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4월 중순 경. 비가 왔던가 안왔던가. 아무튼 포스터의 컬러만큼 하늘이 우중충 했던 것은 기억하고 있다. 시험 덕에 친구와 함께 찾은 이른 시간의 극장은 아주머니 두어분과 안경을 쓴 청년이 한명. 그리고 우리만이 있었다. 러브레터를 찍은 감독이라길래 보러 온, 정작 러브레터를 보지 않았던 우리들은 약간의 기대를 품고 영화가 시작하는 것을 조용히 기다렸다. 2015년 4월 초순 경. 하늘은 맑았고 둘러보면 군데군데 꽃이 우거진, 하지만 해가 져서 보이지는 않는 곳에 내가 있었다. 바깥의 시끌시끌한 소리를 인이어 이어폰으로 막고 15년 전 처음 봤던 영화를 다시 재생한다. 15년 전에 한번 봤을 뿐이지만, 선명하게 기억이 되살아난다. 우리에게 4월은 잔인한 달로 익숙하지만, 옆 나라 일본에선