찍 다시 차를 몰고 마운트데저트 섬(Mount Desert Island)으로 들어와서, 바로 공원순환도로를 지나서 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Cadillac Summit Road의 입구로 향했다. 그 길은 별도의 통행료 $6을 내고 여기서 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데, 일출(Sunrise) 시간은 매진이었기 때문에 그냥 오전 8시로 예약을 해서, 전망이라도 구경을 하고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해발 1,530피트(466 m)의 캐딜락마운틴(Cadillac Mountain) 정상은 맑았던 해안가와는 달리, 이렇게 아침 안개가 다 걷히지 않아서 주차장이 텅텅 비어 있었다. 흑흑~ 여행기 1편에서 공원지도와 함께 설명을 드렸지만, 여기는 미국 대서양 해안가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다.
주차장 옆에 있는 작은 안내소도 문을 열지 않아서, 바로 산책로를 조금 걸어서 꼭대기의 전망대로 걸어간다. "작년 여름에 이어서 또 '마음의 눈'으로 구름 속 풍경을 감상해야 하는거야?"
야속하게 바다 안개는 걷힐 듯 걷히지 않으면서 애를 태웠다... 하지만, 전날 비하이브 트레일을 하면서 산 위에서 푸른 바다와 섬들을 직접 봤었기 때문에, 크게 아쉽지는 않았던 것 같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날씨가 맑았으면 이 안내판과 같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는데, 클릭해서 원본보기를 하시면 설명까지 함께 직접 읽으시면서 크게 보실 수 있다. 여기서 일출을 꼭 보실 것이 아니라면, 전망을 보기 위해서는 오후 시간으로 예약을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다음 장소로 넘어가기 전에 '알쓸미잡' 하나 알려드리면, 여기 캐딜락 산(Cadillac Mountain) 정상의 해돋이가 미본토(Lower 48 States)에서 가장 빠른 것은 해가 남동쪽에서 뜨는 겨울철 뿐이다. 해가 정동향에서 뜨는 춘분과 추분 전후로는 동쪽 땅끝인 쿼디헤드 주립공원(Quoddy Head State Park)의 바닷가가 1등이고, 북동쪽에서 해가 뜨는 여름철에는 훨씬 위도가 높은 곳에 위치한 언덕인 마스힐(Mars Hill)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산에서 내려와 다시 공원순환도로를 만나서는 남쪽으로 10분 정도 달린 후에 주차를 하고, 메인주 아카디아 국립공원에서 마지막으로 구경할 곳을 찾아서 걸어가고 있다.
숲이 끝나는 곳에는 조던 폰드(Jodan Pond)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거 연못(pond)이라기에는 큰 것 같은데?"
현재 국립공원 브로셔의 표지사진으로도 사용되는 이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은, 우리 부부에게 캐나다 레이크루이스(Lake Louise)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물색이나 주변 풍경은 많이 다르지만, 옛날 빙하에 의해서 만들어진 좁고 긴 빙하호(tarn)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샤또레이크루이스(Chateau Lake Louise)같은 럭셔리 호텔은 아니지만, 호수를 바라보는 위치에 조던폰드 하우스(Jordan Pond House)라는 레스토랑이 자리잡고 있다. 1870년대부터 여기서 장사를 하다가 1979년의 화재로 옛 건물은 전소되고, 1982년에 새로 지었기는 하지만 이 국립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이라고 한다.
물이 흘러나가는 작은 댐을 지나서 조금 걸어와 봤는데 물이 정말 깨끗했다. 이 호수의 물은 하류쪽에 있는 실하버(Seal Harbor) 마을의 식수원으로 바로 사용된다고 한다.
호수를 한바퀴 둘러보는 산책로와 주변의 "The Bubbles"라 불리는 볼록한 바위산으로 올라가는 하이킹 코스 등이 있다지만, 갈 길이 먼 우리는 이제 그만 아카디아 국립공원과 작별을 해야할 시간이었다.
주차장과 연결된 호숫가에는 아침부터 낚싯대를 양쪽으로 달고있는 카약으로 호수로 나갔다가 벌써 돌아오는 분들도 있었다. 우리는 차에 올라 늦은 아침을 먹기 위해서 가장 큰 마을인 바하버(Bar Harbor)로 향했다.
검색으로 찾은 식당의 이름도 조던스 레스토랑(Jordans Restaurant)이었는데, 메인주의 또 다른 특산물인 블루베리를 넣은 머핀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했다.
아침을 먹고 바로 옆 대형마트인 한나포드(Hannaford)에서 지혜와 친구들에게 줄 작은 랍스터 5마리를 사서는 가게에서 쪄달라고 했다. 전날 저녁에 먹은 랍스터 식당보다는 당연히 많이 싸지만, 파운드 당 가격이 약 8불이면 여기 버지니아 집에서 세일할 때의 가격과 큰 차이는 없었다. 빨갛게 삶아진 랍스터를 트렁크에 넣고는 북쪽으로 뱅거(Bangor)까지 올라가서, 바로 I-95 고속도로를 타고 보스턴으로 향했다. 도중에 잠깐 들린 두 곳은 별도의 포스팅으로 소개할 예정이고, 페친께서 알려주신 재미있는 도로 경고판 하나만 아래에 잠깐 보여드린다.
괜히 과속으로 딱지떼서 벌금 내지말고, 그 돈으로 랍스터나 사먹으라는 메인주 교통국의 고속도로 전광판 경고사인이다.^^ 참고로, 메인주에서는 'Lobsters(랍스터)'를 사투리 비슷하게 'Lobstahs(랍스타)'라고 많이 쓴단다.
그 날 오후에 지혜가 룸메이트와 함께 기숙사 휴게실에서 랍스터를 들고 있는 모습인데, 테이블 위에 보이는 메인주 특산품인 블루베리 맥주도 함께 공수해 드렸다. 지난 8월말에 개학하는 딸을 대학 기숙사에 데려다 주면서 메인(Maine)까지 올라갔던 전체 3박4일 여행의 3일째가 끝났고, 우리 부부는 메사추세츠 주의 남쪽으로 좀 더 내려가서 여행의 마지막 밤을 보냈었다.
P.S. 위기주부의 미국 국립공원 소개 시리즈의 두번째로, 블로그에 올린 3편의 아카디아 국립공원 여행기의 내용을 하나로 묶어서 동영상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여행기 작성을 위해 조사하고 정리한 많은 내용을, 유튜브를 통해 더 많은 분들에게 전달해드리고자 하는 목적으로 편집을 했으니, 아래 동영상을 꼭 클릭해서 끝까지 한 번 봐주시고, 의견을 여기 블로그나 해당 영상의 유튜브 댓글로 남겨주시면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앞으로 시리즈의 5편 정도까지 제작한 후에, 별도의 포스팅으로 동영상 제작과정과 함께 향후 네이버 및 티스토리 블로그와 구글 유튜브 운영계획 등을 따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지난 십여년 동안 위기주부의 미국여행 블로그를 방문하시면서, 미국 여행기의 사진을 즐겁게 보시거나 내용이 도움이 되신적이 있다면... 이제는 위기주부의 유튜브에도 "좋아요"와 "구독하기"를 꼭 눌러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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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 위기주부가 방문한 42곳의 미국 내셔널파크들 중에서, 바다와 접한 곳은 캘리포니아 채널아일랜드(Channel Islands)와 레드우드(Redwood), 워싱턴 올림픽(Olympic), 플로리다 에버글레이즈(Everglades), 그리고 하와이볼케이노(Hawaii Volcanoes)의 5곳 뿐이다. 이 중에서 배를 타고 가야하는 채널아일랜드만 바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국립공원이고, 나머지 4곳은 사실 바다보다는 내륙의 숲과 산, 습지와 화산 등이 관광의 핵심인 곳이다. 그런데 LA 앞바다에 있는 채널아일랜드 국립공원은 존재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다보니, 대부분의 미국 사람들 - 특히 동부에 사는 분들은 '바닷가 국립공원'하면 북동부 메인주 아카디아 내셔널파크(Acadia National Park)를 제일 먼저 떠올리고, 특히 다녀오신 한인들은 자주 한국 남해안의 한려해상국립공원에 많이 비유를 하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바다를 찾아가기 위해서 아래쪽 주차장으로 걸어 내려가고 있는데, 전편의 비하이브 트레일에서 내려다 보이던 주차장이 저 곳이다. (아카디아 국립공원 여행기 1편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주차장을 지나서 걸어가 샌드비치(Sand Beach)라 씌여진 간판과 함께, 국립공원청에서 가져다 놓은 안내판들을 보니 미국의 '국립 해수욕장'에 온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모래사장까지는 또 많은 계단을 내려가야 되는 것을 보고는... 그냥 위에서 한 번 내려다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방금 절벽을 기어서 '벌집'의 꼭대기에 다녀온다고 다리도 아프고, 무엇보다도 빨리 당을 보충해야 했다. 그래서 바로 차로 돌아가 해안가 일방통행 도로를 달려서 급히 마을을 찾아가는 바람에 아래의 유명한 장소는 서지도 않고 지나쳤다.
썬더홀(Thunder Hole)은 도로 바로 옆으로 잘 만들어진 계단을 내려오면 나오는 해안가 절벽이 움푹 파인 곳으로, 파도가 솟구쳐 오르면서 천둥소리가 난다고 그러한 이름이 붙었다는데, 2015년에 멕시코 엔세나다 여행에서 봤던 바닷가 블로우홀(blowhole)과 거의 같은 곳인 모양이다.
아무리 목이 마르고 단 것이 급해도 한 번은 바닷가에 차를 세워야 할 것 같아서, 바다가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온 여기 Otter Cove에서 정차를 했다.
Otter Creek 위로 놓여진 다리에 앉아서 V자 사진 한 장 찍고, 다시 출발해서 가까운 Northeast Harbor를 먼저 갔지만 문을 연 아이스크림 가게나 마트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마운트데저트(Mount Desert) 섬을 동서로 나누는 만인 Somes Sound를 빙 돌아 30분 이상을 운전해 건너편 Southwest Harbor에서 마침내 아이스크림 가게를 찾았다.
이 동네 학교들이 개학을 했는지 'Back to School' 특별할인 가격에, 아주 많이 떠주신 이 아이스크림 한 통으로 둘이 나눠서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다. 그리고는 섬의 제일 남쪽 끝에 있는 등대를 찾아서 다시 출발을 했다.
1편에서 소개했던 비지터센터 직원에게 오후에 배스하버헤드 등대(Bass Harbor Head Light Station)를 갈거라고 하니까, 주차장이 작으니까 시간여유를 가지고 일찍 가야한다고 했었다. 실제로 이렇게 진입로에 차들이 한 줄로 기다리면서, 차가 빠질 때마다 한 대씩만 들어와 주차를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우리가 주차한 직후라 5~6대 정도만 기다리고 있지만, 나갈 때는 10대 정도로 줄이 늘어났음)
주차장에서 먼저 눈에 띄는 포장된 길을 따라 조금 내려오니 빨간지붕의 집만 먼저 보였는데, 현재 등대는 자동화가 되어 있어서 등대지기가 필요없고 대신에 해안경비대 직원과 그 가족이 실제로 살고 있다고 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1858년에 만들어서 역사유적지로도 지정되어 있다는 등대는 집 뒤쪽으로 붙어서 높이 약 10미터로 세워져 있는데, 오전에 들렀던 '포레스트검프 등대'와 거의 같은 모습으로 특별하지는 않았다. 이 등대가 아카디아 국립공원을 대표하는 풍경사진의 주인공은 맞지만, 그것은 여기 가까이서 올려다 보는 모습이 아니다~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반대편으로 만들어진 오솔길을 조금 걸으면, 이렇게 바다로 내려가는 잘 만든 나무계단이 나온다.
90도로 꺽어서 계속 내려가는데, 이 때까지는 줄을 서서 힘들게 주차한 것에 비해서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 같지만...
계단이 끝나고 해안가 바위가 나오면 사람들이 갑자기 많이 모여 있어서 살짝 놀랐다~ 여기서는 아직 주인공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조심해서 저 멀리까지 더 가야한다.
짜잔~ DSLR을 든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풍경사진의 명소임에 틀림없다. 특히 이렇게 바라보는게 서향이라서 지금 일몰시간이 가장 붐빈다고 한다. 비록 DSLR은 집에 놔두고 왔지만 조금 더 잘 찍어보고 싶어서 가운데 삼각대를 세워둔 분이 계시는 곳까지 위기주부만 더 가봤다.
한려해상 국립공원에도 등대가 있는 유명한 풍경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사진만으로도 북동부 뉴잉글랜드 지역의 아카디아 내셔널파크를 미국의 대표적인 '바닷가 국립공원'으로 부르는데 손색이 없어 보였다.
조금 전에 우리가 서있던 절벽 위의 난간에 기대어서 이 쪽을 바라보는 관광객의 모습이 보인다.
서있는 바위가 매우 불안정했기 때문에, 아주 조심해서 한바퀴 돌아야 했던 360도 풍경을 클릭해서 동영상으로 보실 수 있다.
뒤쪽에서 일몰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아내가 손을 흔들고 있다. "그만 찍고 빨리 집에, 아니 밥 먹으러 가자~"
많은 독자의 예상을 깨고... 커플셀카 대신에 아내가 찍어준 위기주부의 독사진을 올린다. ㅎㅎ
붉은 노을과 함께 해가 수평선 아래로 떨어지고, 등대에도 불이 들어오면 더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주차장 입구에서 포기하고 차를 돌릴까말까 고민하실 분들이 눈에 밟혀서, 볼거 다 봤으니 우리 차 한 대라도 일찍 빼주기 위해 주차장으로 돌아갔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아카디아 국립공원에 와서는 랍스터말고는 먹을게 떠오르지가 않았다.^^ 그래서 저녁을 먹기 위해 찾아온 곳은 우리 숙소 바로 건너편에, 육지에서 마운트데저트 섬으로 들어가는 다리 바로 직전에 있는 여기 Trenton Bridge Lobster Pound 식당이었다.
이 식당은 가마솥에 바닷물을 끓인 스팀으로 바닷가재를 찌는 것으로 인기있는 랍스터집이었다.
여기서는 바로 쪄서 먹을 살아있는 랍스터를 직접 고르는데, 껍질이 딱딱한(hard) 또는 부드러운(soft) 두 종류에 또 크기에 따라서 작고 큰 것들이 미리 나누어져 있어서 파운드 당 단가가 4개나 표시되어 있는게 보인다. 우리는 부드러운 껍질의 작은 놈들 중에서는 큰 것으로 하나만 고르고 랍스터롤을 추가로 시켰다.
찜질방에 다녀온 우리의 45번 랍스터가 호명되어서 가지고 와서, 롤과 함께 둘이서 저녁으로 맛있게 잘 먹었다. 기다리면서 보니까 랍스터 한 마리가 저 까만 트레이에 꽉 차는 엄청나게 큰 것들도 있었는데, 다음에 다시 메인주를 여행하면 그 만한 크기의 랍스터를 꼭 사주겠다고 아내에게 약속했다.^^
이건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냥 여행기록으로 남겨두면... 밤 10시쯤 둘 다 곤히 잠들었는데, 엄청난 화재경보기 소리가 12시에 울려서 깼다. 밖으로 나와보니 모텔 전체에 알람이 울린 것이고, 사람들이 911에 신고해서 소방차가 출동한 모습이다.
반대편의 어느 객실 중의 하나에서 화재경보기가 동작을 한 것인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실제로 불이 난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완전히 잠을 설친 후에 다시 침대에 누웠고, 다음 날 아침에는 예약한 시간에 맞춰서 다시 차를 몰고 다리를 건너서 미국의 대표적 바닷가 국립공원인 아카디아 내셔널파크(Acadia National Park)로 다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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