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전반에 흐르는 건 다름아닌 유럽풍 스릴러의 기운이다. 가장 많이 떠오른 영화는 <타인의 삶>. 몰래 도청하는 장면이 많이 나와서 그런 것도 있었겠지만, 구체적으로 비슷한 설정과 장면 등을 제외하고 보아도 조명이나 카메라의 움직임에 좀 더 많이 의지해 인물들의 감정과 관계를 표현해냈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더 크게 느껴진다. 뭐랄까, 일반적인 충무로 스릴러나 할리우드 스릴러들에 비해 좀 더 표현주의적인 느낌이랄까. 더불어, 장르적으로 아주 같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유럽풍 에스피오나지 장르의 쓸쓸한 정서도 곳곳에 깃들어 있는 영화다. 그 부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영화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였고. 보수나 진보를 떠나 철저히 중립적인 시각에서 연출하려고 노력했다는 뉘앙스의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